[Review] 우리는 모두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열아홉, 서울인디애니페스트 2023

모든 것이 설레던 그 시기, 청량한 열아홉의 영화제
글 입력 2023.09.2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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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디애니페스트 2023 : 열아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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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떤 단어보다 황홀한

떠올리기만 해도 요동치는 네 이름을 부르던 순간을,

같은 곳에서 같은 것을 바라보며 나란한 보폭으로 걷던 순간을,

급하게 두드리면 놀라 달아날까 심박을 감추던 순간을,

언제 떠올려도 마치 어제처럼 생생한

열아홉의 순간을 기억하나요?

 

- 서울인디애니페스트 2023

 

 

모든 것의 끝과 처음, 열아홉의 설렘을 가득 담은 아시아 애니메이션페스티벌 서울인디애니페스트 2023의 막이 올랐다. 올해로 19번째 개막을 한 인디애니페스트의 주제는 열아홉. 첫사랑을 마주쳤던 두근거림과 앞으로 마주하게 될 새로운 세상, 시작이 함께하는 설렘 가득한 숫자다.

 

열아홉은 새롭게 마주하게 될 새로운 세상의 설렘. 무엇이든 꿈꾸고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시기다. 서울인디애니페스트 2023에서는 그 시기를 추억하게 하고 회상시켜 주는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필자는 "랜선비행"을 관람했다. 랜선비행은 온오프라인 상영을 병행하며 공식 홈페이지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이번 랜선비행에서는 <한 점의 감성>, <천변을 걸었다>, <도도도 춘식이> 등 열아홉이란 주제를 보여주는 여러 애니들이 상영된다.

 

 

 

공식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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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디애니페스트 2023"에는 매년 주제를 상징하는 공식 트레일러가 상영된다. 스물이 되기 전 열아홉 학생이 떠오르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 마치 꿈을 향해 날아가는 듯 하늘 위로 떠오른다.

 

열아홉은 10대의 끝과 20대의 시작이 만나는 그 지점이다. 열아홉의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앞으로 어떤 모습이 될지 미래의 설렘과 꿈을 연상케 하는 열아홉의 청량한 의미가 와닿았다.

 

 


<한 점의 감성>, 최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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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한 그림체의 익숙한 에피소드 형식의 애니메이션이다. 지금은 투닥거리며 싸우는 엄마 아빠에게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시기가 있었다. 그건 바로 부모님의 연애시절. 한눈에 반해버렸던 엄마와 아빠의 첫 만남을 볼 수 있었다.

 

시간은 과거로 돌아가 주름살이 없어지고 머리가 풍성해져 젊은 남녀의 모습으로 바뀐 엄마와 아빠, 그 둘은 달리는 기차 안 맞은편에 앉아있다. 삶은 계란을 먹다가 완벽하게 잘생긴 아빠의 얼굴을 보곤 목이 막힌 그녀. 아빠의 얼굴은 청순만화 남주인공으로 바뀌었다. 볼이 붉어진 엄마를 보고 아빠는 사이다를 권한다. 

 

그리고 지금으로 돌아온 엄마와 아빠, 싸우는 모습은 여전하지만 엄마가 삶은 계란을 먹다가 목이 막히자 아빠는 자연스레 사이다의 병뚜껑을 따 엄마에게 권한다. 나이가 들어 모습도 변하고 표현 방식도 다소 거칠어졌지만, 여전히 그들은 그때의 그 시절처럼 사랑하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열아홉의 순간은 있다. 처음이고, 사랑이 시작되는 그 순간. 그 모습이 우리 부모님에게도 있었을 거란 생각을 깨우치고, 또다시 그 시절을 회상해 볼 수 있는 추억 가득한 애니였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천변을 걸었다>, 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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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작화, 동글동글한 캐릭터, 부드러운 풍경의 애니메이션. 주인공은 천변을 걸으면서 하천과 아주 오래된 친구처럼 다정히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하천에게 요즘의 고민들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하천은 물에서 민들레로, 고양이에서 돌멩이로 그녀와 함께 발맞추며 주인공과 이야기한다.

 

주인공은 지구가 언제 멸망할까 얘기하며 삶의 고단함을 털어놓는다. 물에 내 모습을 비춰보자 그 위에 나타난 천변이 '지금 너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나긋이 조언을 해준다. 잠시 슬픔에 젖어있던 주인공은 이내 그의 말을 듣고 웃으며 다시 걷기 시작한다.

 

고민거리가 많고 생각이 복잡할 때 자연을 거닐며 산책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럴 때 혼잣말을 하기도 하고 홀로 고민거리들을 생각한다. 그렇게 길을 걸으며 아름다운 자연을 조금 둘러보다 보면 마음이 차츰 진정이 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길이 보이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가끔 함정에 빠질 때가 있다. 이것은 우리가 직접 만든 함정인데, 인생의 위기라고만 생각하지 스스로가 만들었다는 생각을 못할 때가 많다. 이럴 때는 바깥의 누군가가 그 문을 열어주어야 한다. 그 밖의 사람에게 그것은 무척 쉬운 일이다.

 

하천과 함께 슬픔은 잊고 아름다운 하천을 바라보며 삶의 생기를 얻은 주인공의 모습이 따스하게 표현되여 힐링받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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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카카오 프렌즈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도도도 춘식이>도 상영되었는데, 최애 캐릭터인 춘식이를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춘식이가 자신이 가장 행복해하는 곳을 찾아 세상을 돌아다니며 자신만의 포근한 집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라이언의 반려묘 춘식이가 어떻게 라이언을 만나게 되었는지 귀엽고 감동적인 에피소드를 볼 수 있다. 그러니 춘식이의 성장스토리가 궁금하고, 귀여움을 한눈에 담고 싶은 랜선집사라면 꼭 관람하기를 추천드린다.

 

**

 

열아홉이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나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처음이기에 방황을 해도 좋을 나이다. 우리가 해야 할 건 내가 가야 할 길을 알고 꾸준히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점점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며 사라진 것만 같았던 내 안의 열정과 꿈들이 이번 인디애니페스트를 통해 꿈틀꿈틀 살아나는 기분이었다.

 

누구든 꿈과 열정이 넘치는, 성장이 고픈 열아홉이 될 수 있다. 이번 인디애니페스트는 우리의 추억과 을 통해 우리 안에 숨은 그 마음을 꺼내어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열아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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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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