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건 제 삶에 대한 상복이에요. 전 불행하거든요. [공연]

[공연] 갈매기
글 입력 2023.09.2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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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혜화에 연극 「갈매기」를 보러갔다.

 

연극을 본 후 따로 책을 빌려 다시 읽어보기도 하였는데, 이를 기록하고 싶어 글을 남긴다.


안톤 체호프의 작품인 「갈매기」 속 인물들에게는 각각 자신이 가진 사회적 지위와 욕망 그리고 목표가 있다. 극에서 관객들에게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욕망이다. 극은 욕망을 중심으로 인물들 간의 갈등과 사건들을 보여준다.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캐릭터는 마샤였다.


“이건 제 삶에 대한 상복이에요. 전, 불행하거든요.” 극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오는 마샤의 대사이다.


그녀가 불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그녀가 이루지 못한 욕망으로부터 시작된다. 마샤가 사랑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트레플레프이다. 그러나 둘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마샤는 이를 불행으로 여기고 매일 상복을 입는 것이다.


결국 마샤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아닌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룬다.

 

그녀가 결혼을 한 이유 역시도 트레플레프를 잊기 위해서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도 여전히 트레플레프 곁에 맴돈다. 곁에 있기에 계속해서 트레플레프를 향한 마음을 접지 못한다. 그런 마샤를 보고 엄마인 폴리나는 안타까워하지만, 마샤는 보이지 않으면 잊을 것이라는 말을 한다. 여전히 그녀는 상복을 입고 있고 이를 통해 그녀의 욕망인 ‘사랑’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자신의 욕망 중 ‘사랑’을 이룬 남성이 있다. 바로 마샤와 결혼한 메드베젠코이다. 그는 가난한 교육자로 그에게 딸린 객식구들이 많았다. 마샤를 사랑하여 계속해서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마샤와 결혼하여 자신의 사랑은 이루지만 사실 마샤에게 사랑을 받지는 못한다. 욕망이 실현되었으나 어쩌면 그것은 반쪽으로 실현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트레플레프는 자신만의 예술 세계가 있는 작가로서 배우인 어머니께 인정받기를 원하고 애정받기를 원한다. 더불어 자신이 사랑하는 니나로부터 사랑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끝까지 어머니는 그를 인정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실패를 겪는 트레플레프는 연극이 아닌 소설을 쓰게 되었고 니나와의 사랑도 끝내 이루어지지 못한다. 극에 마지막에서는 총으로 자살을 하는 것으로 끝끝내 자신의 욕망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우리는 볼 수 있다.


니나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친어머니가 죽고 아버지가 새어머니와 결혼하여 새어머니에게 전 재산을 빼앗겨 버린다. 게다가 집안의 통제로 자유롭지 못한다. 그런 그녀가 원하는 것은 배우가 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욕망을 가지고 있던 그녀는 유명세를 가진 작가 트리고린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녀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성숙한 어른을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이상과 현실은 달랐다. 사랑을 이루고 싶어 했고, 연극을 통해 배우로서의 명성을 얻고 싶었지만 사랑에서도 실패를 하고, 배우로서도 성공하지 못하는 절망에 빠져 계속해서 부딪히는 실패와 좌절을 보여준다.


트리고린은 유명세를 가진 소설가이다. 그러나 니나와의 대화를 통해 그것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계속해서 적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강박에 힘들어하고, 작가로서의 명성을 유지하기를 원하며 더불어 새로운 영감을 욕망한다. 이를 니나를 통해서 얻는다. 어쩌면 트리고린도 자신의 욕망을 어느 정도는 채운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뜨레블레프의 엄마이자 여배우인 아르카지나는 엄마로서의 역할보다는 여배우로서의 삶을 유지하기를 원한다. 작가인 트리고린과의 연인 관계를 유지하고 사랑받기를 원하며, 아들의 작품 세계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녀가 이루고 싶은 욕망은 자신의 커리어이자, 트리고린과의 사랑이었다.


폴리나는 마샤의 엄마이자 영지를 관리하는 사므라예프의 아내이다. 그런 그녀가 진정 사랑하는 남자가 하나있다. 바로 산부인과 의사 도른이다. 그녀는 어쩌면 자신이 이루지 못한 사랑이 있어서인지 이를 닮은 자신의 딸 마샤를 더 안타까워하는 느낌이다.


유일하게 자신의 욕망이 들어나지 않는 인물이 있다면 그것은 도른이다. 극에 참여는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드러내지 않는다. 자신의 상황을 드러내기 보다는 조언자 혹은 길잡이의 역할을 하는 것만 같다. 그는 유일하게 뜨레플레프의 작품을 이해하고 인정해 주는 인물이다. 더불어 의사라는 사회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기도하다. 마치 작가 자신이 극의 참여하는 것 같은 모습이 보인다. 게다가 플리나가 자신의 욕망을 보일 때마다 피하는 자세를 취한다.

 

욕망이란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하는 것 혹은 그런 마음을 의미한다. 인물들은 각각 사랑, 젊음, 성공, 예술 등등에서 욕망을 느끼고 이루고 싶어 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한다. 이에 따라 인물의 삶에는 이야기가 생기며 이를 이루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그리고 욕망을 이루지 못했을 때 인물들의 행동과 심리를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를 통해 엿볼 수 있다.

 

 

[김지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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