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기묘무시한 취미생활 - 그녀의 취미생활

글 입력 2023.08.2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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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포스터.jpg

 

 

주인공인 정인은 남편과 이혼 후 할머니가 있는 고향 시골마을로 돌아온다. 하지만 할머니는 곧 돌아가시고 정인은 마을 농가에서 일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마을의 저택에 부유해 보이는 여성 - 또다른 주인공인 혜정이 이사를 온다. 혜정은 옷차림이 화려하고 고급 수입차를 몰고 다니지만 정체를 알기 힘든 인물이다. 정인이 자주 다니는 길이 혜정의 집을 거치기 때문에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마주치게 되고 친하게 된다. 정인은 마을 사람들의 지나친 간섭에 지치기도 하고 부유하면서 자신감 있는 혜정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혜정은 낚시, 악기 연주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수준 높은 실력을 갖고 있고 두 사람은 취미 생활을 즐긴다. 제목 그대로 그녀의 취미생활인 것인데 취미가 이런 평범한 분야가 전부가 아닌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인의 과거가 조금씩 나타나며 마을 사람들의 본래 모습도 서서히 드러난다. 정인의 과거나 마을 사람들의 본색이나 평범하지 않다.

 

한편, 정인은 할머니가 남긴 유산을 발견한다. 이 사실이 비밀이 없는 시골 마을에 소문이 난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많은 유산은 큰 뉴스이다. 이를 알게된 마을 사람들이 도와 달라고 정인을 괴롭히고 이혼한 남편까지 이를 알고 찾아온다.

 

평소에도 마을 사람들 때문에 불편한 정인은 남편한테서 자꾸 연락이 오자 매우 힘들어 하며 마을을 떠나려고 한다. 혜정은 이런 정인을 말리며 당당히 맞서라고 한다. 혜정의 말을 듣고 두 사람은 모종의 계획을 세운다.

 

영화가 시작되고 한참 동안 어떤 영화인지 알 수 없는 이야기가 진행된다. ‘워맨 스릴러’라는 홍보 문구와는 달리 스릴러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긴장감도 없다. 범최 영화인지 일반 드라마인지 정체를 알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지루함도 있고 감독의 의도가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생각은 영화 초반부를 넘기면서 바뀌기 시작한다. 보통 장르 영화보다는 서론이 긴 셈이다. 마을 사람 하나가 실종되고 영화가 본론으로 들어가면서 정인과 혜정의 과거가 점점 드러난다. 마을 사람들과 남편에게서 심한 폭력을 당한 정인의 과거는 비교적 쉽게 드러난다, 반면에 혜정의 과거는 애매모호하게 나타난다. 대사나 영상으로 직접 나타나지는 않지만 관객이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정인은 애초 폭력에 시달리는 나약하고 수동적인 성격의 인물이지만 혜정과 계속 만나면서 이에 적극 대처하는 성격으로 변화한다. 문학개론 교과서에 나오듯이 인물이 사건을 겪으면서 성격이 변하는 것인데 교과서대로만 한다면 재미가 없겠지만 물론 연출의 수준이 그 정도는 아니다.

 

혜정은 처음부터 적극적인 성격으로 나오지만 그녀의 과거는 모호하다. 연출의 의도일 수 있겠지만 영화의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한편의 영화를 장르별로 규정하는게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어떤 영화인지 알 수 있는 단서 노릇은 한다. 이 영화는 전형적으로 어느 장르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 스릴러이면서 드라마이기도 하다. 두 여성이 연대하여 공동체와 남성의 폭력에 맞서며 응징하는 모습을 보면 여성영화이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델마와 루이스를 연상하게도 된다.

 

영화 초반 두 주인공의 연기는 경력에 비해 다소 밋밋해 보인다. 부드럽게 광각으로 움직이는 카메라와 음악은 긴 여운을 남긴다. 영화에서 터지는 일련의 사건을 스릴러나 형사물 같은 장르영화에서와 같이 한 인물이 추적을 한다든가 사건 이후의 과정을 자세히 다루지 않고 과감하게 생략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핵심에 집중할 수 있고 감각적인 영상과 두 인물의 모습이 관객의 마음에 지속적으로 남아있게 된다.

 

영화에서 두 주인공이 여러 가지 취미를 즐기지만 진짜 취미생활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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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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