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1차원이 되고 싶어 [도서/문학]

글 입력 2023.08.04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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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우리는 모두가 3차원의 세계 속에 살아간다는 사실을 잊고 지내곤 한다. 순간적인 면모로 누군가의 인상을 단정 짓고, 특정 한 모습으로 전체를 그리는 실수를 범한다. 책의 방식으로 말한다면, 3차원을 1차원으로 정리하려는 성급이랄까.

 

그렇다고, 누군가의 3차원을 알아가는 과정이 늘 유쾌하지는 않다.

 

해맑아 보였던 친구가 몰래 숨죽여 울고 있다는 사실, 즐겁게 지내는 지인이 남모를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다는 점. 입체라는 특질은 비슷하면서 다르고 다양한 특성이 병존하고 있음을 내포한다. 가슴 아픈 사실에 마주쳤을 때, 우리는 조심스럽게 차라리 1차원에 머물기를 기도하기도 한다.


<1차원이 되고 싶어>는 복잡한 전개 구조의 소설은 아니다. 크게 정리하면, 소년의 성장과 사랑을 담은 소설이다. 하지만 인물 간의 사랑과 관계에 퀴어를 더하고, 각 인물의 입체성을 통해 깊고 다양한 3차원을 만들어간다.


해당 소설에는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인물 모두가 매우 밀도 있고 복잡한 측면에서 그려진다. 인물은 처음에 1차원의 모습으로 간단히 등장한다. 예를 들어, ‘무늬’는 거칠고 방황하는 부잣집 소녀로, ‘태리’는 순수하고 밝은 동생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그들의 3차원은 전혀 다른 측면에서 다가온다. 간단히 언급하자면(스포를 피해서), ‘무늬’는 뒤틀린 가정과 애정의 희생자, ‘태리’는 그 누구보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버티고 있었던 아이로 그려진다.


이러한 인식의 확장은 전술했던 1차원에서 3차원으로의 흐름과 유사하다. 누군가의 3차원을 보는 일은, 그 안에 전혀 다른 환경과 특징의 공존을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1차원이 되고 싶어>는 이러한 확장의 과정이 상당히 자연스럽다. 이에 따라, 부드럽게 인물의 3차원을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다.


해당 책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형식을 가진다. 과거의 이야기가 나아감에 따라 현재의 복선이 풀리고 큰 줄기로 모이는 서사이다. 과거 시점의 이야기를 주로 보여주기는 하지만, 현재 시점을 교차하며 소설 감상에 입체를 부여한다.


또한, 현재 시점에서 주요하게 등장하는(과거 시점에도 등장하기는 하지만) 협박 메시지는 소설의 서늘한 분위기를 보탠다. 더불어, 해당 소설은 200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삼는다. 복고풍 소재와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배경을 활용하여 소설 전체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 외에도, 작가는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며 소설 분위기를 다각화한다.


<1차원이 되고 싶어>는 인물, 소설 형식과 분위기의 3차원이 큰 매력이 소설이다. 언급한 다양한 입체의 총화는 소설을 덮을 수 없게 하는 매력과 몰입을 선사한다. 우리가 모두 3차원의 세계 속에 있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기는 시간이었다. 그 3차원의 깊이와 넓이가 한없다는 점은 관계에서의 겸손과 신중이 얼마나 절실한지 느끼게 해줬다.

 

“관계가 공허해지는 것은 서로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라는 격언을 떠올리며, 단정과 평가의 태도를 지양하고 신중과 포용의 마음으로 관계에 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김민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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