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나는 예술을 사랑하는 아이였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예술을 사랑했으며 종종 예술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곤 했다. 그리고 예술이 우리의 삶과 아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무용가 김윤정의 <펜으로 쓰는 춤>은 예술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의 경험과 그것에서 자연스럽게 생긴 작가의 철학은 나에게 큰 어울림과 깨달음을 주었다. 철학 책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지루하지 않게 작가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때문에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타인을 백 퍼센트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타인의 존재를 통해 비로소 존재하기도 한다. 각자의 삶이 다르기에, 우리 모두의 삶은 가치 있는 것이 아닐까.] -36p
최근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을 명쾌하게 정리해 준 문장이다.
우리 모두는 다르기 때문에 내가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듯 타인도 나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빛나게 해주고 가치 있게 만들어준다. 타인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틀렸다고 할 수 없다.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것이 나와 타인, 둘 다 빛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스스로 택한 길을 가야 스스로 책임질 수 있고, 언제고 다른 길을 선택할 권리도 있는 것이다.] -114p
스스로가 선택한 길이 내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걱정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분명 있을 것이다.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일 수도, 어떠한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일 수도 있다. 그것을 해보기도 전에 걱정하고 막기보다는 그 길을 한 번쯤 가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해보기 전엔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기에.
[우리 인생은 수많은 표식들을 해독하고 살아가는 과정일 것이다. 사소한 일상의 문제들을 영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기를 잠시 멈추고 불안스레 서성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97p
<펜으로 쓰는 춤>은 단지 무용가 김윤정만의 이야기를 담은 것은 아니다. 인간 김윤정에 대한 이야기를 풍부하게 담은 책이다. 작가의 가치관을 독자에게 강요하기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로 하여금 독자들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 속 우리는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가.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이야기도 함께 풀어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