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잡생각을 없애주고 여유를 주는 책 [도서/문학]

도서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를 읽고
글 입력 2023.07.1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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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서점에 들러 구경하던 중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라는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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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자마자 “나잖아?” 하는 생각과 동시에, 책 표지 속 일러스트 그림이 평소 멍 때리고 있을 때의 나의 모습과 닮아있었다. 호기심을 일으킨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해져 책 앞부분을 살짝 펼쳤는데, 맨 위에 적혀있는 한 문장이 나에게 강렬한 펀치를 날렸다.


 

“걱정하는 일의 90%는 일어나지 않는다.”

 

 

잡생각이 많은 나는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쓸데없는 걱정까지 덧붙여 혼자서 불안해할 때가 있다. 스스로 생각해도 걱정이 과할 때가 있는데,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나에게 해결법을 줄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확 들었다.


우연히 본 책에서 이런 감정을 느꼈다는 것은, 곧 가져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바로 이 책을 들고 계산대에 가 구매를 했다.

 

 

 

지금의 불안, 1년 후엔 기억하지 못 한다



망각력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는 에피소드에서 첫 문단은 이렇게 시작된다. “어제저녁에 뭘 먹었는지 기억하는가? 그저께 저녁, 3일 전 저녁, 길게는 일주일 전, 한 달 전에는 어땠는지 기억하는가?” 이 질문을 받고 한 번 생각해봤는데, 사실 오늘 점심에 뭐 먹었는지도 잠깐 기억이 안 났다.


한 달만 지나도 기억한 내용의 80%를 망각한다고 한다. 지금 사로잡힌 부정적인 이슈와 고민들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잊혀간다는 것이다. 망각은 “과거의 불필요한 정보를 깔끔하게 지우고 현재 새로운 정보에 대응하는 능력”이기도 하다고 설명한다. 세세한 기억까지 모든 것을 수집하는 사람보다 어렴풋이 기억하는 사람이 사고력과 판단력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사소한 고민에 빠져 보내는 시간은

쓸모없는 일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집중력 속에 행해지고 있던 무의식


  

수업 들을 때, 시험 공부할 때, 글을 쓸 때 등 집중을 필요로 하는 때에는 주로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한다. 처음에는 집중을 유지하며 앉아 있지만, 어느새 핸드폰을 보거나 이리저리 움직이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어떨 때는 펜으로 동그라미, 세모, 별, 곡선 등을 그리며 낙서를 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도형 그림을 그리는 낙서가 오히려 집중력을 높여준다고 말하면 이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영국 플리머스대 재키 안드레이드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낙서하듯 선을 따라 도형을 그리면서 내용을 듣는 A 그룹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내용을 듣는 B 그룹보다 30%의 내용을 더 기억했다고 한다. 내용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손을 움직인 ‘무의식’이 뇌에 자극을 주어 오랫동안 집중력을 유지시킨 것이다. 하지만 만화나 복잡한 일러스트처럼 ‘의식’적인 작업을 멀티태스크로 하는 것은 집중력을 오히려 떨어뜨린다.


따라서 무의식 행동, 즉 ‘생각하지 않고 할 수 있는 행동’을 추가하는 것이 좋다. 암기할 때는 뒤로 걷거나 소리를 내서, 작업할 때는 중간에 멍 때리는 시간을 가지며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것처럼 말이다. 실제로 나 역시 집중이 안 되면 무작정 걷다 오기도 하고, 손으로 선을 그려가며 단순한 행동을 한다. 그렇다고 아주 큰 효과를 보인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잠깐의 무의식 행동을 함으로써 복잡한 상황을 환기하고 새로운 집중으로 이어가는 것 같다.

 

 


불안이 있어야 행복도 느낀다



“행복”이라는 감정이 가장 우위에 있고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행복감을 항상 갖기 위해 즐거운 일, 기쁜 일, 편안한 일만을 하고 싶어 했고, 불안과 걱정을 동반하는 일은 회피하려고만 했다.

 

 

“사람은 불안이라는 감정이 있기 때문에 행복이나 쾌적함, 상쾌함을 추구하게 된다.

그럼 매일 행복한 일만 있는 사람은 진짜 행복할까?”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행복은, 상대적인 감정에 불과했다. 큰 슬픔이나 억울한 감정을 경험했기에 기쁜 일이 생기면 감동이 배로 느껴지는 것이고, 힘든 일을 겪어봤기 때문에 행복과 감사한 마음이 커지게 된다고 말한다.


스페인의 폼페우파브라대 조르디 쿠아드박 연구진이 실시한 연구에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고 행복도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연구진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느끼면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라고 전했다.


내가 원래 알고 있던 행복은, 긍정적인 힘으로부터 오는 긍정적인 감정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 행복은 내가 정한 기준에 불과했고, 사실은 내가 겪었던 불안과 걱정, 우울, 슬픔이 있었기에 느낄 수 있었던 에너지였다.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모든 감정에 차별을 두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쁨과 쾌락을 추구해도 행복해지지 않는다.

‘Let It Be’라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 글에서 대표적으로 3개의 에피소드를 소개했지만, 책 속에는 더 다양하고 슬기로운 해법들이 숨어있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연구 기관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이야기하고 있기에, 뇌과학과 연관된 효율적인 방안을 제시해주고 있다.


나와 성격이 비슷한 사람들도 잡생각이 많다는 말을 하지만, ‘과연 나 정도로 많을까?’ 혹은 ‘나처럼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이 책을 읽으면서 ‘나 같은 사람이 무수히 많구나.’,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하는 안심과 위로가 되었다.


또한 책 표지 밑에 적혀있는 “머릿속의 스위치를 끄고 싶을 때 보는 뇌과학 이야기” 문구처럼, 또다시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 이 책을 꺼내서 볼 것이다. 단순한 생각과 당연한 감정들을 만나고 싶을 때, 그리고 마음이 편안한 일상생활을 보내고 싶을 때 누구나 이 책을 꺼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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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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