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엘리멘탈, 반대가 끌리는 이유 [영화]

글 입력 2023.07.0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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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멘탈(Elemental)은 디즈니 픽사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화로,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을 기반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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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앰버의 부모님은 파이어랜드를 떠나 엘리멘트 시티로 이주한다. 엘리멘트 시티는 불, 물, 공기, 흙 등 4개의 원소가 모여 사는 곳이다. 앰버 가족에게 엘리멘트 시티는 파이어랜드와 달리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는데 도전적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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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한 성격의 앰버와 감성적이고 유한 성격의 웨이드, 둘의 조합이 신선하다. 물은 불을 꺼뜨리고 불은 물을 증발시킨다. 한 마디로 상극인 불과 물, 서로에게 위협적인 존재인 것이다.

 

한없이 유동적인 웨이드를 앰버의 화끈한 에너지가 잡아주고, 앰버의 주체 안되는 분노를 웨이드의 유함으로 흘러가게 해준다. 상극인 불과 물이 만나 서로 중화되는 것이다.

 

이 둘의 끌림은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반대에게 이끌리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오래전부터 인간은 음양의 조화를 이야기했으며, 자석도 서로 다른 N극과 S극이 인력으로 만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생물학적으로 서로 다른 남성과 여성이 만나 창조해내는 새로운 생명은 반대가 만나 만들어내는 기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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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반대에게 끌리는 것일까?

 

불완전한 인간은 결핍을 채우는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갖지 않은 무언가를 가진 상대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영화에서 웨이드는 앰버에게 "네 빛이 일렁이는 게 좋아"라고 말한다. 불인 앰버에게는 불빛이 당연한 거지만, 물인 웨이드에게 불빛은 새로운 자극이다. 반대에게 끌리는 이유는 나의 당연한 성질이 반대의 눈에는 색다르게 보인다는 것이다. 웨이드 눈에 비친 앰버의 성질, 불의 정체성은 매력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앰버는 웨이드의 눈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앰버와 웨이드가 두려움을 이겨내고 처음으로 손을 맞닿을 때, 웨이드 몸에서 조그마한 기포가 생기면서 끓고, 앰버의 일렁이는 불빛은 살짝 사그라든다. 그렇지만 서로의 존재를 위협할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둘은 적정 온도에서 한 쪽을 끓게 하고, 다른 한쪽을 녹인다.

 

물과 불의 만남은 증발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를 단단하게 만든다. 웨이드와 앰버의 맞닿음은 서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가장 적정한 상태를 이끌어낸다. 그렇게 반대의 성질을 가진 불과 물의 맞물림은 서로를 채우며 하나가 되어가는 것이다.

 

반대에게 끌리는 이유는 '나'를 잃지 않은 상태에서 가장 최상의 '나'를 발견하게 해준다는 점이 아닐까.

 

 

[박진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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