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귀여운건 언제나 옳다 - 루이스 웨인

우리 모두 다 고양이인 것은 아닐까?
글 입력 2023.06.2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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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조금 뜬금없지만 진지한 생각을 한다. ‘귀여운 것은 항상 옳은 것 아닐까.’

 

귀여운 강아지나 고양이를 봐도, 아장아장 걷는 귀여운 아기를 봐도, 귀여운 그림이나 캐릭터를 봐도 우리는 자연스레 미소를 짓는다. 어디선가 사랑하는 마음이 솟아난다. 귀여움은 아주 강력한 무기다.


‘귀여움’은 사실 생물학적으로 약하고 어린 개체가 생존방법으로 택한 무기 중 하나라고 한다. 어린 아이, 갓 태어난 어린 새끼들의 귀여움은 종종 보호본능을 일으키고 상대방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킨다. 


그 모든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귀여운 건 정말 귀엽다. 귀여운 것은 항상 옳다는 논리에서 본다면, 고양이는 항상 옳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동그란 머리통, 그보다 더 동그란 눈동자, 귀여운 냥냥펀치를 날리는 발, 도도한 성격까지, 그 모든 게 귀여움 포인트이다. 그렇다. 나는 고양이를 좋아한다. 왜냐고? 귀여워서.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 ‘고양이를 그린 화가 루이스 웨인전’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나에게 너무나도 즐겁고 귀여운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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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귀엽고 아기자기한 고양이들의 그림이 나를 반겼다. 루이스 웨인은 영국의 고양이 화가로, 아픈 아내를 위해 반려 고양이였던 ‘위대한 고양이 피터’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고양이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그림체로 귀엽고도 다양한 고양이를 그려냈고 그의 그림은 어느새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전시 내내 그가 그려낸 다양한 고양이들을 – 눈싸움을 하거나, 카드 게임을 하거나, 목욕을 하는 – 구경하는 동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국제 고양이 클럽 회장’으로 재직했던 루이스 웨인의 이색 경력도 눈에 띄었다.

 

1900년대에 찍힌 ‘런던의 남성 고양이 집사들의 우리들의 고양이 저녁 파티’ 흑백 사진에서는 턱시도를 입고 근엄하게 보이는 이 멋쟁이 신사들이 사실은 다 고양이 집사들이란 사실에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시대를 초월하여 고양이의 귀여움은 모두를 끄덕이게 하는 것 같다.


그의 그림 속 고양이들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미소, 행복과 귀여움을 가져다 준다. 해가 거듭될수록 그의 그림 속 고양이들은 사람처럼 옷을 입고 행동하는 것과 같은 의인화의 대상이 되었는데, 더욱 다양하고 다채로운 표정들의 고양이들에겐 일견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다. 고양이다운 고양이도, 고양이답지 않은 고양이도 결국 모두 고양이였다. 때론 화가 본인의 모습이 투영되기도 하는 그런 존재였다.

 

 

15~20년 전까지만 해도, 루이스 웨인의 작품이 걸려있지 않은 집은 볼 수 없었습니다. 어떠한 예술가도 그처럼 젊은이들에게 많은 웃음을 안겨다 준 이는 없을 것입니다.

 

- 루이스 웨인에 대하여

 

 

그가 고양이 화가로 유명해지고 고양이의 귀여움을 널리 사람들에게 알리기 전까지 사실 고양이는 노처녀가 키우는 애완동물, 변덕스럽고 키우기 어려운 동물이라는 인식이 만연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가 ‘고양이’에 대한 이미지 자체를 바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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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가장 귀여웠던 작품은 ‘사랑스러운 고양이와 사랑에 빠졌어요’ 작품이다. 놀란 듯 보이는 아기 고양이의 표정이 너무 생동감 있고 귀엽다. '잭슨 모자와 부츠는 좋다' 작품도, 나란히 모자를 쓰고 노래를 부르는 고양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귀엽다. '한숨의 카드게임'에서는 고심에 찬 표정을 짓는 고양이의 표정이 마치 간식을 앞에 둔 표정 같아서 더더욱 웃음이 나왔다. 그가 그려낸 고양이들은 아직까지도 사람들에게 미소와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나이가 들고 사업실패와 저작권문제, 건강 이상으로 어려운 시기가 되었을 때에도 루이스는 고양이를 그렸다. 어느 순간부터 고양이는 그의 사랑이자 삶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그의 삶과 인생이 투영된 때론 익살스럽고도 귀여운 고양이들은 여전히 우리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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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편안하고 볼거리 많은 전시였다. 중간중간 포토존도 적절히 비치되어 있었고, 루이스 웨인이라는 화가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전시를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커플들부터 친구, 가족들까지 모두 ‘귀여워’를 연발하고 미소를 지으며 즐겁게 관람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올 여름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전시이다.

 

 

[박주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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