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구스타프 말러를 통해 듣는 삶의 위로 [음악]

글 입력 2023.06.17 22:3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말러의 곡을 들으려 시도했던 때는 2023년 5월 경이다.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연주한 교향곡 1번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그에 대해 알지 못했던 때라 교향곡에 붙여진 <거인>이라는 표제에 집중했다. 말러가 표현하고자 했던 ‘거인’은 과연 어떤 운명의 거인이었을까. 그것을 상상하며 거대한 선율을 감상했다.


이후에 그의 삶을 알게 된 후 다시 듣자 새로운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교향곡 1번의 3악장은 세속적인 민요로부터 선율을 따와 연주했다.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선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 것이다.

 

필자는 말러 교향곡을 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고등학교 시절 유튜브를 통해 잠깐 접했던 말러 교향곡 3번의 6악장으로 ‘말러’라는 작곡가 또한 처음 알게 되었다. 3번의 6악장은 매우 느리지만 아름답게 사랑을 노래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악장이다. 그럼에도 그를 기억하고 찾아들은 이유는 그가 곡 외에 인물 자체로도 관심이 갔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말러는 어떤 인물인가


 

말러는 작곡가이기도 하지만, 당시에는 뛰어난 지휘자로써 더욱 유명했다. 그가 작곡할 수 있는 시기는 오직 지휘를 하지 않는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을 때 뿐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교향곡을 무려 미완성작을 포함하여 11곡을 써냈다.


이 글에서 말러에 대한 소개를 하고 싶으나, 말러에 대해 말할 것은 너무나도 많다. 그의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를 이해하는 건 기본이고, 그의 곡의 구성이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지 알고 있다면 더욱 도움이 된다. 그러나 말러에 대해 단 한 가지만 알아도 그의 교향곡이 다르게 들릴 수 있다. 바로 그의 삶이 평탄하지 않고 상당히 불행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그가 느꼈던 세상을 표현한 것이 바로 교향곡이다.


그는 이방인의 정체성으로 평생을 살았다. 그가 “나는 삼중으로 고향이 없는 살마이어서 오스트리아 사람들 사이에서는 보헤미아 사람이요, 독일인들 사이에서는 오스트리아인이요, 세계에서는 유대인이다.”라고 말한 것만 보아도 그가 받았던 처지를 예상해볼 수 있다.

 

또한 건강 상태도 좋지 않았다. 그가 겪었던 질병만 해도 인후염, 치질, 인후염, 부정맥 등 죽을 고비를 평생 넘기며 살아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주변인의 건강상태는 좋지 않다못해 죽기 일수였다. 어릴때는 그의 형제들이 죽어나갔고, 결혼 후에는 그의 자식들도 어린 나이에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본인의 건강과 가족의 죽음은 그로 하여금 세상을 질서정연하기보다 우스꽝스러움으로 바라보도록 만들기 충분했다.

 

 

 

말러가 느꼈던 세계, '교향곡'


 

말러의 교향곡, 다른 작곡가들과 다르게 그는 자신의 작곡 목록에서 교향곡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작곡가로써 음악세계가 완숙해졌을 때 비로소 교향곡을 써내려가기 시작했겠으나, 그는 다른 곡들을 많이 작곡한 편이 아니다. 교향곡을 제외하고는 몇 개의 가곡집 등이 다이다.


또한 그가 작곡한 곡들은 당시 엄청난 반발을 일으키기 부지기수였다. 당시 드뷔시와 같은 인상주의 작곡가는 그의 곡을 들으며 어떤 새로움도 느끼지 못했다며 교향곡 2번 초연 당시 중간에 자리를 떴다고 한다. 교향곡 3번의 경우도 비슷한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초연 당시 평론가는 말러를 ‘음악적 코미디언’이라 비평했다. 하지만 나중에 가서 그 평가는 반전될 수 있었다.


말러의 삶 자체가 상당히 아이러니하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그의 곡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겪었던 세계가 교향곡에 그대로 담겨있고, 대중들은 그런 고통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에게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같은 영웅적이고 천재적인 작곡가의 삶은 공감을 크게 이끌어 내지 못하는 것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정신이 지쳐있을때 말러의 곡을 들으면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말러가 묘사한 세상은 우리가 겪는 고통을 잘 헤아려주려 노력한다. 누구보다 고통스럽고 혼란한 삶을 살았던 자가 후대를 위해 남긴 곡을 통해 틈틈이 위로받곤 한다. 만약 지금 삶이 말러처럼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 그의 교향곡을 한번이라도 꼭 들어보도록 하자.

 

추천하는 곡은 말러의 교향곡 중 유명한 1번과 5번, 지휘자는 클라우디오 아바도를 추천한다. 그가 연주하는 말러는 어쩌면 말러 자신보다 그를 잘 이해하고 연주하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윤지호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