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는 예술 이야기 - 예썰의 전당 : 서양미술 편

글 입력 2023.06.06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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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썰의 전당-표1-띠지O.jpg



 

당분간은 예술 관련 서적을 읽지 않고자 했는데, '예썰의 전당'이라니. 이성보다 감정이 앞섰습니다.

 

예썰의 전당은 KBS에서 매주 토요일 밤 10시 반가량 진행되던 예술을 주제로 한 토크쇼입니다. 2022년 5월에 시작되어 약 1년 정도 방영되었으나 최근(6월) 프로그램 개편이 진행되며 폐지가 되고 말았네요. 아쉽지만, 책으로 방송 내용을 되새길 수 있다는 점은 그래도 위안이 됩니다.


예썰의 전당은 가끔 이리저리 돌리던 채널을 고정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입니다. 유튜브 클립으로 놓쳤던 내용을 찾아보게 만들었던 방송이고요. 다른 유튜브 방송이나 다큐멘터리와의 차이점은 해당 프로그램이 '토크쇼'라는 점인데요.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닌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누는 포맷은 '예술은 소통이다'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현장에 놓이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만들었고요.


MC 김구라, 보조 MC 재재의 진행과 더불어 미술사학자 양정무 교수, 정치학자 김지윤 박사, 역사학자 심용환 교수, 피아니스트 조은아 교수가 나누는 화기애애한 대화는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잠깐 흐름을 놓치기도 하는 다큐멘터리와는 사뭇 다른 포맷이 매력적이죠.


다시 돌아와 <예썰의 전당 : 서양 미술 편>은 해당 방송을 재구성한 책입니다. 방영되었던 다양한 주제 중 서양 미술 부분이 출간되었네요. 책과 방송은 거의 비슷합니다. 차이라 하면 방송에서 빠르게 흘러갔던 부분, 혹은 놓쳤던 부분을 제 속도에 맞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겠네요.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는 '썰'의 형태로 포괄적으로 다루어집니다. 특히 '색다른 꿈을 꾸다 - 앙리 마티스' 부분에서 '예썰의 전당' 고유의 색채를 느껴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앙리 마티스.jpg


 

앙리 마티스의 이야기는 <모자를 쓴 여인>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마티스는 아내 아멜리를 <모자를 쓴 여인>이라는 그림 속에 담아냈는데요, 청록색 코, 투박한 터치는 아내로부터 성의 없어 보인다는 평가와 평론가 레오 스타인으로부터 '물감 얼룩'이라는 비평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림에는 앙리 마티스의 감정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부부 싸움 중의 마티스의 감정이 붉으락푸르락 한 색감으로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부부 싸움 에피소드로 썰의 느낌이 가득한 도입부를 시작으로 뒷장을 빠르게 넘기게 되었고, 다양한 분야의 예술 전문가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책은 '야수파' 이야기를 다르며 야수파의 흐름이 음악적 사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하며 '원시주의'를 소개합니다. 리듬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당시의 음악을 소개하며 대표 작품,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소개하는데 미술과 음악 간의 흐름이 매끄럽게 이어져 당시 예술을 한 층위 깊이 이해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앙리 마티스의 작품을 감상하며 들은 '봄의 제전'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당시 예술이 가진 분위기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앙리 마티스 2.jpg

 

 

글은 마티스 그림의 특징인 '색'을 이어 소개했습니다.

 

<붉은 색의 조화> 그림과 관련된 이야기를 통해 그림과 색채를 경험과 감정으로 표현하고자 한다는 마티스 그림의 특징을 소개했는데요. 이 내용을 통해 마티스 특유의 독특한 색채감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글의 마지막, "나는 규칙과 규범을 신경 쓰지 않고 내 색깔을 노래하는 것만 생각했다."(p.338)라는 마티스의 말을 읽으며 삶의 태도까지 배워보았습니다. 마티스의 과감한 색 선정이 마티스의 주관 있는 성격에 걸맞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그림이 한층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책을 정말 빠르게 읽었는데요, 토크쇼의 흐름 때문이 그 이유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화가 만드는 흐름에 맞추어 읽다 보면 어느새 완독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예술을 다루는 책을 지루하다고 느끼는 분들께 권해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입문서로 완벽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프로그램의 폐지는 다시 생각해도 정말 아쉽지만, 다음 출간될 책을 기다려 볼 예정입니다. 다음 출간본은 서양 음악을 다루어 주었으면 하는 소소한 바람으로 글을 마칩니다.


 

[이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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