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다채로운 작가와의 만남, 디자인아트페어 2023, '청춘별곡 展' [전시]

디자인아트페어 2023, '청춘별곡 展'을 다녀오다
글 입력 2023.06.03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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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아트페어2023_청춘별곡전_포스터.png

 

 

디자인아트페어 2023 ‘청춘별곡展’은 전시 전문 기획사 ‘마이아트예술기획연구소’에서 기획하는 전시형 페어다. 해당 전시는 5월 27일부터 6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전관에서 진행된다. ‘청춘별곡’을 주제로 기획하여, 젊은 작가들과 디자인과 아트의 경계에 서 있는 다양한 작가들의 참신하고 획기적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의 구성은 ‘기획작가전’과 ‘기획그룹전’, ‘해외작가 초대전’, ‘해외작가 기획전’, ‘오영실 작가 개인전’, 그리고 ‘참여작가전’으로 나뉜다. 이 전시의 특별한 점은 작가와 관람객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청춘별곡展에서는 회화뿐 아니라 도자, 섬유, 금속, 일러스트까지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지금껏 그리 많은 전시회를 다닌 것은 아니지만, 전시장 부스마다 작가가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작가의 목소리와 언어를 통해 작품 소개를 들어볼 수 있었다. 나는 궁금한 점이 생기면 작품을 보며 고민해 보다가도, 만족스러운 결론에 다다르지 못하거나 작가의 의도가 궁금하면, 작가님을 붙잡고 작품에 대한 소개를 듣기도 했다.

 

39명의 작가 및 업체가 참여하기에 작가 개인의 세계를 자세히 보기 어려웠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눈에 담을 수 있어 뜻깊었다. 정해진 부스 공간 내에서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 세계를 잘 보여줄 수 있도록 작품을 배치하고 전시해 두었다. 이러한 배치 또한 그의 세계의 일부처럼 느껴져, 의도를 헤아려 보는 재미도 있었다.

 

전시회에서 많은 작품들을 둘러볼 수 있었지만, 감상과 기억을 특히 정리해두고 싶은 작품들이 있었다. 그런 작품 몇 개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크기변환]고요한 숨.jpg

 

 

지는강 작가의 <고요한 숨>이다. 작품을 보고 있으면, 대자연 앞에 서 있는 기분이 든다.

 

밀려오고, 밀려가는 물결의 움직임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흐릿한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의 높이는 안정감을 주었다. 흐릿한 날의 바다 풍경 같으면서도, 안개 속 같았고 동시에 산 정상에서 구름에 휩싸인 다른 산봉우리들을 내려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눅눅하고 차분한 색감에 고요히 내뱉고 들이쉬는 나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잇었다. 흐린 날이 우울감만 주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잔잔함과 부드러운 회빛은 열기를 내뿜지 않아 오히려 잠시 숨을 돌릴 수 있게 해주었다.

 

 

[크기변환]유시은 육신.jpg

 

 

유시은 작가의 <육신>이다. 아크릴과 나침반을 활용한 작품이다. 캔버스에 붙어있는 나침반들은 흡사 태풍의 눈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침반들은 깨져있다. 그것들은 완전히 물감에 파묻혀 있거나 그렇지 않다. 공통적으로 어떻게든 캔버스에 몸을 붙이고 있다. 나침반들은 나에게 감정처럼 느껴졌다. 몸은 인간의 삶이 새겨진 장소다. 감정들은 방향을 잃어버린 채 육신이라는 캔버스 위에 달라붙어 있다. 그런 감정을 태풍의 눈 삼아 기억들은 휘몰아치듯 모여 육신에 무늬를 남긴다.

 

어떠한 경험과 체험이 나침반, 감정들의 방향을 잃어버리게 했을까. 갈라진 물감 틈새로 아픔이 흘러나올 것만 같아 한참을 쳐다보게 되었다.

 

 

문경.jpg

 

 

동화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문경 작가의 작품도 인상 깊었다. 새큼한 풀내음이 날 것 같은 싱그러운 숲속에 동물들이 함께 있다. 사자는 꽃을 모으고 있다. 꽃다발을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사자는 토끼를 흐뭇하게 지켜본다.

 

그 따스한 눈길에서 사랑이 느껴지는 것 같다. 그런 사자와 토끼를 부드럽고 향기로운 풀들이 품에 그러안고 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웃음이 나게 하는 작품이었다.

 

저마다의 세계를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한 작품들에서는 예술에 대한 작가들의 애정과 열정이 느껴졌다. 마음을 한껏 기울였음이 느껴져 전시장을 오래도록 누볐다.

 

소중한 누군가의 사랑과 세계를 만날 수 있어 기쁜 시간이었다. 

 

 

[박하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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