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age를 따라서] 고급스러운 몽롱함, 술 향기

글 입력 2023.05.3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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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의 삶은 말 그대로 변화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기 위한 발버둥이다. 하루하루 빠르게 달라지는 세상을 바라보면 지난 50년보다 최근의 10년 사이에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람들의 의식주와 가치관은 물론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가능해진 일들을 떠올려 보면 이렇게까지 빠른 변화 속에서 살아가는 최초의 세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변화는 우리가 체감하지 못하는 분야에서도 빠르게 나타나는데, 비교적 변화가 느린 편에 속하는 향도 마찬가지이다.

 

과거에는 향수를 떠올리면 꽃, 풀, 나무의 향 정도가 떠올랐다면 현재에 와서는 향의 구성도 아주 다양해졌다. 합성향료의 연구와 개발로 인해 과거에는 표현하기 어려웠거나 존재하지 않았던 향들도 새로이 만들어져 향수의 노트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술’ 노트이다. 최근 들어서는 다양한 술의 느낌을 표현한 노트의 향수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향료 발전의 영향도 있지만, 향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이유도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 비슷하게 반복되는 느낌을 주는 향수 시장에서 새로운 종류의 노트는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또 점점 마니아가 많아지고 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이제까지 없던 독특한 향이나 일반적이지 않은 향을 즐기고 싶어 하는 이들도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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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냄새가 몸에서 풍긴다고 생각하면 거부감이 먼저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향에서의 술향기는 당연히 그와는 다르다. 흔히 향에서의 술 냄새를 술에 취했다는 뜻의 ‘Boozy’ 하다고 표현한다. 당연히 어떤 종류의 술을 나타내고자 했는지에 따라 표현되는 방식은 다르다. 향수 노트에 종종 쓰이는 술의 종류별 향을 간단히 묘사하자면 아래와 같다.

 

위스키: 보리나 밀 같은 곡물로 만든 증류주로 도수가 높은 편에 속해 알콜 특유의 톡 쏘는 느낌이 강렬하다. 오크통에서 숙성되기 때문에 오크통의 나무 향과 함께 종류에 따라 바닐라, 초콜렛 같은 달콤한 향이 나거나 맵싹한 스파이시함, 견과류의 고소함, 담배 같은 훈연향이 느껴지곤 한다.

 

와인: 포도를 발효시켜 만든 양조주로 크게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있다. 음미하듯 즐기는 모든 술이 그렇지만 특히나 와인은 향이 정말 중요한 술이다. 와인의 향을 표현하는 재료만 수백 가지일 정도니 말이다. 그럼에도 크게 이야기해 보자면, 포도주인 만큼 숙성된 포도의 과일 향이 가장 주가 된다. 거기에 더해 레드와인은 흙이나 가죽 같은 깊고 거친 향이, 화이트와인은 버터처럼 기름지거나 반대로 파인애플 같은 상큼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 증류주로 위스키나 와인과 다르게 투명하고 색이 없는 술이다. 곡물을 이용해 만들지만, 위스키같은 향을 생각한다면 당황스러울 정도로 다른 느낌을 준다. 주니퍼 베리, 고수, 레몬 껍질 등을 넣고 함께 증류하여 향을 입혀서 상쾌하고 시원한 향이 강하게 난다. 여러 가지 시원한 허브의 풀 향이 나며 우리에게 익숙한 향으로 설명하자면 솔잎이 가장 가까울 것이다. 와인이나 위스키와는 다르게 복합적인 향을 깊게 음미하기보단 칵테일 베이스로 자주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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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술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개성의 향이 나오기에 향수의 다양한 노트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위스키같이 향을 깊게 음미하는 술의 경우에는 그 자체의 향만으로도 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향수 브랜드들의 고가 라인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다. 고급술의 이미지와 향을 잘 활용하면 무난한 꽃향기에 관능적인 느낌과 개성을 불어넣어 준다.

 

향기에 관심이 많아질수록 점점 더 흔하지 않은 나만의 향을 원하는 사람도 많아지는데, 술의 향기는 고급스러움과 개성을 동시에 주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향수에서 사용되고 있다.

 

술의 코를 찌르는 알콜취나 만취한 사람의 숨냄새를 생각하고 술 노트의 향수를 시도해보지 않았다면 편견을 깨고 시향해보길 추천한다. 그 특유의 독특한 매력에 빠지게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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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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