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위험한 소원이 이루어지는 곳, 위저드 베이커리 [도서/문학]

글 입력 2023.06.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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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소원이 이루어지는 곳, 위저드 베이커리


 

책 제목과 소개하는 글에서부터 흥미가 생겼던 책이다. 청소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과 성인 독자 모두에게 꽤 인기 있는 책이었다. 실제로 주변의 청소년 독자와 성인 독자가 모두 이 책을 추천하기도 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는가 문득 궁금해졌다.

 

위저드 베이커리야말로 한국형 영 어덜트 소설이라는 홍보 글귀를 본 적이 있다. 책장을 넘기고서야 수긍했다. 정말 중고생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세대가 아울러 즐길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점장, 파랑새, 그리고 나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적응하지 못하는 '나', 그런 나에게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 시크한 '점장', 그 옆을 맴도는 귀여운 '파랑새'의 조합이 꽤 흥미로웠다.

 

사실 시크한 마법사, 귀여운 마법사의 종, 그리고 주인공 '나'의 구성은 여느 판타지에서 접할 수 있는 아주 흔한 클리셰이기는 했으나, 그래서인지 무거운 주제가 한층 더 익숙하고 가볍게 다가올 수 있기도 하였을 것이다. 세 인물의 조합이 꽤나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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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로서의 효과


 

위저드 베이커리는 일종의 판타지 소설이었다. 그러나 판타지적 설정에서 나아가 주인공 ‘나’의 아픔, 이와 이어지는 윤리의 문제, 선택의 문제를 다채롭게 다루고 있기에 단순한 판타지 장르에만 초점을 잡기에는 전반적인 서사 자체가 꽤나 무게감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청소년으로서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화두를 던지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안에 대해 다루고 있는 듯했다. 오히려 판타지를 조금 더 부수적인 방법으로써 사용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

 

어떻게 본다면 판타지라는 요소가 서사를 더욱 밀도 있게 완성시킨 것은 맞으나, 소설 속에서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판타지 장르의 신비로움이나 환상적인 묘사보다는 청소년 주인공의 상처, 극복 과정, 성장의 계기, 그리고 정체성의 형성과 관련된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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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옳은 답지만 고르면서 살아온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당신은 인생에서 한 번도 잘못된 선택을 한 적이 없나요?


 

특히나 소설의 Y/N의 선택지로 갈리는 소설의 결말 부분이 인상 깊었다.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보다 주목하고 있는 것은 선택과 그에 따른 책임에 관련된 문제이다.

 

청소년에게 있어 개인 주체성과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는 반드시 다루어져야 하는 부분인데, 소설은 중간중간 손님들이 자신의 선택에 따라 책임을 지게 되는 모습에서, 또 마지막 결말 부분 등에서 개인의 소망과 선택에 관한 문제점들을 잘 풀어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루고자 하는 내용들이 따분한 소재가 아닌 판타지라는 색다른 요소와 맞물리게 되면서 말하고자 하는 바에 더욱 힘이 실렸고, 더 많은 청소년 독자의 공감을 끌어왔을 듯 보인다.

 

 

 

동시대 청소년의 문제와 문학교육


 

한편으로는 소설을 읽으며 조금 더 동시대적인 청소년 문제를 다룬 소설들이 문학교육의 정전으로 다루어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출판되는 소설들만 보아도 청소년 독자에게 다양하고 유의미한 문학적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작품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전적인 이데올로기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소설들이 교과서 내에 고착화되어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물론 기존의 정전의 가치를 등한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독자들에게 조금 더 현실적인 문제를 고민해 보게 하는 가능성이 더욱 폭넓게 제시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

 

현재 교과서에서 다루어지는 현대소설 청소년 인물의 고민은 대개는 60-80년대를 배경으로 하기에 현대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청소년들의 문제와는 결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대적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보다 거시적인 고민들을 다루고 있는 만큼 동시대 청소년들의 공감을 끌어내기 힘든 지점이 존재할 것이고, 당장 청소년들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과 연결 짓기에도 다소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현대의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청소년 사회는 과거의 청소년 사회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고, 그들이 고민하는 문제들도 좀 더 개인적인 측면에서 다루어지고 있으니, 청소년 문제에 더욱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보다 직관적인 문학 작품들이 다루어지면 좋을 듯하다.

 

이것은 어떠한 것에 더욱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달리 갈릴 수 있는 문제이겠지만, 더욱 현대적인 관점에서 청소년이 가진 문제들과 맞물리는 지점을 다룬 소설들이 교과서에 조화롭게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훗날의 정전으로서의 청소년 소설은 청소년들의 다양한 흥미와 요구를 받아들여 더욱 다양해지고, 주제적, 장르적, 소재적 측면 등 여러 가지 범주에서에도 다양한 확장이 이루어져 보다 다채로운 문학교육의 장이 만들어질 것이다.

 

 

[신채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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