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여자)아이들과 #MZ_우리들 (1) [음악]

이미지에서 메시지로
글 입력 2023.06.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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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퀸카(Queencard)’로 돌아왔다.


1년 3개월의 긴 공백기를 뚫고 TOMBOY로 가요계를 강타한 (여자)아이들은 그 이후로도 Nxde로 흥행을 이어왔다. 그 흐름을 이어, 5월 15일 발매된 신보 [I feel]은 음악방송 8관왕을 차지하는 등 화제의 중심에 등극했다. 정규 1집 [I NEVER DIE]부터 미니 6집 [I feel]까지, 아이들이 하고자 하는 음악은 무엇이며 그 안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본 글은 싱글/디지털 앨범이 아닌 [I am], [I made], [I trust], [I burn], [I NEVER DIE], 그리고 [I feel]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미지와 메시지의 음악


 

나는 (여자)아이들의 음악을 나누는 기준으로 사건 하나를 둔다. 바로 전 멤버 서수진의 탈퇴와 이어진 1년 3개월간의 공백기이다.

 

이미지의 음악 - 공백기 이전의 아이들은 보여주고자 하는 ‘이미지’가 주가 되는 그룹이었다고 생각한다. 데뷔곡인 [I am]의 LATATA는 리더 전소연이 쌓아온 ‘악바리’ 서사를 바탕으로 강렬한 신인의 이미지를, [I made]의 Senorita는 전 멤버 서수진을 위시한 매혹적인 이미지를, [I trust]의 Oh my god은 멤버 민니를 축으로 한 성스럽고도 몽환적인 이미지를, [I burn]의 화(火花)는 멤버 슈화에게 영감을 받은 동양적인 ‘한’의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데뷔 당시 발표했던 멤버별 컨셉과 쌓아온 시간에 충실하게 빌드업된 앨범들은 아이들이 ‘컨셉’에 진심인 그룹임을 매번 입증했고, 팬들은 그들이 다음 컨셉을 어떤 멤버를 주축으로, 어떤 컨셉으로 등장할 것인지 끊임없이 궁금해했다.

 

본 글에서 자세히 다루지 않는 다른 싱글/디지털 앨범에서마저 아이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이미지는 명확했다. 직관적인 ‘이미지의 음악’을 통해 아이들은 컴백마다 다른 ‘무언가(컨셉, 이미지)’를 들고 오는 ‘신선한’ 그룹으로 가요계에 자리매김했다.

 

 

아이들 역대 컨셉 이미지.jpg


 

메시지의 음악: TOMBOY - 공백기 이후의 아이들은 큰 변화를 겪었다. 그룹색의 큰 부분을 차지하던 멤버의 부재를 메꾸어야 했다. 기존보다 아주 다른 것을 가져와야 했다. 크게 성공해야 했다. 아이들은 5명의 멤버로도 살아있음을, 그들이 죽지 않을 것임을 각인시켜야 했다.


TOMBOY는 그런 ‘자기 증명’의 고민이 짙게 묻어난 곡이다. 무려 첫 정규 앨범, 심지어 모든 글자가 대문자인 [I NEVER DIE]와 함께, 아이들은 ‘메시지의 음악’을 들고 우리에게 돌아왔다.


TOMBOY는 끊임없이 나를 규정하는 세상을 향해 ‘나는 그저 나’라고 선포하는 곡이다. 이는 (여자)아이들이라는 그룹이 해내야 하는 자기 증명임과 동시에 수많은 기준에 자신을 꿰맞춰 왔던 대중을 향한 위로와 격려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TOMBOY에서 선택한 증명의 방법은 그룹명 앞의 (여자)를 떼어내는 것이다.

 

‘Man nor woman’이라는 가사가 명확히 말해주듯, 아이들은 성별이라는 허물을 벗어 던지며 탈피했다. (여자)아이들이 어떤 그룹인지 보여주었던 이전의 모습에서 (  )아이들이 이런 사람들이라고 외치는 아이들의 모습에 소비자들이 열광한 것이다.

 

 

아이들 TOMBOY.jpg

  

 

메시지의 음악: Nxde - [I NEVER DIE]가 불사의 생명력을 과시하는 ‘자기 증명’이라면, 미니 5집 [I love]는 어떤 모습이건 자신을 사랑한다는 ‘자기애’다.


TOMBOY 속 화자는 이렇게나 ‘드센’ 자신, 즉 자기 내면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자신을 긍정하고 이를 세상에 증명하는 반면 Nxde는 조금 더 외면적인 것을 말한다. 인터넷 속의 연예인, 그중에서도 특히 ‘여자’ 아이돌을 향해 대중이 기대하는 외모와 자극이다.

 

전작에서 벗어 던진 허물, 성별에 이어 그들이 벗어던지는 것은 옷이다. 피부와 비슷한 색의 옷을 입었지만, 정말로 의복을 벗어 던지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벗고자 하는 건 옷처럼 입혀진 무언가, 바로 대중의 편견이다.


Nude(누드)를 기대하는 대중에게 선보여진 Nxde에는 U(you), ‘당신’이 없다. Nude(누드)를 예상하고 원하는 그 시선이 ‘Rude,’ 무례함을 정면으로 지적하는 가사 속의 각운과 함께 지워진 U. 당신의 시선이 없이도, *다신 사랑받지 못한대도 괜찮다. Nxde는 나의 나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고 자신을 마음껏 사랑하겠다는 선언이다. *Nxde의 가사

 

 

아이들 누드.jpg

 

 

모든 이미지의 출처는 큐브엔터테이먼트입니다.

(여자)아이들과 #MZ_우리들 (2)로 이어집니다.

 

 
[박주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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