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공연이 관객을 만나기까지 [공연]

제작 극장과 예술가 지원에 관하여
글 입력 2023.04.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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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극장?


 

[제작하다]: 재료를 가지고 기능과 내용을 가진 새로운 물건이나 예술 작품을 만들다.

 

위 개념을 기획. 제작 극장에 대입해 본다면, 특정 극장에서 새로운 작품을 지속적으로 생산, 발굴해 내는 행위를 의미한다.

 

제작 극장은 극장 내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작품을 성장 시킴으로서 레퍼토리화할 수 있는 공연을 생산한다. 이는 곧, 다채로운 콘텐츠를 발굴해 내기 위한 예산과 인력, 공간, 자체 프로그램 등이 제작극장에 모두 갖추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극장의 유형은 공공극장과 민간극장 두 가지로 분류하며, 제작극장의 경우, 전속단체의 유무로 분류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국립정동극장과 민간 비영리 제작극장인 우란문화재단을 통해 제작극장의 특성과 해당 극장의 자체 프로그램을 살펴보고자 한다.

 

 

 

국립정동극장


  

한국 최초 근대식 극장 '원각사'의 복원이라는 의미를 지닌 국립정동극장은 전통예술 공연을 기반으로 출발한 극장이다. 2019년 국립정동극장은 단일 장르 상설공연을 중단하고,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아우르는 극장으로 변모했다. 이에 더해, 극장 내 자체 창작 프로그램을 통해 기획. 제작 공연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공공극장으로서 2차 제작극장의 역할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여기서 국립정동극장이 이야기하는 2차 제작극장의 역할은 '지속 가능한 공연 생태계 구축'이다. 기업 및 공공에서 진행한 창작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한 이후에도 많은 공연들이 사장되어 기획된 프로그램을 상품화, 무대화, 유통하는 것에 어려움이 발생했다.

 

국립정동극장은 이와 같은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완성된 콘텐츠를 발굴하여 예산, 인력, 마케팅 등을 지원해 새로운 작품을 무대화, 유통하는 2차 제작극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2020년부터 극장 전속단체인 전통연희 예술단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을 운영하며, 자체 창작 프로그램 예술단 정기공연과 창작 플랫폼 Bouce를 함께 연계해 새로운 콘텐츠들을 선보이고 있다.

 

국립정동극장 내 자체 창작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이 총 7개로 이루어져 있다.


1) 레퍼토리 공연과 공동기획시리즈 - <적벽>, <미소>

2) 청춘만발 (2017년~) - 청년 국악예술인 발굴 및 첫 무대 지원 공공사업 

3) 정동 팔레트 (2020~) - 오페라와 클래식의 음악.해설을 들려주는 문화프로그램

4)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정기공연(2020~) -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연희 공연

5) 국집정동극장 예술단원 창작플랫폼 BOUNCE(2020~) - 예술단원들이 직접 기획, 연출, 안무 등 다양한 창작시도를 이룰 수 있는 플랫폼

6) 연극시리즈 (2021~) - 공연계 활동 중인 한 명의 배우의 철학과 인생을 담는 작품 제작

7) 세실 창작ing Stage On 인큐베이팅 공모사업 - 세실극장 위탁경영 이후 도입한 작품 발굴 시스템으로 기존의 창작ing 사업(작품창작 개발사업)을 세실극장에 적용

 

국립정동극장은 앞서 이야기한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미소>, <적벽> 등 해당 극장만의 레퍼토리 공연을 개발했으며, 젊은 예술가 지원 및 발굴, 기획 및 작품 인큐베이팅을 통해 많은 예술가들이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란문화재단


  

우란문화재단은 2014년부터 이어져 온 민간 비영리 재단으로, 앞서 이야기한 국립정동극장과 다르게 전속단체가 없이 운영된다. 예술의 개방성, 실험성, 영속성을 추구하는 우란문화재단의 주요 사업은 우란 공연과 우란 전시 두 가지로 분류한다.

 

우란 공연 - 장르와 소재, 표현 방식 등에 얽매이지 않고, 예술가의 창작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새로운 시도와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콘텐츠를 발굴함과 동시에 무대 구현을 통해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예술가 지원 및 공연 콘텐츠 개발을 함께하고 있다. 우란 공연사업으로 상품화를 이룬 대표적인 공연에는 <어쩌면 해피엔딩>,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등이 있다.

 

우란 전시 - 전통공예의 미감과 예술가의 작업 과정을 지원하여 공예가 지닌 가치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제시하는 전시 콘텐츠 개발 사업으로, 최근 우란 전시를 통해 <그녀의 자리>, <밤이 선생이다> 등의 전시가 진행되었다.

 

우란문화재단은 공모 지원과정을 거쳐 과거 경력, 작품을 중점적으로 심사하는 공공기관의 제작 시스템과 달리, 지원서류 요청 없이 창작자가 하고자 하는 예술이 중심이 되는 '창작자 중심 지원 시스템'으로 구별된다. 개방성, 실험성, 영속성을 기반으로 미래의 예술 인재를 발굴하는 이들의 사업은 공공기관 제작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제약 없이 민간 비영리 극장으로서 수행할 수 있는 지원 사업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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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지원과 행정, 기획의 필요성



하나의 공연이 관객을 만나기까지 넘어야 할 현실적인 장벽과 제약들은 무수히 발생한다. 그 원인으로는 예술가의 작품은 여러 개이지만 올라가는 공연의 개수는 한정적인 점을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기에, '공연 기간 내에 어떠한 작품을 올릴 것인가', '해당 작품이 수익적인 면에서 어떠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 '동시대성 혹은 트렌드의 흐름과 맞는 작품인가'와 같은 여러 고려 사항들이 예술가들에게 심사 기준 혹은 질문으로 다가가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지속 가능한 공연예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예술 인재의 발굴 및 육성, 작품 개발을 꾸준히 이루어야 한다. 이를 실현시키는 방법으로서  다양한 분야의 신인 예술가에게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들이 지속적으로 기획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작품을 알아보고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기획자, 협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예술행정가 등 역량을 갖춘 문화 예술인력이 필요하다.


제작극장의 경우, 지원 사업을 통해 제작되는 많은 공연들을 극장의 미션에 맞는 레퍼토리 공연으로 확립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다. 그 과정에서 앞서 이야기한 제약들이 발생할 수 있기에, 공공 제작극장 또한 민간 비영리 극장의 새로운 지원 사업 형식과 프로그램을 관찰하여 기획. 제작 극장의 발전을 위해 조금씩 변모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윤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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