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 (보내는 초대장) [도서]

글 입력 2023.03.0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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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확 띄는 주황색 바탕에 반짝이는 푸른 박으로 새겨진 글씨들과 여기저기서 통통 튀는 매력을 더 하는 동그라미들. 창의적인 생각이 잔뜩 떠오를 것만 같은 책 표지가 책장을 넘기기 전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종이를 넘기자 1장, 2장⋯ 이 아닌 제1전시실, 제2전시실⋯ 로 파트가 나뉘어 있어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라는 책 제목처럼 정말 드넓은 예술 세계에 초대받은 듯한 느낌을 한껏 받았다.


미술관을 낯설고 두렵게만 생각하지 않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서인지 이 이야기 또한 누군가에게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가볍지만 충분히 예술과 한 발짝 가까워질 수 있을 정도의 정보는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좋았다.


예를 들면 조금이라도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용어에는 대개 각주가 달려 있었으며, 보다 충분한 설명을 위해 전시나 작품의 정보를 추가로 얻을 수 있도록 귀퉁이에 QR코드가 달려 있었다.


아울러 미술관이나 비엔날레, 아트 페어 등의 주요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간략한 소개와 함께 SNS 아이디를 실어둔 것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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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책 내용 중 유독 기억에 남는 부분은 제2전시실의 ‘예술가’ 파트이다. 대개 예술가는 좋아하는 일을 한다, 더 나아가 그렇기 때문에 힘들어하면 안 된다는 오해와 시선을 받곤 한다.


먹고사는 일은 그 누구에게나 중요한 일이다. 비교적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산다고 여겨지는 예술가들에게도 먹고사는 건 당연히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예술을 한다고 하면 “그래도 넌 하고 싶은 거 하잖아~”, “알고 시작한 거 아냐? 그 정도는 감안해야지”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예술가로 살아가기 위해 좋아하는 일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자신의 작업을 지속하기 위해 다른 일도 해야 합니다. 괴리감 있는 두 가지를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예술가로서의 삶은 시작됩니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한 것은 좋아하지 않는 길 또한 감수하겠다는 결심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107p.

 

 

이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일’과 ‘직업’으로서의 예술가에 대해 한참 고민해본 파트였다.


뒤이은 제3전시실에서는 서양미술사의 주요 흐름 또한 간략히 살펴볼 수 있었다. 아울러 중간중간 들어간 연주황색 페이지에는 비판적 전시 서문 읽기, 캡션에 자주 등장하는 미술 재료 소개 등 저자의 소소한 팁도 함께 살펴볼 수 있었다.


일종의 쉬어가기 코너인 듯 보이는 이 페이지들은 마치 미술관 곳곳에 놓인 벤치 같았다. 한참 집중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쌓인 긴장감을 단번에 풀어주는 듯한 느낌.


 

미술관이라는 장소와 전시라는 매개체는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연속입니다.

 

126p.

 

 

마지막으로 마음에 콕 박혔던 문장 하나를 남기며 리뷰를 마치려 한다. 나는 물론이고 수많은 예술계 종사자가 부차적인 일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보면 위 사실을 잊을 때가 많은 듯하다.


결국 전시를 만드는, 그리고 더 나아가 예술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소통이다. 말이 아닌 다른 형태로 타인과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를 대중들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큐레이터와 미술관의 역할일 테다.

 

물론 무작정 쉬운 언어와 분위기로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자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예술 또한 우리의 일상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소통의 일부로써 모두에게 조금 더 친절하고 다정하게 다가갈 방법이 분명 있지 않을까.

 

 

[유소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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