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책들 [도서]

글 입력 2023.03.0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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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고전부터 대중문학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도 친숙한 작가와 작품들을 개괄적으로 다뤘다. 하지만 80억 인구의 다양성을 엿보기에는 도서 선별에 아쉬운 면이 있었음을 작가 자신도 느꼈던 걸까.

 

팬데믹으로 사회가 멈춘 시기에 제인 마운트는 오히려 전 세계 애서가들과 연결점을 찾기 위해 다시금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닌 다양성 도서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자미스 하퍼와 함께다.

 


다양성을 담은 이야기를 읽으면 우리와 다른 존재의 경험을 접하게 되고, 다른 문화에 대한 인식을 넓히게 된다. 우리와 인종이 다른 주인공을 대신해 몇 시간이라도 살아보면 공감능력이 늘고 삶을 다른 렌즈로 바라보게 된다. (9p)


아트인사이트 컬쳐리스트로 여러 문화예술들을 접하면서, 잊혀질 때 쯤이면 한 번씩 느끼던 것이다. 처음 미술관에 가서 작가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접하고 작품을 천천히 둘러봤던 때가 기억난다. 내가 알던 세상을 너머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느낌은 여전히 생생하다.


그러고 나서도 이따금 마음에 와닿는 책들을 만나 작은 깨달음 하나라도 얻는 날에는, 나 혼자만의 사고에 갇힌 사람으로 남지 않을 수 있어서 기뻤고 다행이라 생각했다. 3년 전부턴, 작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가치관이 생겼고, 그런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하게 되었다.


책 <우리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책들>을 보면서 내가 여전히 알지 못하는 세상, 공감할 수 없는 세상들이 많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책에는 수개의 책들을 소개한다. 들어본 몇 개의 작품들 말고는 모조리 다 처음 보는 책들이어서 당황했고, 작가들의 소개란에 처음 보는 직업명이나 원주민에 대한 것, 인종차별(흑인, 백인) 등 갖가지 세상의 여러 주제들을 보게 될 때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것들이라 멀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읽고 싶거나 흥미가 생기는 공간과 책들도 몇 가지 있어서 간단히 소개해보려한다.

 

16p 세기 전환기 소설: 가즈오 이시구로, <나를 보내지마(never let me go)>. 아름답고 가슴 아픈 작품으로 인간됨이란 무엇이고 언젠가는 죽는 운명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다룬다. “아시다시피 우리는 모두 쇠약해져 죽게 됩니다. 그렇지만 사람은 이 세계에 사는 동안 행복과 품위가 든 작은 주머니를 창조할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이 눈에 들어온 이유는 간단하다. 책 표지를 그려낸 일러스트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가로로 두고 쌓아 올려둔 여러 도서들의 모습을, 책 속에선 일러스트로 표현했는데, 영어들 사이 눈동자 그림이 유독 눈에 들어왔었다. 영화로도 개봉된 데다 흥미로운 주제여서, 직감으로 고른 책이었지만 잘 고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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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p 작은 무료 다양성 도서관: 세라 카미야, LFDL(little free diverse library). 우편함 모양 안에 책들을 두고 무료로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이라고 한다. 신기하기도 하고, 한국의 작은 도서관 개념과 달라서 신기했다. 한국이 ‘작은 도서관’이라도 컨테이너 모양정도에 의자들도 있는 ‘공간’이 있다면 이곳은 완전히 공개적이어서, 의자(공간)가 필요하다면 근처 벤치가 되겠구나 생각했다.


보물함에서 꺼내읽는 것 같은 특별함, 편지를 꺼내보는 느낌이 들 것 같았고 가지각색의 모양을 가지고 있어 귀엽기도 하고, 현실적으로 양심있게 유지, 관리가 잘 될까 궁금하기도 했다. 최근에 공부할 일이 생겨 습관적으로 도서관을 찾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처럼 공부를 위해 왔었고,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적었기에, 작은 무료 다양성 도서관은 말 그대로 온전히 도서관으로서 역할을 하는 시스템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84p 요리하기 & 빵 만들기: 서맨사 세네비라트네, . “베이킹을 배우는 것은 나 자신을 기쁘게 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내가 가장 힐링을 받는 공간 중 하나가, 요리와 관련한 책들이 가득 꽂힌 공간이다. 보기 좋게 담긴 음식과 그릇, 정갈한 플레이팅 사진과 함께 적힌 간단한 글이, 내가 참 좋아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소개 글과 책 표지 역시 맘에 들었다. 기쁘게 하는 법 ㅡ 요리를 하는 것에 맛있게 먹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한번 꽂힌 음식은 지겹게도 먹는 나는, 최근에 치즈김밥에 빠졌었다. 10줄 이상은 족히 만들 수 있는 재료를 사다가, 엄마의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에 유튜브에 도움을 받아 후딱 만들어 터지지 않게 만 김밥의 모습에 1차 감격, 심지어 맛있어서 2차 감동했었다.


요리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이런 매력을 알고 있었던 거구나 생각하며, 요리 역시 내가 글을 쓰며 느끼는 기쁨처럼 누군가에겐 자신의 기쁨을 쫓을 줄 아는 행동이었구나 느낄 수 있었다.

 

132p 치유의 책: 제니 오델,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작은 체리 모양이 송골송골 그려진 두꺼운 표지에(실제 책 표지는 꽃 모양이다.), 무언가를 하는 방법이 아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법이라니, 재밌어 보였다. 찾아보니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하고, 욕심내고, 드러내는 것, 그것 보며 영향을 주는 것들이나 SNS에 대해 ‘지금, 현실’에 귀 기울이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는 책이라고 한다.


도서 <우리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책들 - 더 넓은 세계>의 서두에는 이런 문구가 있었다. “이 모음집을 만들면서 우리가 세운 목표는, 새롭고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으면서 당신과 배경이 다른 저자가 쓴 다양성 도서를 당신이 적어도 열권 발견하여, 내년에 읽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 다음해에도 열권, 또 그다음 해에도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


책을 닫고 나선, 작가의 바람처럼, 나는 적지만 몇 권의 흥미로운 책들의 목록을 자연스레 적어 내려갈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여러 다른 주제가 담긴 다양한 책들과 이야기가 담겨있고, 책의 그림은 모두 일러스트로 되어있어 좀 더 친근하고 미적인 요소도 구경할 수 있었다. 이런 “도서 모음집” 책은 처음이라서 책의 구성과 흐름이 처음엔 낯설게 느껴졌지만, 각자의 취향에 맞는 책들을 한 책을 통해서 쉽게 골라 읽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인 것 같다.


 

우리 세계의 다양성을 아우르기 위해 문학의 범위를 확장한 책 목록을 알려주는 책을 읽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한다. “다음에는 무엇을 읽을까?”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든 애서가들에게 전하는 아름다운 그림이 담긴 선물이 될 것이다. - 브릿 베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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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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