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음악은 초영의 삶이다 – 싱어송라이터 초영

글 입력 2023.02.1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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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Art] 초영 - A Chapter.jpg

 

 



[A Chapter]

 

YOU (Feat. 행주) (Remastered ver.)

여정

FREE (Feat. 넉살)

궁금해 (if I)

Lost (Feat. Illson a.k.a 더블케이)

잠시라도 

쉬어가

 


 

 

‘음악을 한다’는 말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다. 곡을 만드는 것도, 노래를 부르는 것도, 악기를 연주하는 것도, 음악을 가르치는 것도 모두 ‘음악 하기’의 범주에 들어간다. 이 모든 분야에 발을 걸치고 있는 초영은 그야말로 ‘음악 하는 사람’ 그 자체일 것이다. 그는 19살에 음악을 하기로 결심한 이후 지금까지 보컬리스트이자 작곡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음악과 뗄 수 없는 시간을 지나왔다.


2016년 [MusiCoreAmerica]를 시작으로 알앤비, 소울 등의 장르에서 다수의 싱글을 발매해온 초영이 첫 번째 EP 앨범 [A Chapter]를 냈다. 음악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다는 그에게 음악은 무엇일까. 악기를 닮은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계속 궁금했다. 10개월간의 긴 호흡이 담긴 EP 앨범 이야기와 함께 이 첫 번째 챕터에 이르기까지 초영이 걸어온 음악의 길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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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보컬리스트 겸 작곡가 초영입니다. 이번에 첫 EP 앨범 [A Chapter]를 발매했습니다. 주로 알앤비, 재즈, 팝, 장르 위주로 곡을 쓰고 노래합니다.

 

 

EP 앨범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A Chapter]는 제 첫 번째 EP 앨범이에요. 작년 2월에 낸 넉살님 피처링 곡 ‘FREE’와 재작년에 행주님 피처링으로 발매한 ‘YOU’에 새로운 다섯 곡이 더해져 총 일곱 곡이 들어 있어요. 삶, 사랑, 이별, 음악 등 각기 다른 주제로 작업한 곡들을 하나의 앨범에 넣기 위해 10개월간 사운드를 다듬은 결과물입니다.

 

 

이번 앨범 제작과 공연은 텀블벅 펀딩으로 진행되었다는 점도 독특했어요.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피지컬 앨범(소장 가능한 실물 앨범)이 필요 없는 싱글만 내다가 실물 EP 앨범을 내려니 자금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서 펀딩을 열게 되었어요. 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과연 제가 쓴 글만 읽고 정말 후원을 해주실지 궁금했고, 그럴려면 제가 설명을 잘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곡 작업을 하는 것과는 또 다른 부담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한창 펀딩을 준비할 때는 하루에 1시간 자고 그랬어요. 그렇게 오픈한 펀딩이 3시간 반 만에 목표 금액을 달성했을 때 정말 기뻤어요. 덕분에 공연 준비까지 알차게 할 수 있게 되어서 여러모로 후원해준 분들에게 감사드려요. 제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최근에 단독 공연까지 마치셨다고 들었어요.


이전에도 공연은 계속 해왔지만, 저만 보기 위해 모인 분들 앞에서 공연해본 건 처음이었어요. 사실 공연 전날까지 너무 바빠서 공연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공연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엔돌핀이 돌면서 컨디션이 좋아지더라고요.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 그렇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 타이틀곡인 ‘Lost’는 어떤 곡인가요?


연애를 하다 보면 연인이 가장 친한 친구가 되곤 하잖아요. ‘Lost’는 가장 친한 친구였던 연인과 헤어진 후 찾아오는 상실감에 대한 곡이에요. 그 사람이 내 삶에서 빠져나가면서 느끼는, 삶의 일부분을 잃어버린 것 같은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사실 스케치 작업을 한 건 2016~2017년쯤으로, 꽤 오래된 곡이에요. 제가 이별을 했을 때 쓴 곡이죠. 정식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공연에서 밴드 편곡으로 몇 번 들려드린 적도 있어요.


신기하게도 곡을 쓰고 시간이 지나면 갑자기 ‘이제 낼 때가 됐다’라는 느낌이 오는 순간이 있는데, 'Lost'는 작년에 그런 느낌이 왔어요. 그렇게 이번 앨범 타이틀곡이 되었어요. 밴드 편곡일 때는 중간에 피아노 솔로가 있었는데, 음원으로 듣는다 생각해보니 피아노 솔로보다 힙합적인 요소가 들어가는 게 더 좋겠더라고요. 제가 예전부터 알앤비 힙합을 동경하기도 했고, Illson(더블케이)님과 친분도 있었기에 함께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앨범의 ‘YOU’와 ‘FREE’의 경우 각각 행주님과 넉살님이 피처링해주셨어요. 어떻게 같이 작업하게 되었는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행주님은 제가 엠넷 방송 <쇼미더머니> 무대에 피쳐링을 하러 출연했을 때 패널로 계셨어요. 그 이후로 SNS 친구가 되어서 음악 이야기를 하다가 협업까지 이어졌지요. 넉살님은 몇 년 전 제 친구 공연에 게스트로 오신 걸 계기로 같이 작업해보자는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어요. 그 이후에 넉살님이 <쇼미더머니>에서 준우승을 하시며 너무 바빠지셔서 계속 작업이 미뤄지다가, 감사하게도 작년에 함께하게 되었어요. 흔쾌히 시간을 내어 피쳐링에 참여해주신 Illson(더블케이)님과 행주님, 넉살님 모두에게 정말 감사드려요.

 

 

타이틀곡 외에도 애정이 가는 곡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제 음악에 대해 쓴 ‘여정’이라는 곡을 꼽고 싶어요. 음악 하는 사람이 음악에 대한 얘기를 쓴다는 게 좀 오글거릴 수도 있는데, 그래도 지금의 내가 음악에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 한 번쯤은 솔직하게 제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가사에 ‘음악’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서 설명을 안 보고 들으면 연애 이야기 같기도 해요. ‘언제부터였는진 몰라/서서히 스며든 것 같아/이건 말로 설명할 수는 없는걸’ 같은 부분이요. 실제로 저는 음악을 떠올리면 그래요. 애증의 관계이면서 없으면 죽을 것 같을 때도 있고. (웃음) 음악 덕에 많이 성장할 수 있었고 저라는 사람 자체도 많이 변했죠. ‘여정’은 그런 마음이 담긴 곡이에요. 

 

 

[사진2] 초영 - A Chapter.jpg

 

 
“악보대로 치는 것보다 제가 생각해낸 대로 치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그럼 초영님의 음악을 한 문장으로 말하자면 무엇이 될 수 있을까요?


음… 저는 ‘초영의 삶이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이거 말고는 딱히 생각나는 게 없어요.

 

 

짧지만 강렬한 한 문장이네요. 그런 문장으로 정리되기까지 초영님은 어떻게 음악을 해왔는지도 궁금해져요.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웠는데, 저는 악보대로 치는 것보다 제가 생각해낸 대로 치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당시 카세트테이프에 제가 생각나는 멜로디를 녹음해놓기도 했어요.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했고요. 어쩌면 그때부터 곡을 쓰고 노래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주변에 음악 하는 사람도 없었고 정말 평범하게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기에 쉽게 음악을 진로로 정하지는 못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냥 다른 친구들처럼 공부를 하는데, 목표가 없으니까 공부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고3 올라갈 무렵에야 음악을 해야겠다고 본격적으로 마음먹었어요. 당시 담임선생님을 잘 만나서 그분이 음악을 하겠다는 제 의사를 존중해주시고 함께 여러 가지 길을 알아봐 주셨습니다. 실용음악과가 있다는 것도 저는 그때 처음 알았어요. 제 안에 '흙 묻은 진주' 같았던 음악을 제가 다시 꺼내 볼 수 있게 그 선생님께서 도와주신 거예요. 


그렇게 실용음악 전공으로 대학에 가려고 학원에 다니며 열심히 준비했어요. 일찍 시작한 편은 아니라 처음에는 다른 친구들 실력에 주눅이 들기도 했지만, 나중에 지금을 돌아보면 뿌듯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죠. 처음에는 잘 안 풀렸어요. 계속 1차 시험만 붙었거든요. 그러던 중 유학 준비를 한다는 친구를 따라 저도 유학 준비를 했고, 잘 되어서 버클리 음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음악을 하고 있네요.

 

 

어떻게 보면 고등학생 때부터 한 길을 걸어온 셈이네요. 여러 장르 중에서도 특히 알앤비나 힙합 쪽을 택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 텔레비전에서 외국 뮤지션의 뮤직비디오를 계속 틀어주는 채널이 있었는데 거기서 알앤비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또 오빠가 앨범을 자주 사 왔는데 알앤비, 소울 장르의 앨범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저도 즐겨 들었어요. 장르의 이름도 모른 채 그저 들으면서 희열을 느꼈던 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발 들이게 된 건 입시를 준비하며 '헤리티지'의 이경선 선생님을 만나면서부터였어요. 그분 영향을 많이 받았죠. 알앤비 소울이 예전에는 그냥 듣기 좋아하던 장르였다면, 그때부터는 제가 직접 부를 수도 있는 장르가 된 거예요.

 

 

초영님의 음악세계에 영향을 미친 다른 뮤지션이 있다면 누구인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다양한 뮤지션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에리카 바두(Erykah Badu)와 디안젤로(D'Angelo)를 꼽고 싶어요. 두 분 모두 네오 소울 장르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아티스트예요. 단순히 뮤지션의 범주로 한정 짓기는 아쉽죠. 이분들의 공연을 보면 노래를 한다는 느낌보다 이야기를 한다는 느낌, 노래의 기술적인 부분을 떠나 정말 예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저도 그런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자주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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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부를 수 있을 때까지 노래하고, 곡을 쓸 수 있을 때까지 곡을 쓰고 싶어요.”
 


음악을 그만둬야겠다 생각한 적은 없었나요?


20대 초반, 대학에 계속 떨어지던 시기에 백수로 집에 있으면서 음악을 하지 않는 저를 상상해본 적이 있어요. 텔레비전에서 보는 것처럼 직장인이 되어서 사무실에 앉은 제 모습을 상상하는데 갑자기 숨이 막히더라고요.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냥 지금 음악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웃음) 음악을 그만두는 생각을 한 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음악을 하기를 잘했다 느끼는 건 언제인가요?


너무 많은데요, 저는 ‘모든 순간’인 것 같아요.  제 삶에 음악밖에 없다는 생각도 가끔 해요. 물론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느끼는 건 역시 곡을 쓸 때, 공연을 할 때입니다. 듣는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죠.

 

 

그럼 초영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너무 멀리 있는 이야기 말고 지금 생각하시는 것을 듣고 싶습니다.


엄청난 욕심이 있기보다 노래 부를 수 있을 때까지 노래하고, 곡을 쓸 수 있을 때까지 곡을 쓰고 싶어요. 미래를 상상해보면, 10년 20년 뒤에는 내가 노래할 수 있는데도 절 찾는 사람이 없거나 반대로 절 찾는 사람이 있는데 제가 지금처럼 노래를 못 부르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다 싶어요. 적어도 후자의 경우는 없도록 제가 관리를 잘해서 오래 노래해야겠다 생각해요. 또 저는 작곡가로도 활동하기 때문에 곡 작업 역시 꾸준히 해나가고 싶습니다.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인순이 선생님이 발매하실 예정인 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어요. 나중에 곡이 나오면 잘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읽고 있을 독자분 또는 초영님의 음악을 듣는 리스너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이것도 인연이니 실제로 공연 때도 뵐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 연초니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바라고, 올해 좋은 일 가득하면 좋겠습니다.

 

*

 

초영이 이번 앨범에서 좋아하는 곡으로 꼽은 ‘여정’은 음악에 대한 마음이 담긴 곡이다. '여정'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끝을 모르고 걷는 여정이지만 / 참 신기하게도 지치지는 않아 / 너무 좋아서 꿈꾸고 싶어 이대로

 

인터뷰에서 음악을 향한 애정 어린 말을 들으며, 가사처럼 오랫동안 이어진 초영의 ‘음악 여정’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었다. 그렇게 걷다가 앨범 제목처럼 새로운 장에 다다른 지금, EP 앨범을 무사히 발매한 초영은 다음 장을 향해 또 다시 힘차게 걸어 나가기 시작할 것이다.

 

 

[김소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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