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삶이라는 드라마를 연출하는 나만의 주제곡 [음악]

삶을 환기시키는 노래
글 입력 2023.01.0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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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없이 비가 떨어지는 날에는 떠도는 마음을 함께 떨군다. 고의적으로 떨어트린 마음에게 때가 되면 찾아오라는 인사는 하지 않는다.

 

다시 만나자는 약속은 하지 않은 채 비워진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귀에 이어폰을 꽂는다. 그리고 음악을 재생한다. 귀에 담기는 악기 소리가 머릿속을 다스리고 나서야 알아서 돌아온 마음은 온전한 자신의 것이 된다. 감정을 다시 되찾는다.


우리의 삶은 드라마다. 매번 돌아오는 사계절을 맞이하며 평범한 소시민1로 살아가는 것 같지만, 때로는 우리의 삶이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순간이 있다. 그리고 극적인 순간 함께 하는 음악을 마음에 담아두고 산다. 결국, 그 음악은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주제곡이 된다. 삶의 전환을 줄 수 있는 강력한 열쇠가 된다.


‘나’라는 드라마를 완성시키는 주제곡의 방향성은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어떤 이는 자신이 가장 기쁠 때 듣는 노래가 자신의 주제곡이라 말하지만, 스스로가 가장 나약해졌을 때 위로가 되어주는 노래가 진정한 주제곡이라 생각한다.


어둠으로 가득 찬 방에 홀로 누워 있을 때, 잠이 오지 않아 우연히 재생시킨 노래가 있다. 이전에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던 노래였고 가사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외국 노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노래를 듣고 하루를 꼬박 눈물을 흘렸다.


다른 이처럼 휴지조각을 쥐고 살아가야 할 아픔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꾸짖음을 들은 날도 아니었다. 그저 그런 하루를 그저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었지만, 마음은 그저 그런 것이 아니었다. 마음에 생채기가 쌓여 큰 상처가 된 줄도 모르고 나를 돌아보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다.


우연히 음악을 들은 순간 안일했던 마음이 착각임을 깨달았다. 스스로가 모르는 사이에 마음은 다치고 있었다. 삶에 지쳐 멈추고 싶을 때 삶을 연장시키게 만든 노래는 ‘나’라는 드라마가 단편이 아닌 장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마음 놓고 울 수 있는 기회가 없던 시기에 귀에 가득 들리는 음악을 핑계로 까만 밤에 혼자 숨을 죽여 울었다. 가사 뜻도 모르는 음악이 주는 위로에 다음날은 거짓말처럼 마음이 홀가분했다. 평소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우연히 만난 내 인생의 삽입곡 하나로 다친 마음을 치유하며 삶에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지금 다시 듣는다면 그만큼의 감동은 없겠지만, 그 음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처음 음악을 들은 순간부터 그 안에 실린 뜻 모를 감정이 온전히 옮겨질 때까지의 순간을 잊지 못 한다. 그렇게 ‘나’라는 드라마의 주제곡이 되었고, 잊지 못하는 노래가 되었다.


주제곡이 주는 힘은 강력하다. 음악은 길을 잃은 마음을 달랜다. 기쁨에 못 이겨 흥분을 이어가고 싶을 때도, 슬픔을 토해내지 못해 마음을 내뱉고 싶을 때도, 치미는 화를 진정시키고 싶을 때도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 깊숙이 자리 잡은 음악을 하나씩 꺼낸다. 듣는다. 엉터리로 뭉개진 마음을 다시 올곧게 만든다.


주제곡이 없는 사람이라면 가만히 누워 아무 노래나 재생시켜 보자. 가사를 전혀 모르는 외국 노래여도 괜찮다. 난생 처음 접하는 장르의 음악이어도 괜찮다. 특별한 생각 없이 들은 노래가 마음을 당기게 한다면, 그것은 당신의 운명의 주제곡이 될 것이 분명하다.

 

‘나’라는 드라마가 위기에 놓여 삶이 위태로워질 때마다 주제곡을 들으며 마음을 위로한다면 삶은 더욱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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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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