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7살 소녀 사샤가 말하는 내가 나로 살아갈 자유와 용기 [영화]

성별 불쾌감에 대한 사회의 편견에 맞서는 한 가족의 투쟁, 다큐멘터리 영화 <리틀 걸>
글 입력 2022.12.0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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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영화 ‘리틀 걸’의

내용 및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성별 불쾌감’이란 출생 시 지정된 생물학적 성과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성 역할에 대해 느끼는 불쾌감을 뜻한다. 신체적 성별과 본인이 정신적으로 느끼고 경험하는 성별 간의 심각한 괴리로 인해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프랑스 다큐멘터리 영화 <리틀 걸>은 생물학적 성이 남자인 7살 아이 ‘사샤’가 느끼는 성별 불쾌감에 대해 다룬다. 여자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샤의 꿈과 삶을 지키기 위해 편견으로 점철된 사회와 학교에 맞서 싸워나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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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샤는 어릴 적부터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3살 무렵부터 꾸준히 ‘나중에 커서 여자가 되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변덕이 아니라, 여자로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반짝거리는 스팽글 원피스와 리본이 달린 헤어밴드를 착용한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는 게 그녀의 취미였다.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 발레를 통해 자유로운 몸짓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걸 즐기는 그저 평범한 한 아이였다.


사샤는 자신의 성기를 끔찍이도 싫어했고, 자신의 아이를 직접 품을 수 없다는 사실도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나는 왜 여자가 아닌 남자로 태어났을까.’ 자신이 누구인지 조금 일찍 깨닫게 된 소녀는 본인의 정신과 신체 간의 극심한 괴리감을 느꼈다.


세상에 나올 때부터 성별을 선택해서 태어난 사람은 없기 때문에, 성장하며 스스로가 인식하게 되는 성이 생물학적 성과 충분히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사샤가 사는 사회는 성별 불쾌감이라는 증상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이해하지 않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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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학원은 원피스를 입고 생활하고, 여자아이들과 똑같은 치마를 입은 채 발레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샤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별이 치마, 구두, 리본, 머리 스타일 따위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데도, 그녀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고 입고 싶은 대로 입고 표현하고 싶은 대로 표현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단지 이때까지 학교와 학원에서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는 이유로 사샤와 그녀의 가족들에게 배타적인 태도를 취했다. 학교에서 종종 괴롭힘을 당하는 그녀를 도울 생각은 하지 않고, 사샤가 여자가 되도록 만드는 건 가정 환경의 영향일 것이라며 오히려 그녀의 엄마에게 잘못을 돌리기까지 했다.


이러한 사회의 시선 때문에 사샤는 남들 모두가 누리고 사는 유년기를 빼앗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 마음껏 어울려 놀고 싶지만, 여자아이의 방 같다며 뒤에서 수군댈까 봐 그러지 못한다. 원하는 가방, 필통, 원피스를 사고 싶지만 학교 선생님들의 눈치가 보여서 그럴 수 없다.


그녀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위화감과 혐오감을 느끼는 동시에, 속하고 싶은 곳에 속하지 못한다는 불일치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가족뿐이 아닌 친구가, 학교가, 선생님이 자신을 여자로 봐줬으면 하는 작은 꿈이 있었지만 사회가 허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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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샤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 하나 있었다. 바로 가족.

 

사샤의 가족은 이렇게 말한다. 사샤는 몸을 잘못 타고났을 뿐이라고. 자신이 여자라고 느끼는 게 아니라 그냥 여자인 거라고. 남들이 사샤를 여자로 인정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사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영화는 정당한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또래 아이들과 같은 취급을 받지 못하는 작고 여린 사샤를 위해 투쟁하는 가족의 모습을 비춘다. 그들은 사샤가 앞으로 살아갈 미래가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기를 바라며 사회의 이해, 포용, 변화를 위해 맞서 싸운다.


사샤의 엄마는 그녀가 학교에서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도록 전문 상담가를 찾아갔다. ‘성별 불쾌감이라는 증상을 겪고 있기에, 그녀를 여성으로 인정하고 여성 호칭을 불러주는 사회적 성별 전환이 정당하다고 보인다’는 정식 서류를 받게 된다.


태어난 스스로가 느끼는 성으로 살고자 하는 최소한의 행복과 욕구를 지켜주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호르몬 치료로 2차 성징을 막고, 성별 정체성과 외적 모습을 일치시킴으로써 더 큰 고통에서 그녀를 해방시켜주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하며 그렇게 싸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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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몸은 네 거야. 너만의 소중한 공간이지.” 사샤 엄마의 말처럼,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면서 살아갈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자기 자신뿐이다.


그 누구에게도 남이 살아가야 할 방향을 정할 권리는 없다. 모두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누리며 행복을 추구하고 향유할 권리를 가지기에 그러하다. 사샤가 누리고자 하는 권리는 모두가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권’이다.


앞으로 학창 시절, 사춘기 등을 거치며 살아가야 할 사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이 찾아올지 감히 예상하지는 못하겠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모욕, 차별, 몰이해, 심지어는 폭행의 위협 속에서 두려움에 휩싸일 여린 사샤의 얼굴을 감히 상상하지도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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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녀가 살아가는 동안 가족이라는 존재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감히 확신해 본다. 남자로 키울 생각은 전혀 없다며, 그저 사샤가 행복하면 되는 거라며, 사샤가 살아갈 인생이 쉬워졌으면 좋겠다며 언제나 그녀를 도와줄 것이라고 말하는 가족이 있어서 너무나도 다행이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존재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남들보다 조금 빨리 깨닫고 정체성을 확립한 소녀 사샤. 그녀는 세상의 시선과 편견을 뒤집어엎어야 한다는 임무를 가지고 태어난 걸지도 모르겠다. 사샤가 그녀를 돕고 지켜야 하는 임무를 가지고 태어난 가족과 함께 세상에 대항해서 꾸준히 싸워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샤가 발레를 할 때의 모습처럼 언제나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모든 부당한 것에 구애받지 않고, 섬세한 몸짓으로 자유롭게 그리고 가볍게 날아가기를 바란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샤들이 그렇게 살기를 바라며 온 마음 다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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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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