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에게 별점을 매겨주세요! - 추락 [드라마]

나의 별점은 5점 만점에 몇 점?
글 입력 2022.11.2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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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물건, 옷, 음식 등을 구매하고 난 후 만족도에 따라 별점을 메겨본 적 있을 것이다.

 

방금 '난 아닌데'라고 생각한 사람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도 별점을 보고 물건이나 음식을 살지 말지 고민해본 적은 분명 있을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별점'이라는 제도는 우리의 삶에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블랙미러> 중 <추락>은 이러한 별점 시스템을 인간에게 부여하는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

블랙미러 시리즈 중

<추락>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블랙미러 중 추락 / 줄거리


 

<추락> 속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눈에 특별한 렌즈 같은 것을 끼고 있다. (작품 속에서 정확한 명칭이 나오지 않아 렌즈라고 부르겠다.) 렌즈를 착용한 사람은 핸드폰과 같은 전자기기를 보지 않아도 허공에서 그 화면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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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화 할 때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그저 렌즈를 통해 서로의 SNS를 확인하며, 허공에 대화를 던진다. 핸드폰으로는 상대의 행동에 대한 별점을 매겨 전송한다.

 

별점이 낮으면 회사 건물에 들어오지 못한다. 하다못해 대중교통도 탈 수 없다. 별점이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영향을 끼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서로에게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해 항상 친절하며,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다.

 

언뜻 보면 평화로워 보이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 한 명의 사람 '레이시' 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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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시는 여느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좋은 별점을 받기 위해 항상 용모를 단정히 하고, 웃음을 잃지 않는다. 친절한 말투와 행동 덕분인지 레이시의 별점은 4.2점을 유지한다.

 

하지만 레이시는 4.2점이라는 점수에 만족하지 못한다. 4.5점대, 일명 '상류층'의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그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누리고 싶어 한다.

 

어떻게 하면 높은 별점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레이시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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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친구였지만 오랫동안 연락이 되지 않던 친구 나오미의 뜬금없는 전화. 그녀는 자신이 곧 결혼할 예정이니 어릴 적 친구였던 레이시가 신부 들러리를 서주었으면 한다는 부탁을 전한다.

 

별점 4.5점대의 나오미, 그리고 그녀의 결혼식에 올 수많은 상류층 사람들. 그들 앞에서 축사를 읽고 별점을 올릴 생각에 잔뜩 신이 난 레이시는 냉큼 부탁을 수락한다.

 

결혼식장으로 가는 날, 들뜬 마음으로 준비하던 레이시의 앞길을 동생 라이언이 막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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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하며 그 안에서 사람들과 교류하는 평점 3점대의 라이언. 그는 레이시가 가짜 행복을 연기하고 있고 평점에 너무 집착하고 있다며 타이르기 시작한다.

 

말다툼 덕분에 예약한 택시를 기다리게 한 레이시의 별점은 내려가고, 이에 화가 난 레이시는 라이언에게 심한 말을 퍼붓기 시작한다. 말싸움 끝에 라이언은 레이시의 별점을 내려버리고, 급한 탓에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해 한 여성의 옷에 음료를 흘리며 또다시 별점은 내려가게 된다.

 

공항에 도착한 레이시, 그러나 앞선 일들 때문에 내려간 별점은 4.18점. 하나 남은 비행기 자리는 4.2점 이상만 탈 수 있었기 때문에 발권을 거절당한다. 순간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욕을 뱉어버린 레이시에게 별점 테러가 우수수 쏟아졌고, 순식간에 레이시의 별점은 2점대로 낮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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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상황에서 레이시는 한 중년여성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과거 별점 4.6점을 가진 최상류층의 사람이었지만 어떠한 사건 때문에 별점 제도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그 사건 이후부터 친절해야 하는 사회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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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살았어요. 그랬더니 어찌나 평점이 빨리 떨어지던지 (...) 그런 놈들과 관계를 끊어내니, 꽉 죄던 신발을 벗은 느낌이었어요."

 

 

그녀는 레이시에게 별점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하면서 살아갈 것을 권유한다.

 

그녀의 말에 레이시는 무언가 흔들림을 느꼈지만, 여전히 별점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 채 결혼식장으로 향한다. 하지만 그녀의 친구 나오미는 그녀의 평점이 너무 떨어졌다는 이유로 결혼식 들러리 부탁을 취소하고, 레이시에게 부탁을 한 건 순전히 별점 때문이었으며 별점이 2점대인 레이시와 친구라고 하기는 너무 부끄럽다는 폭언을 붓는다.

 

마음속에 차오르는 큰 화를 더 이상 참지 못한 레이시는 산을 넘고 진흙을 건너, 엉망진창인 모습으로 결혼식장에 도착한다. 마이크를 잡은 그녀는 과거 나오미가 자신을 괴롭혔던 과거를 폭로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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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인 꼴에 충격적인 발언까지. 식장에 있던 상류층 사람들은 레이시에게 낮은 별점을 보냈고, 별점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레이시는 결국 렌즈를 빼앗기고 감옥으로 이송된다.

 

그곳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인 남자를 만난 레이시. 둘은 서로를 향한 악담을 퍼붓는다. 하지만 둘의 얼굴에는 모순적이게도 행복한 미소가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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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서 찾아낸 메시지


 

01. SNS의 잘못된 이용 - 대부분의 사람들은 레이시의 모습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 '왜 저렇게 힘들게 살지'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추락> 속 사람들의 모습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틈만 나면 자신이 먹은 것, 산 것, 한 일을 SNS 올려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어 한다. 또 예쁘고 잘 나온 사진, 좋은 상황을 올려 많은 '좋아요'를 받고 싶어 한다.

 

인스타에 올리기 위해 맛집을 찾아가고, 예쁜 카페를 찾아가 비싸지만 예쁜 케이크를 시키고 잘 나온 사진 한 장을 위해 몇십장의 사진을 찍는 사람들. 이것이 정상적인 사회의 모습일까?

 

물론 SNS를 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즐겁기 위해 무언가를 하고, 그것을 보여주거나 기록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말이다. 자랑하기 위해 무언가 멋있는 것을 찾는, 반전된 인과관계는 이제 벗어나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02. 항상 친절한 사람이어야 할까? - 작품 초중반까지 레이시는 항상 웃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이 웃음은 하나도 즐거워 보이지 않고, 오히려 슬프고 힘들어 보이기까지 한다.

 

현 사회를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레이시의 모습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나 그리고 당신을 포함한 우리는 "착한 아이 증후군"을 앓고 있다.

 

"착한 아이 증후군" 남의 말을 잘 듣고, 항상 동의하고자 하며,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든 착한 모습만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

 

지금 '에이 나는 그 정도는 아니다. 그냥 착한 거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특히 자신이 이 증후군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말이다.

 

과거에 나는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아이였다. 사랑받기 위해서는 모두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모든 부탁에 NO가 아닌 YES로 답하고,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덕분에 카페인에 의지해 세어낸 밤이 손에 다 꼽지도 못할 만큼이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했지 싶을 만큼 의미 없는 짓이었다.

 

그때 친절하게 대해줬던 친구들은 지금 한 명도 내 곁에 남아있지 않다. 현재를 함께 하는 친구들은 오히려 투닥투닥 다투거나, 못난 모습까지 다 보여준 사람들이다.

 

내가 굳이 힘들게 모습을 꾸미거나, 착한 척하지 않아도 나를 사랑할 사람은 사랑하고, 나를 미워할 사람은 미워한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추락> 속 사회를 살게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분명 어려운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그 자체로 빛난다는 것을 깨닫고 별점에 집착하지 않는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물론 지금 현실의 삶에서도 말이다.

 

 

[조은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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