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들을 위해 - 신의 문장술 [도서]

생각을 덜어내는 글쓰기
글 입력 2022.11.2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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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왜 쓰세요?


 

아트인사이트를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여기에 정기적으로 글을 쓰기까지 하는 사람이라면 높은 확률로 글을 좋아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글을 쓴다는 행위에 제법 익숙해진 단계에 이르렀을 것이다.

 

그렇기에 '신의 문장술'이라는 제목은 듣기에 다소 의아할 수도 있다. '글 쓰는 사람이라면 신의 문장술 따위는 없다는 걸 잘 알 텐데?'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다르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 책은 다르다,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만 말하는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연히 취미로 글을 쓰는 사람을 만나게 되어 가볍기 글을 쓰게 된 사건이나 동기에 관해 물어보면, 대부분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딱히 이렇다 할 동기는 없는데요'. 나도 그렇다. 굳이 내 글쓰기의 시작을 기억해내자면 초등학교 때 의무적으로 써야만 했던 일기 숙제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매일 글을 쓰도록 할당량도 정해 두고, 간단한 피드백도 달리는 측면에서 글쓰기 훈련에 최적인 숙제였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거야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일이고, 일기 쓰기가 더 이상 의무사항이 되지 않은 때에는 결국 글쓰기를 그만뒀다가 '칭찬 스티커'를 더 받기 위해서라는 보상 심리로 꾸역꾸역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요점은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글쓰기가 자신의 꿈과 같은 거대하고 웅장한 목표라기보다는, 매일매일 건강해지기 위해 먹는 영양제 한 알과 더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일단 쓰기'의 힘 - 고민을 쓰고 버리기


 

글쓰기를 영양제 한 알에 비유한 것에도 다 이유가 있다. 바로 글을 쓰면 마음과 생각이 더욱 편해진다는 까닭이다.

 

내가 만난 모든 글쟁이가 다 각자의 고민을 머리와 마음에 안고 살고 있었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나를 비롯한 글을 쓰는 사람은 무거운 머리를 이고 산다. 그건 오늘 당장 점심 메뉴로 나온 반찬 하나에서도 사회적인 문제를 끄집어내고 우울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글쓰기는 마음의 무거운 고민을 풀어내는 하나의 방법인 것이다. 도서 '신의 문장술'에서 저자 후미코 후미오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그가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기 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쓰고 버리라'고 명령하는 이유도 그 탓일 것이다. 감정을 배설하는 것이다. 실제로 책에서도 배설 행위를 비유로 든다.

 

저자의 생각과 생활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그 역시도 생각과 고민거리를 달고 사는 사람인 것으로 보인다. 그가 예시를 들며 작성한 '버려질 글'만 봐도 그렇다. 자신의 본업 분야에서 고민하는 것뿐만 아니라 마음에 들지 않는 상사나 직장 동료의 이야기까지. 자신의 생활에서 발생하는 티끌 같은, 그렇지만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는 등에 박힌 화살만큼이나 신경 쓰이고 아픈 것들을 쓰고 버리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래서 책의 가장 첫 부분 중 하나인 '쓰고 버리기'를 설명하는 장부터 나는 이 책을 생각 많은 사람이 안정을 되찾는 방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고민을 글로 써서 내 몸속에서 배출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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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썼더니 삶이 달라졌다


 

후미코 후미오가 말하는 '글을 쓰면 삶 전체가 변화한다'는 말은 그렇기에 남들이 다 말하는 그저 그런 뻔한 이야기가 아니고 진정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리가 된다.

 

그의 경험에 따르면 글쓰기는 단순히 생각을 나열하는 행위인 것만은 아니다. 그는 생각보다 직접 글을 쓰는 행위가 더 좋은 것이라고 하는데, 복잡한 고민이나 생각과 같은 무형의 관념을 눈앞에 객관적으로 불러오고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객관적으로 정리된 아이디어는 금방 버린다고 해도 머릿속에 정리된 상태로 남아 앞으로의 선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론 그런 선택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스스로 생각하고 결단을 내리는 과정이 반복되면 자신만의 인생을 바라보는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이를 '세계관'이라고 언급했다.

 

세계관은 개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후미코 후미오가 설명하는 글쓰기의 세계에서 중요한 요소이기도 한데, 각 개인이 형성한 서로 다른 세계관에 따라 글의 개성이 발현되고, 그저 좋은 글을 따라 하기만 하는 글과는 차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위대한' 글이 아닌 '나만의' 글


 

마지막으로 저자는 위대한 예술가들의 글을 흉내 낼 생각은 하지 말고, 자신만의 표현을 개발하라고 충고한다. 나는 이 말을 다음과 같이 바꾸고 싶다. '내 부족한 실력에 부끄러워 말고 우선 쓰고 보여줘라'. 예술가의 문장은 잘 다듬어져 있고, 아름답다. 그것을 따라 한다면 당연히 따라 쓴 문장도 아름다울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나아갈 수 없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고, 어느 정도 자신의 글쓰기 실력을 파악한 글쟁이들이 쉽게 빠지는 함정이다. 후미코 후미오는 제법 오래 글을 써온 경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어린 날과 비슷한 글쟁이들에게 진심 어린 충고를 해준다.

 

그런 정성과 글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책, '신의 문장술'이었다.

 

 

[류나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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