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시공간을 넘어 변주되는 억눌린 욕망 - 서울빠뺑자매

감시와 억압으로부터 해방은 가능한가
글 입력 2022.11.21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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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눈으로부터 진정한 해방은 가능한가'

시공간을 넘어 변주되는 억눌린 욕망

 

 

1933년 프랑스, 많은 철학자들과 예술가들이 주목한 끔찍한 살인사건 하나가 발생한다.

 

‘하녀 파팽 자매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당시 하녀로 일을 하던 자매, 크리스틴과 레아가 ‘어머니’처럼 따르던 주인과 그의 딸을 잔인하게 폭행하고 살해한 사건이다. 당시 프랑스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던 이 사건은 철학자들과 예술가들에 의해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되며, 작품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범행을 저지른 파팽 자매가 하녀의 위치에 있었고 범행 대상이 그들의 주인이었다는 점에서 둘의 범행이 계급적 관점에서 해석되었으며, 잔인한 사건의 내용뿐만 아니라 자매의 관계나 삶의 배경이 밝혀지며 정신분학적 관점에서 이들의 범행이 분석되기도 했다.

 

1947년 발표된 장 주네의 희곡 『하녀들』 역시 ‘하녀 파팽 자매’ 사건을 소재로 쓰여진 희곡이다. 희곡의 주인공 ‘쏠랑쥬’와 ‘클레르’는 번갈아 가며 마담과 하녀가 되는 ‘놀이’를 하며, 마담이 소유한 것들에 대한 욕망과 두려움을 동시에 나타낸다.

 

억눌린 욕망과 계급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자매의 이야기를 극중극 형식으로 구성하고 막과 장의 구분을 없애는 등 형식과 내용 면에서 파격적인 면을 가지고 있었던 장 주네의 희곡 『하녀들』은, 당대뿐만 아니라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들에게 많은 영향과 영감을 주었다. 이는 계급 문제를 포함하여 우리가 여전히 욕망을 만들어내고 또 가로 막는 억압이 존재하는 사회 안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게 『하녀들』의 이야기는 시공간을 뛰어 넘어 우리가 사는 지금, 한국의 서울로도 이어진다.

 

특히 창작집단 상상두목은 연극 <서울빠뺑자매(작/연출 : 최치언)>을 통해 감시와 억압 속에 자라나고 억눌린 욕망이 부딪히는 ‘서울’ 에 주목하여 ‘갇혀 있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그려낸다. 그리고 이를 통해 ‘타인의 눈으로부터 진정한 해방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감옥’과 같은 한국 사회의 모습을 생각해 보게 한다.

 

올해 창단 10주년을 기념하여 초연과는 다른 인물과 구조를 통해 전개되는 이번 <서울빠뺑자매>에서는 극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무대 곳곳에 설치된 CCTV와 회전무대 등 다양한 무대장치를 활용한다.

 

또한 감시와 해방이라는 키워드로 장 주네의 『하녀들』과 작품의 모티프가 된 실제 사건을 재해석하며, 극중극 형식으로 장 주네가 하녀들의 이야기를 구상하는 과정과 그 속의 ‘빠뺑자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따라서 우리가 속한 현실과 맞닿아 있는 작품을 통해, 억눌린 욕망을 가진 우리의 모습을 다시 살펴보고 우리의 욕망과 사회가 관계하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특유의 상상력으로 역동적인 무대를 만들어 온 극단이 보여준 행보의 연장선상에서, 주제를 전달하는 작품만의 개성과 정교한 구조, 연극만의 표현이 가진 매력 역시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연극 <서울빠뺑자매>는 오는 11월 18일부터 27일까지 대학로 극장 ‘씨어터 조이’에서 공연한다. 만 12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공연 가격은 전석 3만원으로 인터파크 등에서 예매 가능하다.

 

또한 오프라인 공연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서울빠뺑자매 온 미디어>는 CCTV를 무대 위에 설치하여 6개의 멀티뷰(multi-view) 시점으로 영상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로, 11.26(토)-27(일) 라이브커넥트 스트리밍 플랫폼 LAKUS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효중 PRESS 태그.jpg

 

 

참고 : 문학과지성사 네이버 포스트 “우리는 마담이 되기를 원할 뿐이지, 장 주네, 『하녀들』”

 

 

[김효중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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