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한 번쯤 꿈꿔본,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 리뷰
글 입력 2022.11.1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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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때,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있는 DDP에서 진경 산수화에 대한 전시회를 본 기억이 있다. 그 때 깔끔한 미소를 지으며 그림에 대해 관람객들의 눈을 맞추며 설명해주시는 분을 보았다. 나는 그 후로 도슨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큐레이터와 기획, 관리 그리고 자료 아카이빙에 대한 꿈을 꾸고 있다.

 

가끔은,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 때의 도슨트 분처럼 내가 좋아하는 분야들에 대해서 설명하는 상상을 하거나, 실제로 미술관이나 전시회, 영화 감상을 끝낸 후 같이 간 사람들에게 신이 나서 작품 설명을 하곤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또 설명을 들으며 나의 교양과 사랑하는 분야에 대한 견문이 넓어져가는 것을 느끼며 좋아한다.

 

그런 이유로 처음 책 제목을 보았을 때, 나는 이 책을 읽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은, 루브르 미술관에 대하여 '나만의 도슨트'가 작품 설명을 해준다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책,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미술관>을 읽어보았다.

cover01_나만의 도슨트 루브르_보도.jpg

 

 

 

LOVE를 연상시키는 책 표지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은 루브르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특히 르네상스 시기에서부터 19세기까지의 화풍이 담겨있는 것들을 소개한다. 그래서 책 내용이 전반적으로 굉장히 '우아하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아무래도 내가 생각하는 서양의 근세 및 근대 회화는 우아하고, 섬세하다고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내용을 이야기하기 전에 앞표지를 봤을 때 느낀 것부터 언급하고 싶다. Lou와 vre의 두 줄로 이루어진 루브르 글씨는 Love와 ur로 따로 읽히는 것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 디자인이 'Love, ur, Louvre'라고 읽히는 것을 유도한 것 같아서 '나만의 도슨트'라는 책 제목과 매우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나는 책의 디자인이 주는 인상을 꼼꼼하게 살피는 습관이 있는데, 이런 점이 이 책을 읽기 전부터 호기심을 자극하여서 책을 읽고 싶어지는 욕구를 주는 것 같았다.

 

 

 

화가와 도슨트 설명이 주는 '프롬나드'


 

무소르그스키는 러시아의 국민악파를 주도한 5인조 중 한 명으로, <전람회의 그림>이라는 작품이 유명하다. 이 작품은 친구의 유작 전시회를 간 후기를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라 여러 개의 곡들로 이루어져있다.

 

그 중에서 첫 번째로 등장하면서, 곡들 사이 사이를 채워주는 듯 변주되어 삽입되어 있는 '프롬나드'는 실제로 그가 작품들을 관람하며 거니는 산책같은 걸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나는 이 '프롬나드'를 모든 클래식 음악 중에서 가장 사랑한다.

 

갑자기 클래식 이야기를 하니 무슨 말인가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소단원이 시작할 때, 그림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간단한 부제와 함께 화가의 생물연도를 소개하며, 아래에 도슨트 해설을 들을 수 있는 QR코드가 적혀있다.

 

예를 들어, 맨 첫 번째 단원은 '모나리자'에 대한 것인데, 작품 사진을 보여주기 전에,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 이라는 부제 아래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 ㅣ 1452 - 1519'라는 표기, 그리고 더욱 아래에는 도슨트 해설을 들을 수 있는 QR코드가 삽입되어 있다.

 

보통 미술에 대한 책을 읽을 때면 독자가 눈으로 글씨를 읽고, 그림을 보고, 해당 설명이 끝나면 바로 다음 작품이 독자를 맞이하는 형식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은 그림 개개의 설명 다음에 다음 그림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는 텀이 있다는 게 차별점이다.

 

따라서 독자는 그림에 대한 설명을 갑작스럽게 보는 느낌이 아닌, 마치 이차원적인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해서 천천히 그림과 그림 사이를 지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그것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

 

비단 설명하고자 하는 작품만 있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다양한 작품 자료들과 자세한 설명이 풍부하게 어우러진 것은 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전문적인 도슨트 해설을 듣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이 분야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저 따분한 교양서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 미술 작품 설명서인데, 이해하기 쉬운 수준의 설명과 다채로운 작품들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독서를 하게 하였다.

 

루브르 박물관은 쉽게 갈 수 있는 곳도 아니기 때문에 이런 작품 설명을 자세히 하는 책을 보면 참 반갑다. 무엇보다 책 외부와 내부에도 독자를 고려한 장치들이 많아서 정말 세심하게 만족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덮고나서 다른 유명한 미술관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책들이 출간되면 좋겠다였을 정도로 굉장히 기분 좋게 읽었다. 서정옥 작가의 책,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이다.

 

 

 

[아트인사이트] 명함_컬쳐리스트.jpg

 

 

[윤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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