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일상 속 행복을 발견하며 - 장 줄리앙

장 줄리앙의 대규모 회고전, 그러면 거기
글 입력 2022.11.1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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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줄리앙'이라는 이름은 들어보지 않았어도, 진한 주황색 배경에 사람 얼굴이 위트 있게 그려진 이 그림은 한 번쯤 본 적 있을 것이다. 필자도 그랬고, 이번 전시를 감상하며 '이 그림이 장 줄리앙 그림이었다고?'라며 이미 익숙했던 작품을 전시에서 찾아내는 재미도 있었다.

 

장 줄리앙이 자신의 첫 번째 회고전을 위해 직접 내한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전시 공간을 꾸몄다. 그의 첫 번째 회고전 [그러면, 거기]는 22년 10월 1일(토)부터 23년 1월 8일(일)까지 DDP 뮤지엄 전시1관에서 개최된다.

 

장 줄리앙은 프랑스의 그래픽 아티스트로, 일러스트, 사진, 영상 분야뿐만 아니라 의상, 도서, 스케이트보드 등 다양한 매체에서 그의 영감을 보여준다. '대규모 회고전'이라는 이름답게 전시를 통해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엿볼 수 있었다.

 

작업물들의 종류별로 전시관이 구성되어 있었고,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모아온 100권의 스케치북과 여러 드로잉 작품들, 영상, 오브제 등 다양한 종류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알찬 전시였다.

 

 

 

100권의 스케치북 100 SKETCHBOOKS


 

장 줄리앙은 작은 스케치북을 항상 들고 다니며 인상적인 순간들을 즉흥적인 드로잉과 스케치로 기록한다. 그가 기록한 모든 것들은 하나의 작품을 완성시키는 영감의 원천이 되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100권의 스케치북이 최초로 세상에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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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처음에 위치해 있던 전시관이었는데 가장 인상깊었다. 수십 권의 스케치북이 쫙 전시되어 있고, 그 위 벽면에 장 줄리앙이 직접 그려넣은 그림들이 있는 구조였다.

 

전시관에는 스케치북 한 권당 한 페이지만 볼 수 있게 되어 있었지만, 이 한 권의 스케치북의 모든 면들이 그의 그림으로 채워져 있을 거라 생각하니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스케치북을 채워 가며 그는 평범한 일상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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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북들 위쪽 벽면도 그의 그림들로 가득차 있었다. 그의 가족들 소개부터 그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순간까지 그의 일생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 같았다. 아기가 커가는 모습을 하나하나 그림으로 기록한 것도 멋있었고, 코로나와 관련한 일상들까지 전부 표현한 것이 재치 있었다. 몇십 년간의 굉장히 긴 일대기를 그림으로 전부 표현해 낸 그처럼 나도 내 삶을 저렇게 그려낼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고, 시간만 있었다면 글씨를 하나하나 읽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드로잉 DRAWING



장 줄리앙의 모든 작품들은 그가 손으로 직접 그리는 드로잉으로부터 시작한다. 2008년부터 2022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의 드로잉 스타일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각각의 드로잉은 최종적으로 어떤 작품으로 완성되었는지 비교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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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그가 10년 넘게 그려온 드로잉 작품들이 벽에 걸려 있었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세계적인 언어로 디자인하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그의 드로잉은 하나의 언어였고 드로잉 하나하나를 뜯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그림을 가리키면서 공감하는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듣는 것도 신선했고, 이 드로잉들이 이후 전시관에서 실제 작품으로 탄생한 것을 발견할 때마다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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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공감 갔던 드로잉이다. 모두가 느끼는 감정들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위트 있게 표현하는 것이 장 줄리앙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영상의 재료들 FROM THE PROPS TO THE VIDEO


 

장 줄리앙은 2008년 학생이었을 때 수많은 실험적인 작업들을 하며 다양한 매체와 분야를 넘나드는 작가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동생 니코와의 영상, 설치 작업을 통해 작품 세계를 확장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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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순간을 포착하는 그림들을 그려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스톱모션 형식의 영상도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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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사물들을 사용해 창의적인 그림을 그려낸 영상도 볼 수 있었다.

 

 

 

오브젝트 OBJECTS


 

장 줄리앙은 '모든 종류의 상징, 기호 등은 특정 분양의 전문가들이 아닌, 일반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모든 작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누구나 즐겁게 자신의 작품을 대할 수 있도록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시선으로 일상을 포착한다.

 

그는 책, 잡지, 의류에서부터 다양한 생활 소품, 스케이트보드 등 다양한 형태의 콜라보레이션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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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이나 엽서 같은 조그마한 사물들 속에도 그의 작품 세계가 반영되어 있어서 좋았다.

 

식탁부터 서핑보드까지 광범위한 오브제들에 그의 따뜻한 시선들이 들어가 있다 보니 구매하고 싶은 오브제들도 매우 많았다. 그 사물이 어떤 것이든 그의 방식으로 의미를 부여하여 완전히 새로운 대상으로 탄생시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회화 PAINTINGS


 

장 줄리앙이라 하면 위트 있고 개성 있는 그림들을 떠올리기 쉽지만, 그와는 조금 다른 회화 작품들 또한 분위기 있고 그의 작품 세계가 깃들어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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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회화 그림에는 여가 생활과 휴가가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그의 그림에서 바다와 자연은 광활하지만 그와 대조적으로 인물들은 작고 흐릿한 형태로 묘사된다. 거대한 바다의 파도, 파란 물결들 속에 조그마한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그림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이번 전시가 유독 좋았던 것은, 장 줄리앙이 직접 내한해 전시관 한 곳 한 곳에 그의 손길을 불어넣었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작가의 작품을 벽면에 거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여느 전시와 달리, 이 전시는 흰 벽면에 장 줄리앙이 직접 물감으로 그려넣은 그림들의 비중이 매우 컸다. 실제로 그가 전시관에서 그림을 그리는 모습도 영상으로 촬영되어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 공간 곳곳마다 그가 한국어로 관람사항을 직접 써놓은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었는데, 그의 정성이 매우 잘 느껴져서 더 의미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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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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