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본 성 [도서]

미셸 푸코 책 소개하기
글 입력 2022.11.07 09:4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오늘은 책 한 권을 추천하고자 한다. 바로 미셸 푸코의 『지식의 의지』이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정리하면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본 성의 역사를 말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사회이론의 문제제기와는 다른 새로운 시각을 제기한 프랑스의 사회학자 미셸 푸코는 1926년 프랑스 푸아티에에서 태어났다. 푸코는 보통 사회 제도에 대한 비판, 특히 정신의학, 의학, 감옥 제도와 성(性)의 역사에 관한 견해와 연구로 알려져 있으며, 또한 일반적으로 권력, 그리고 권력과 지식 사이의 복잡한 관계에 관한 이론으로도 유명하다.

 

 

[꾸미기][크기변환]puco.jpg

 

 

푸코는 자신의 이론에서 권력과 지식의 관계, 그리고 사회 기관을 통해 어떻게 권력과 지식이 사회 통제의 형태로 사용되는지에 관한 문제를 다룬 철학자이다.

 

그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정신의학에 흥미를 가지고 그 이론과 임상(臨床)을 연구하는 한편, 정신의학의 역사를 연구, 『광기(狂氣)와 비이성(非理性)―고전시대에서의 광기의 역사』(1961)와 『임상의학의 탄생』(1963) 등을 저작하였다. 이 과정에서 그는 각 시대의 앎[知]의 기저에는 무의식적 문화의 체계가 있다는 사상에 도달했다. 그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 약간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구조주의 혹은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적 철학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사회 구조나 언어 구조 등의 '구조'가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의 모든 논의의 중심에는 인간의 신체가 있었다. 그는 신체야말로 권력의 시발점임과 동시에 저항의 시발점이라고 말한다.

 

 

[꾸미기][크기변환]caricature-ga580cd486_1280.jpg

 

 

푸코는 그의 연구를 기준으로 초기와 중기로 나눌 수 있는데 정상적인 자아가 어떤 지식의 배치를 통하여 마련되는지에 대한 분석을 푸코의 초기라고 본다면, 중기에는 니체의 권력, 힘 개념을 재해석하면서 근대 사회에 작용하는 미시권력의 다양한 장치와 기술을 추적한다.

 

그는 근대인이 어떻게 태어나는가라는 질문에서부터 권력이야기를 말하고 이에 대한 답으로 규율 지키기와 몸 길들이기를 통해서 근대를 살아가는 ‘주체’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즉 권력이 근대 주체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라고 푸코는 말하는 것이다.

 

또한 그는 개인의 몸에 작용하는 일정한 관계망 속에서 권력의 작용을 살필 수 있다고 말한다. 즉 그에게 있어 권력은 억압하고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생산적, 긍정적인 힘인 것이다.

 

이러한 푸코의 작업은 분과 전공을 막론하고 특히 영미권 학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여전히 참신하다고 평가받는다. 그의 사상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 영향을 미쳤으며, 그중에서도 특별히 언론정보학, 인류학, 사회학, 문화이론, 문학이론, 페미니즘, 비판이론 등에 큰 영향을 끼쳤다.

 


[꾸미기][크기변환]training-g377ab79e2_1280.jpg


 

『성의 역사』는 성과 인간,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권력(혹은 담론)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으로 총 『지식의 의지』, 『쾌락의 활용』, 『자기 배려』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지식의 의지』는 5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장은 “성은 억압되지 않았다.”는 말을 뒷받침한다.

 

그리고 각각의 5장, 1장-우리, 빅토리아 여왕 시대풍의 사람들, 2장-억압의 가설, 3장-스키엔티아 섹수알리스, 4장-성생활의 장치, 5장-죽음의 권리와 생명에 대한 권력은 차례대로 끊임없이 담론된 성이 어떤 장치들에 의해 가능한 것이었는지, 잘못 알고 있던 ‘억압된 성’ 이면에는 어떤 것이 숨겨져 있었는지에 대해 논하며 기존 사회이론의 문제제기와는 다른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성은 억압되지 않았다.” 『지식의 의지』에서 푸코가 끊임없이 독자에게 전하는 말이다. 성에 대해 논하는 것을 자유와 부당한 권력에 대항하는 것이라고 여겼던 인류의 생각은 잘못된 것이었다는 사실을 이 책은 거침없이 꾸짖고 있다.

 

성의 역사는 오히려 선동과 증대의 역사였다는 것을 그리고 그러한 선동과 증대로 인해 성에 대한 다양한 담론들 예를 들어 고해, 성의학, 정신분석학이 생기고 선동과 증대를 가능케 한 사회적인 장치와 권력에 의해서 가능했다는 것에 대해 푸코는 독자에게 알리고 있다.


이 책은 성에 대한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본다면 흥미로울만한 책이다. 여전히 인류는 성에 대한 실체를 찾고자 하며 아직까지도 성을 말하는 자유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 전혀 다른 세상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책의 역자 후기에서 말하는 미셸 푸코를 둘러싼 논란과는 별개로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꾸미기][크기변환]like-g71cce0ed5_1280.jpg

 

 

물론 가치가 있다고 해서 이 책이 쉽게 읽히는 책이라는 말은 아니다. 『지식의 의지』는 책에 사용되는 단어가 일반 상식으로 이해되는 수준이 아니며 한 문장 안에 수식어구가 과도하게 사용돼 한 눈에 봤을 때 바로 이해되는 책은 아니다. 읽기 쉬운 책을 찾는다면 반드시 이 책은 피해야 한다.

 

그러나 책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책에서도 언급된 바와 같이 서양여성사를 배우면 16세기부터 18세기 사이에 귀족과 부르주아지 사이의 경계를 위해 부르주아지 계급의 여성들은 목욕할 때 하녀들에게조차 나체를 보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단편적 모습만을 보고 보이는 대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필자 역시 성은 억압되어 왔고 성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는 것은 일종의 사회적 반향으로 여겨진다고 생각해왔기에 이 책의 논지가 매우 인상 깊을 수밖에 없었다.

 

성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면 그리고 성에 대해 자유롭게 논하는 것이 여전히 우리사회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이 책을 들여다보길 바란다.

 

 

[꾸미기][크기변환]magnifying-glass-g8aaddb442_1280.jpg

 

 

푸코의 말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이에 관해 생각해보게 된다. 어째서 우리는 성에 대한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또 어째서 우리는 성에 대해 억압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인지. 이 책은 우리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정말 당신이 알고 있는 성에 대한 억압이 억압인가?” 깊은 고찰과 다른 시각에서 생각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명저로 뽑힐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이세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4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