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연극적인 연극을 지향하는 사람 - 연극 '믿을지 모르겠지만'의 최용훈 연출

글 입력 2022.11.0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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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지 모르겠지만_포스터수정.jpeg

 

 

잠수 헬멧을 쓴, 정장을 걸친, 레이스 치마를 입은, 망사 스타킹에 하이힐을 신은 정체불명의 한 사람. 그는 7개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의 복장이 합쳐진 모양새를 한 채 서 있다. 푸른 빛의 비밀스러운 숲 속에서, 이리저리 부유하는 4개의 의자와 함께 말이다. 이처럼 <믿을지 모르겠지만>의 포스터는 독특한 이미지와 몽환적인 분위기로 상상력을 자극했고, 많은 궁금증을 일게 했다. 


그동안 여러 편의 창작극을 선보여 온 극단 작은신화의 35주년 기념 공연은 인간 본연의 정체성에 대한 화두를 던졌고,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다시 돌아보게 했다. 모호한 결말의 연극에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상태로 발걸음을 옮겼던 기억이 있다. 극장을 나오며 들은, "오랜만에 신선했다"라는 어느 노년층 관객의 한 마디가 선명하게 남았다. 

 

지난 10월 27일, '우리 연극 만들기'의 네 번째 프로젝트로써 국내 창작극의 가능성을 또 한 번 보여준 <믿을지 모르겠지만>의 최용훈 연출님을 만나 극단과 작품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곳곳에 상상할 여지가 많은 연극적인 연극을 지향하는 그는, 극단 작은신화의 대표로써 <접시꽃 길 85번지>, <하거도>, <황구도>, <돐날> 등 한국적인 색을 입힌 수많은 창작 작품을 연출했다.

 

누구보다 연극적인 삶을 살아온 그답게 인터뷰가 끝난 후에도 곧바로 공연을 준비하러 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연극에 진심으로 임하는 그의 진실한 태도와 열렬한 애정이 여실히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소통을 중요시하는 연출, 최용훈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극단 작은신화의 대표를 맡은 연출가 최용훈이라고 합니다. 제가 1986년에 연극을 시작했으니까요. 네, 아마 36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연출님이 대표로 계신, 극단 '작은신화'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1986년도에 뜻이 맞는 친구들과 창단한 극단이고요. 그때가 대학교 4학년이었을까요. 졸업을 앞두고 연극을 함께 하겠다는 친구들 13명 정도가 모여서 만든 공동체 극단입니다. 극단 운영, 재정, 방향 등에서 공동으로 논의하고 상의하고, 같이 교집합을 만들어가는 극단이라고 할까요. 

 

"작은신화는 서강 연극회에서 파생되었다고 들었는데 맞을까요?"


서강 연극회가 주축이었습니다. 여기 소속 친구들이 한 절반 정도 있었고, 나머지 타 대학 출신들이 모여서 이뤄졌습니다. 서강 연극회는 학교 다닐 때 했었고, 졸업한 뒤에 진로를 위해 이 극단을 만들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도제 시스템이 강했는데, 그걸 안 거치고 만든 극단은 저희가 처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연극 만들기'는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또한, 프로젝트의 열네 번째 작품이자 창단 35주년 기념 작품으로 김이율 작가님의 <믿을지 모르겠지만>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우리 연극 만들기'는 1993년부터 극단 자체적으로 시작한 창작극 발굴 프로젝트입니다. 그 당시만 해도 창작 희곡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작가들을 많이 키워놔야겠다는 생각에 극단 자체적으로라도 희곡 작가들을 찾아보자고 해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매년 해보려고 했는데 제작비 리스크가 너무 크더라고요. 왜냐하면 신작이기도 하고, 이런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작품을 사람들이 보러 올 일이 많이 없잖아요. 사실 작품이라는 게 어느 정도 대중의 눈에 띄어야 커지는 건데요.


그래서 매년 하기는 부담스러워서 격년제로 방향을 바꿨죠. 2년마다 한 번씩 꾸준하게 해오고 있습니다. 한 번에 많을 때는 네 작품 정도? 평균적으로는 한두 작품 정도 합니다. 그리고 그중에 성과가 있던 것들을 정식 공연으로 올리죠. 이번 공연처럼 정식 공연으로 업그레이드시키고 다시 레퍼토리화 하고 그런 작업을 해왔습니다. '우리 연극 만들기'를 통해서 많은 작가를 만났고, 그 덕분에 좋은 작품들도 많이 나왔습니다.


그중 <믿을지 모르겠지만>은 '우리 연극 만들기'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고, 창작극으로 기념 공연을 진행하는 것도 의미 있는 것 같아서 35주년 기념 공연으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맘에 드시는 점이 있었을까요?"


일단은 구조 자체가 독특했고요. 그 안에서도 지금 우리 사회에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 사회적인 폭력이라든지 억압이라든지 아니면 젠더 문제라든지 굉장히 많은 것들을 다루고 있어요. 이에 대한 생각을 환기해볼 수도 있고요. 작가의 표현방식도 재밌구요. 또 굉장히 연극적인 작품이잖아요. 이런 여러 가지 요소들이 이 작품을 선택하게 만든 가치가 있었습니다. 

 

 

연극(믿을지모르겠지만_공연)_426수정.jpg

ⓒ윤헌태

 

 

극본을 선택하실 때 특별한 기준이 있을까요?


그런 건 따로 없고요. 오히려 조금 다른 것들, 안 해봤던 것들을 고르죠. 새롭고 안 해봤던 장르라면 관심이 가는 것 같아요.


"새로운 작품은 리스크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리스크를 안고 가는 거죠. 안고 가는 게 더 재밌어요. 


"작은 신화의 모토 자체가 그런 걸까요?"

 

아무래도 공동체 극단을 추구하잖아요. 많은 극단이 거의 원톱 체제를 유지하고 있거든요. 작은신화의 모토는 변화와 자유로움입니다. 각자가 작은신화라는 걸 하나의 플랫폼으로 삼아서 자유롭게 자기 색깔을 펼치는 게 목적입니다. 

 

 

평소 작업 스타일이 어떻게 되시나요?


제가 창작극을 좋아해요. 번역 작품 하는 건 괜히 남의 얘기 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나라 작가들이랑 작업하는 걸 좋아하는데, 일단 그게 하나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다음에 전체적인 그림은 연출이 그리지만, 배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편입니다. 연극은 공동 작업이잖아요. 배우들, 그리고 스태프들과도 만나야 하니까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이 최대한 개입할 수 있고,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열어두는 편이라고 할까요. 


약간 독재적인 사람보다는 화합하는 사람과 만나서 작업하는 게 좋죠. 사람과 사람이 만나려면 소통이 잘 돼야 하잖아요. 소통을 중요시하는 연출, 이쪽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럼 전체적으로 구상을 하신 뒤, 배우들이랑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수정하시는 걸까요?" 


그렇죠. 작품의 큰 틀은 연출이 잡지만, 제가 생각하는 인물의 모습과 배우들이 각자의 개성으로 표현한 인물의 모습은 다르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서로 조율하면서 가능한 절충을 한다고 해야 할까요. 어쨌든 큰 선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의견을 존중하는 편입니다. 

 

 

 

관객이 끊임없이 상상하도록 만드는 연극, <믿을지 모르겠지만>



<믿을지 모르겠지만>의 네 번째 재연이라고 들었는데, 지난 공연과 달라진 포인트를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디테일한 부분들을 계속해서 쌓아나가는 게 재연의 의미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번에는 어머니와 트렌스젠더 마담 쪽에 어떤 정서적인 교감이나 그들의 입장 같은 부분을 좀 더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트렌스젠더 마담이 가발을 벗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이게 이번에 처음으로 등장했어요. 그 부분을 좀 더 인간적으로, 내면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배우가 가발을 벗어보는 게 어떨까 해서 연습해봤는데 아무 대사 없이도 느낌이 좋더라고요.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그 장면인 것 같습니다. 

 

 

연극(믿을지모르겠지만_공연)_342수정.jpg

ⓒ윤헌태

 

 

“어쩌면 조금 민감한 소재일 수도 있는데,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요즘 이슈가 많이 되는 부분이기에 트렌스젠더분들의 모습을 어떻게 해야 관객들이 거부감 없고 불쾌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게, 또 연출에 있어서도 희화화하지 않으면서 그들의 정서나 서사를 드러낼 수 있을까를 항상 조심하고 있죠. 이런 부분들이 좀 미진했던 것 같아서 계속 보완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소재들을 표현하기가 어려운 건 조심스럽기 때문이에요. 어쨌든 그런 얘기들도 같이 나눠야 하기에 관객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방식을 찾아내는 겁니다. 그것도 하나의 도전이자 모험이자 시도겠죠. 

 

 

배우 혼자 한 에피소드를 끌고 가기에 호흡, 동선, 대사 등 신경 쓸 부분이 많을 텐데, 이를 어떻게 지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 스타일이 배우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거라서 일단은 큰 틀만 제시해 줍니다. 이런 느낌과 방향으로 캐릭터를 잡아가면 좋겠다. 그들에게 어떤 자유를 주죠. 그렇게 그들이 뭔가 만들어 온 걸 기본으로 해서 이걸 다시 정리하고 짜주고 그런 식으로 작업을 했어요.


이게 한 사람당 평균 12~15분 정도 주어지는 프레임이거든요. 처음에는 부담스러워했는데 공연을 진행하다 보면서 오히려 거기에 더 재미와 열의를 느끼더라고요. 그 장면을 자기가 해결하겠다는 책임감도 생기고, 그러면서 성취감도 얻다 보니 알아서 업그레이드시켜 오는 것 같습니다. 

 

 

혼자서 긴 장면을 다루는 만큼 중간에 애드리브가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러한 장면이 있었나요?


애드리브가 들어가긴 했는데 많이는 안 들어갔어요. 각자 자기 개성에 맞게 한 3~4개 정도를 저랑 상의해서 집어넣습니다. 이게 대사량 보존의 법칙이라고 해서 늘린 만큼 빼는 거죠. "다섯 글자 늘리면 다른 대사에서 다섯 글자 뺄게. 그래도 늘리고 싶으면 가져와 봐. 그 정도로 바꿀만한 가치가 있는 애드리브면"이라고 말하죠. 

 

 

배우가 아이디어를 낸 장면 중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을까요?


저는 배우가 창작한 장면 중에 그게 제일 재밌었어요. 여의사가 의자를 강아지로 만들어서 쓰다듬는 장면. 

 

"여의사가 통화하면서 병원 원장님을 흉내 내는 장면 맞죠?"

 

네, 배우가 갑자기 그걸 해보더라고요. 대사는 똑같은데 거기에 강아지를 쓰다듬는 행동만 추가한 거죠. 

 

 

연극(믿을지모르겠지만_공연)_161수정.jpg

ⓒ윤헌태

 

 

아, 또 하나 있는데 저는 좋아하고 배우는 싫어하는 장면인데요. 경찰이 자기 집 반지하로 들어가는 장면 아시죠? 그때 의자 밑을 슬금슬금 기어가는 장면입니다. 

 

"그 장면에서 관객들 웃음이 가장 많이 터진 것 같아요. 어떻게 좁은 공간을 움직이면서 긴 대사를 소화하셨을까 궁금했거든요."

 

그거는 본인이 아이디어를 냈으니까 직접 해결해야죠. 재밌어서 하라고 했습니다. 

 

 

한 배우가 앞에서 독백하는 동안, 다른 배우가 뒤에 나타나서 대사 속 인물을 연기하는 장면이 감명 깊었습니다. 원래 대본에도 있던 장면일까요?


네. 대본에 일부 있습니다. 어느 부분에만 있는데 거기에만 쓰기에는 너무 뜬금없는 것 같아서 모든 장면에 적극적으로 개입시키고자 다 끌어냈습니다. 


"여기서 조명을 두 가지 색으로 나눠 쓰신 이유가 있을까요?"


현실의 공간과 재현의 공간을 확연히 구분했으면 했어요. 전체적으로 모노드라마처럼 진행되지만 그게 아닐 때도 있잖아요. 이런 부분에서 명확히 선을 그어주고 싶어서 색상 톤으로 구획을 지어주었습니다. 두 사람의 동선이 나누어지길 바라서요.


"앞에 분은 말로 표현하고 뒤에 있는 분은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도 의도하신 거죠?"


말과 소리, 그리고 그림. 이 두 가지가 모여서 또 다른 연상 작용이 나오지 않을까 했습니다. 관객분들이 대사에 얽매이지 않고 두 인물을 보면서 그때 벌어졌던 상황을 분위기도 그렇고 새롭게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동작하고 대사 분리는 재밌는 시도였던 것 같습니다.



7개의 에피소드 중 가장 연출하기 어려웠던 에피소드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마지막에 대작가와 작가 지망생이 나오는 장면이죠. 그 장면의 톤을 잡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왜냐하면 거기서 완전히 반전되잖아요. 이게 하나의 연극이니까 연장선에 있어야 하는데, 앞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또 다른 이야기여야 하니까요. 어쨌든 표현하는 톤을 고치는 등 여러 가지를 시도했었습니다. 


"여기서 인물들이 대작가를 둘러싸는 장면은 어떤 식으로 구현하셨나요?"


지문에는 "인물들이 등장한다"라고만 되어있거든요. 그래서 지망생이 쓴 이야기의 인물들이 어떤 한 존재로서 그 작가 주변을 에워싸는, 포위하는, 옥죄는 그런 느낌들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글이라는 것들을 대작가 스스로는 쓰지 못하는 거잖아요. 그런 것들이 그를 둘러쌈으로써 위협, 공포 같은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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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헌태

 

 

의자, 우산, 플래시 같은 소도구를 활용해서 사물, 장소, 교통수단 등을 폭넓게 표현하셨는데, 이에 대한 시행착오가 있었을까요? 


아니요. 이번에는 생각대로 잘 풀렸습니다. 전 공연과 꾸준히 똑같은 포맷으로 진행되고 있고요. 연습하면서 계속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앞의 장면에서 기능한 의자들이 다음 장면에서는 그 위치에 있음으로써 기여하고 말이죠. 이처럼 의자가 각 장면 간의 연관성을 부여해서 위치를 잡는 등의 작업을 계속 반복했습니다. 

 

 

연극(믿을지모르겠지만_공연)_305수정.jpg

ⓒ윤헌태

 

 

"소도구 중에서 의자를 중점적으로 활용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가장 고민을 많이 했어요. 사실 제작비가 넉넉한 것도 아니었고요. 일상적이고 가까우면서도 다르게 보일 수 있고 여러 가지 활용할 수 있는 소품이 뭐가 있을까 했는데, 의자가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거기에 앉을 수도 있고, 쌓을 수도 있고, 위로도 아래로도 다 활용할 수 있고요. 실제로 의자를 써보니까 굉장히 효율적이기도 했고요. 정말 무한한 상상이 가능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배우들한테도 의자를 주요 오브제로 활용해서 진행할 거라고 했죠. 처음에는 의자 10개 정도를 바닥에 뿌려놨어요. 각자 이 의자를 쓰고 싶은 대로 한번 써보라고 해서 그들이 낸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받으며 더하고, 빼고, 업그레이드하고, 앞뒤랑 연결하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만들어나갔습니다. 

 


결말에 관해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소설가 지망생은 연극 중간의 개입을 넘어 엔딩 크레딧 이후에도 관객을 응시하며 퇴장하는데, 이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앞의 6개의 에피소드를 아우르고 있는 게 마지막 에피소드잖아요. 그것조차도 이야기를 아우르는 또 하나의 어떤 겹이라고 할까요. 결국, 이 작가 지망생의 등장조차도 사실은 이 연극을 만드는 원래 작가와 연출이 구상한 허구라는 하나의 껍질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커튼콜 전까지는 그 작가 지망생이 모든 걸 다 컨트롤 했잖아요. 근데 끝났는데도 갇혀 있는 자물쇠를 들고 있으니 그도 이러한 인물 중 하나라는 느낌을 주죠. 그런 여러 가지 상상들을 관객들이 했으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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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헌태

 

 

"그러면, 작가 지망생이 중간중간 개입하는 장면은 원래 대본에는 없었을까요?"


마지막 장면을 만들 때 고심했던 게 너무 뜬금없는 반전처럼 보이지 않는 거였죠. 그래서 작가 지망생이 자기가 쓴 이야기에 들어가서 글을 쓰고 진행하는 듯한 장면을 개입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어넣게 된 겁니다. 덕분에 마지막 장면 갈 때가 조금 더 부드러워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연극이란 우리 사회의 삶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극단 작은신화의 창단 3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작은신화는 창단 때부터 창작에 관해서 관심을 가져왔어요. 작은신화 하면 창작극이라는 인식이 있거든요. 여기에 소속되어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이 많이 있고요. 그들과 꾸준한 연결성이 있기에 극단으로서의 자부심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극단의 목표라 하면 앞으로도 계속 창작극의 발전에 매진하는 거죠. 내년이면 '우리 연극 만들기' 30년이 되는데요. 예전에 했던 걸 다시 가져와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이런 것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1세대 연출가이자 한 극단의 대표로서 앞으로의 연극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실 수 있을까요?


1세대라 하기에는 위쪽에 선배님들이 많아서요. 한 3세대~4세대 연출가인 것 같습니다. 요즘은 도제 시스템을 거치지 않는 젊은 극단이 많은데요. 이런 젊은 극단을 시작했다는 부분에서의 1세대는 맞습니다. 

 

보통은 기존 극단에 들어가서 연출 밑에서 조연출을 하다가 하산하면 나와서 극단을 만드는 게 관례였죠. 이거를 깨뜨려서 처음에는 욕도 많이 먹었어요. 주변의 선배들로부터 근본도 없는 것들이 무슨 극단에서 이런 걸 하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죠.


"그런데도 공동체 극단을 지향하신 이유는?"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요. 공동체를 운영할 수 있었던 건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극단 창단 25주년 인터뷰에서 "연극은 사회에 대해 발언을 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는데, 36주년을 맞아서 연극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 생각은 변함없는 것 같습니다. 예술, 특히 공연예술이 사회에 관한 발언을 안 하면 과연 누가 할 수 있을까요. 어쨌든 가장 아날로그적이지만 관객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매체잖아요. 가장 소구력이 크기도 하고요. 그들과 우리 사회의 삶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게 연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어떤 연구가 필요하고 어떤 이야기를 서로 나눠야 할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나가야겠죠.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신다면? 

 

작은신화는 믿고 볼 수 있는 극단이다. 이런 느낌을 관객분들이 잃지 않게 노력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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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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