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문화를 표현하는 또다른 방법 - 컬러의 방

글 입력 2022.11.0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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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색을 좋아하시나요?


 

라는 물음에 대답은 다양할 것이다. 누군가는 투명한 초록색, 누군가는 선명한 파란색, 누군가는 아주아주 연한 분홍색, 좋아하는 색이 다르다. 어릴 적 색칠 놀이를 하면 다 같은 틀을 써도 모두 다르게 색을 채웠다. 비슷하더라도 미묘하게 달랐다. 누군가는 실제와 같은 느낌으로 누군가는 좋아하는 색들로만, 또 누군가는 또 다른 세계의 것처럼 다양한 색을 사용했다. 현실에서 물건을 살 때 같은 물건이라도 좋아하는 색을 사고 게임 속에서는 염색해서라도 원하는 색을 아이템에 입히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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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양한 취향에 부합하도록 미묘한 차이까지 조합하여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색의 최고의 장점이 아닐까. 오늘은 색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색이라는 건 뭘까.



색은 물체가 가진 고유한 특징이다. 인간의 눈이 볼 수 있는 빛의 파장은 가시광선까지다. 가시광선으로 프리즘을 통해 보았을 때 여러 가지 색이 분리되어 보이는데 보통은 이 다른 색들이 모두 포함된 빛이다. 이 빛이 물체와 만나 특정 빛만을 반사하여 색을 띠는 것이다. 파란색을 반사하면 파란색, 빨간색을 반사하면 빨간색으로 우리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태초의 인간들도 이것들을 보았을 것이다. 우리보다 더 많은 색을 봤을지도 모르지. 인간들은 자신이 본 것을 표현하고 싶어 한다. 내가 본 것을 남기고 싶어 했을 것이고 그것을 본 그대로를 남기고 했을 것이다. 지금이야 다양한 색의 물감이 있고 프로그램으로 색을 뽑아 표현할 수 있지만 고대에는 아니었을 것이다. 태초의 인간들은 자신들이 구할 수 있는 모든 재료를 이용하여 벽화를 그렸다. 동물의 피, 열매, 뼛가루와 태우고 남은 재 등을 이용하여 그림을 그리던 인류는 이제 컴퓨터로 색을 정해 실물로 페인트를 뽑아낼 정도로 색을 만들고 표현해내는 능력이 발전했다.

 

최초의 벽화가 자신이 구할 수 있는 색들로 최대한 본 것을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지금은 어떤가. 현실을 넘어 우리가 가보지 못한 공간과 세계, 상황, 분위기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표현할 수 있다. 그림이나 만화를 보다 보면 흑백으로 표현하다가 한 가지 포인트로 색을 써 분위기를 바꿔버리는 장면이 나오곤 한다. 차갑고 무거운 분위기에는 한색에 어두운색, 밝은 분위기에는 밝고 연한 색 또는 원색을 쓰는 등.

 

나도 그래서 그림을 그릴 때 색감에 민감했다. 내가 표현하는 것을 전하고 싶어서 색을 선택할 때 고심해서 결정하곤 한다. 글과는 달리 따로 표현해 놓지 않은 것들까지 전하고 싶어서.

 

색만으로도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우리는 이것만 보고 어떻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일까?

우리는 색의 조합만을 보고도 분위기를 파악하고는 한다.

마치 약속된 것처럼 말이다.

 

 

 

학원에서 색깔과 관련한 수업을 들었다.


 

같은 색이라도 어떤 채도, 명도, 색상에 따라 그 색이 가지는 의미는 달라지며 같은 색이라도 다른 색들과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색이 인류와 함께 발전해오면서 인류는 색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했다. 다양한 대륙, 다양한 언어, 다양한 문화, 다양한 환경 속에서 색 또한 거기에 맞춰 불리고 의미가 변했다.

 

때로는 긍정적인 의미로 때로는 부정적인 의미로 그렇게 변화를 반복하며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자연을 표현하는 색이 어디에선가는 독으로 표현되고 죽음을 표현하는 색이 흑과 백으로 나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어떤 사람들에게 색은 시각적 현상 그 이상이다.

 

- 컬러의 방 中

 

 

 

시대가 변하며 다양한 나라에서 사용되어 온 우리가 볼 수 있는 색들. 


 

그 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11가지의 색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챕터 별로 색들에 대한 여러 이야기와 색이 상징해 왔던 것들, 또는 사회 현상들의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어째서 이것을 표현하기 위해 이 색이 사용되었는가. 하는 것이나 그 색을 사용했던 유명한 그림과 화가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그 색에 대해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챕터가 이어지기 보다는 하나 하나가 단독적으로 색깔 한가지씩을 맡고 있기 때문에 순서대로 넘겨도 되지만 좋아하는 색을 먼저 읽어도 문제가 되지 않아도 좋았다. 새로운 챕터로 넘어갈때마다 귓가에 러브하우스가 울리며 마치 집들이에 가 방 소개를 받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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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색은 역시 노란색이었던 것 같다.

 

나도 어릴 때는 노란색을 좋아했다. 왜 가장 좋아했던가 생각해보면 그냥 내 주위의 모든 것이 노란색이었다. 유치원복도 노란색, 유치원 버스, 유치원 가방, 하다 못해 옷들도 노란색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다른 색들보다 많이 접해서 노란색을 좋아했던게 아닐까.

 

우리나라에서는 노란색하면 이처럼 미취학 아동들을 떠올리기 쉽다. 귀엽고 작은 아이들을 상징한다. 다른색들보다 눈에 띄다 보니 그들이 알아차리기 쉽게 빨리 인식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있기도 하다. 그들을 주 소비층으로 물건이라 캐릭터들은 노란색이 많다. 그래서 나에게 노란색은 굉장히 긍정적인 색이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책 속에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노란색을 쓰기보다는 부정적으로 쓴 이야기가 더 많아서 꽤나 놀랬다. 지금이야 지폐를 사용하다보니 돈과 같은 이미지는 초록색이 많이 가져갔지만 예전에는 동전과 금을 많이 썼기에 세속적인 이미지가 강했다는 이야기를 봤다. 지금도 게임 속 돈 그림으로 동전을 그려넣기도 해서 이해했지만 매춘이나 마약같이 위험한 것들을 상징하는 색이었다는 이야기는 좀 충격이었다.

 

남성들이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사용하기도 했고 유대인을 구분하기 위해도 사용되는 색이었다는 것을 보면서 내가 알고 있던 노란색에 대한 생각의 깊이가 더욱 깊어진 것 같았다. 정말 다양한 것들을 표현해 왔구나. 내가 긍정적인 이미지로 사용해도 누군가는 다르게 볼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색은 나에게 마치 양자역학과도 같았다. 배우면 배울수록 어려운 것. 배우면 배울수록 사고가 깊어질수록 설명하기 어렵고 선택하기 어려운. 색깔 한가지가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 너무나도 많아 선택할 때마다 고민이 된다. 어째서 이렇게 조합을 했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를 때는 '그냥 마음에 들어서요.'라고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뜻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은. 하지만 이 같은 고민이 내 작품에 깊이를 더해주고 나를 거 발전시켜 주는 것이겠지.

 

색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알고 싶은 사람과 색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되는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다. 러브하우스 노래를 틀고 말이다.

 

 

[빈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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