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색깔에는 수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다 - 컬러의 방

글 입력 2022.11.0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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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자 티머시 H. 골드스미스는 2006년에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색은 사실 빛의 속성도, 빛을 반사하는 물체의 속성도 아니다. 뇌에서 일어나는 감각이다." - <컬러의 방> 14~15p.


색은 우리의 눈에 닿아서 그것을 인식해야 그 존재 의미가 있다. 우리가 보지 않는 영역에서의 색은 그렇게 큰 의미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단순히 '뇌에서 일어나는 감각'에 불가한 색에 왜 우리는 수많은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가?


우리는 색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기에 그것이 마치 그 자체의 속성인 것처럼 느껴진다. 붉은색 깃발을 보면 열정을 느끼고, 흰색 옷을 보면 깔끔함을 느끼고, 초록색 방을 보면 편안함을 느끼면서, 그것이 곧 속성이 되는 것이다.


색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우리가 보는 물체뿐만 아니라 자연,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색은 존재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밖에 없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무언가를 정의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색의 이미지는 시공간을 거쳐 다양한 의미로 변화하고, 또 집단마다, 개인마다 다른 의미가 있기도 한다. 그래서 색은 객관적인 듯하면서도 주관적이다. <컬러의 방>은 그 색의 의미를 알아보는 과정이다.


<컬러의 방>은 빨강, 노랑, 파랑, 주황, 보라, 초록, 분홍, 갈색, 검정, 회색, 하양으로 목차가 나뉘어 각 목차는 색깔에 대한 역사, 문화, 심리, 과학적 내용 등으로 단편적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으며, 그동안 궁금했던 점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색에 관해 설명하는 부분과 팝송에 있는 색채어를 설명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색채 이미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뤄지지 않은 점이 아쉽다.


책을 더 재밌게 읽기 위해서, 각 색깔의 방으로 들어가며 그 색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것을 먼저 머릿속에 둘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그것에 관한 내용이 있다면 찬찬히 살펴보고, 없다면 인터넷이나 다른 책을 통해 다시 찾아보며 색에 대한 지식을 한층 더 깊게 쌓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의 구절을 일부분 인용하며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다.

 

1960년대 후반에 녹음된 비틀스의 수많은 곡과 마찬가지로, 노란 잠수함을 뜻하는 <옐로 서브마린> 역시 마약에 대한 노래라는 소문이 돌았다. 뉴욕에서 한동안 넴뷰탈이라는 캡슐이 노란 잠수함이라고 불렸던 탓이다. 존 레넌과 함께 곡을 만들어 링고 스타에게 보컬을 맡긴 폴 매카트니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소문을 부인했다. “이 곡은 그냥 동요에 불과합니다. 아이들은 바로 알아듣지요.”  - <컬러의 방> 94p.

 

왜 우울하거나 울적할 때 ‘feel blue’, 또는 ‘we have the blues’라고 말하는 걸까? 영어에서 이런 현대적 표현이 처음 등장하는 문헌은 프랜시스 그로서가 1785년 집필한 『고전 비속어 사전』으로, 여기서는 ‘우울해 보인다 to look blue’를 ‘당황하고, 겁먹고, 실망한 것처럼 보인다’로 정의하고 있다. 19세기 중반에는 미국 문학에서 ‘우울한 feeling blue’과 ‘의기소침한 to have the blue devils’이란 표현이 수도 없이 등장한다. - <컬러의 방> 133p.

 

검은색 드레스에 담긴 서사는 사실 1895년 프랑스 남서부에서 어린 세 자매 줄리, 가브리엘, 앙투아네트 샤넬이 엄마를 잃으면서 시작되었다. (...) 열두 살에 오바진 수녀들의 금욕적인 일상에 적응해야 했던 가브리엘은 흑백의 사제복과 교복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바느질하는 법을 배웠다. 이런 훈련이 코코 샤넬로 하여금 1926년 《보그》 표지를 장식하며 ‘패션계의 T형 포드 자동차’로 칭송받은 블랙 미니 드레스를 디자인하는 데 영감을 주었다. - <컬러의 방> 302~303p.

 

 

[김민성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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