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음식으로 삶을 추억하기 - 끼니

음식 주변의 맛과 향, 기억을 떠올려 내 삶 추억하기
글 입력 2022.10.18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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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살자고 하는 일 아니겠나, 밥부터 먹자!'라는 말 많이 들어왔고, 나도 몇 번 한 적 있다.

 

그만큼 '음식'은 우리 삶에 중요하다. 끼니를 잘 챙겨 먹어야 일상도 잘 굴러간다고 생각한다. 인풋이 좋아야 아웃풋이 좋다는 논리와 같다.

 

혼자 살기 때문에 더욱이 '끼니'를 잘 차려 먹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끼니를 때운다'라는 표현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음식은 그저 우리 몸의 에너지원을 채우기 위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느껴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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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끼니> 책은 '때우다'라는 표현을 한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때우는 끼니 한 그릇이 '빛나건 허무하건 우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 먹어야 사니까.' 이는 작가가 음식에 집중하기보다 끼니를 먹으며 작가가 경험한 상황에 집중한 에세이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어떤 음식을 가장 맛있게 드셨나요? 어떤 것이든 다 좋습니다. 음식의 종류만을 묻는 것이 아닙니다. 어디서 누구와 어떤 음식을 드셨을 때 가장 맛있었나요. 그 순간을 떠올려 보세요.

 

 

작가는 서문에서 '언제 어디서 누구와 먹었던 어떤 음식이 떠오르는지' 질문한다. 그 질문에 스스로 대답하듯 책은 작가가 끼니를 먹다가 마주친 상황과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의 여러 마주침을 읽으며 나의 끼니를 돌아보았다.

 

특히 '혼자 먹기 10단계' 편을 읽으며, 나의 혼밥 레벨을 체크했다. 총 10단계로 난 5단계 '동네 중국집이나 설렁탕집에서 혼자 먹기' 수준이었다.

 

요즘에서야 혼밥하는 사람들이 많고, 레벨을 나눌 필요가 딱히 없다. 하지만 막 20살이 된 때 난 혼밥하기 정말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기숙사 앞 김밥 집에서 혼자 먹기 조금 불편해서 매번 포장을 해서 식사를 했다.

 

오늘은 또 무엇을 먹을까 하며 하교하던 날, 컵라면이 아니라 봉지 라면이 먹고 싶었다. (기숙사에 살았기 때문에 조리할 수가 없었다.)

 

혼밥 레벨이 높지 않았던 때라 김밥 집에서 쭈뼛거리며 주문을 했다. 그러고 나서 라면을 먹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공깃밥 한 공기를 서비스로 주셨다. 깜짝 놀라며 잘 먹겠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배는 이미 불렀지만, 사장님의 인심에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남김없이 음식을 먹었다.

 

생각해 보면 혼자 타지 생활을 했기 때문에 주변 어른들로부터 챙김을 많이 받았다. 특히 밥! 아르바이트 사장님은 그만두고 나서 찾아뵐 때도 밥 먹고 가라며, 끼니를 알뜰히 챙겨주셨다. 또 어떤 어른께서는 자취 생활하면 잘 먹지 못하니까, 영양소가 골고루 있는 비빔밥 메뉴를 추천해주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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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는 '음식'이라는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한 소재로 이루어져서 쉽게 읽힌다. 사소한 이야기들이지만 그 사소함을 진지하게 다루는 에세이는 삶과 직접 대면하면서 또다른 의미를 불러왔다.

 

 

하나, 둘, 셋! 답이 나오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맛있는 음식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면서 충분히 행복하셨을 테니까요!

 

 

앞서 작가가 '음식을 떠올려보세요'라는 말의 뒤 내용이다. 답이 나오지 않아도 이미 그 주변의 음식의 주변의 맛과 향, 기억을 떠올려 내 삶을 추억하며 음식 안의 따뜻함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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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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