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제4회 어텀실내악페스티벌 2022 'Dear; 친애하는' - II

글 입력 2022.10.0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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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_어텀실내악페스티벌.jpg



가을의 기운이 완연한 10월이 도래했다. 어김없이 10월이면 눈길을 끄는 음악회들이 한가득 열린다. 그 중에서도 내 눈길을 가장 먼저 사로잡은 것은 바로 올해로 네 번째 개최되는 어텀실내악페스티벌 일정이었다. 목프로덕션 소속 첼리스트 박유신이 예술감독으로서 이끄는 어텀실내악페스티벌은 실내악의 다양성과 확장을 도모하며 다양한 레퍼토리와 깊이 있는 전달을 통해 국내 관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음악회다. 아직은 실내악 페스티벌 중에서 그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축에 속하지만, 이 실내악 페스티벌에 서는 아티스트들은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음악가들이라는 점에서 어텀실내악페스티벌은 가을 음악제 중에서도 확연히 관객의 기대감을 높이는 음악제라고 생각한다.


이번 제4회 어텀실내악페스티벌은 Dear이다. 친애하는 이라는 의미의 이 단어를 통해, 올해 어텀실내악페스티벌에서는 음악이 가지고 있는 내밀한 가까움을 관객들에게 확연히 보여주려는 듯하다. 총 3일간의 여정 중에서 첫 번째 무대는 'Love Poem'으로 사랑스러운 가을의 감성을 노래하는 듯한 슈베르트, 쇤베르크 그리고 브루흐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 번째 무대는 'Parisien'으로 프랑스 작곡가 및 파리에서 활발히 음악활동을 했던 음악가의 작품들을 다룰 예정이다. 마지막 무대 'Autumn Salon Concert'에서는 실제 응접실에서 소통하고 담소를 나누듯이, 쇼스타코비치와 시벨리우스, 드뷔시, 브릿지, 베토벤, 포퍼 그리고 크라이슬러의 작품으로 내밀한 음악적 대화를 시도할 것이다. 3일 모두 흥미로운 레퍼토리와 뛰어난 아티스트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어 아주 탐나는 무대들이다.


개인적인 여력이 된다면 어텀실내악페스티벌의 세 공연 다 참여하고 싶지만, 일정이 맞는 한 무대만 이번에 참석하고자 한다. 바로 프랑스 음악의 아름다움에 빠져들 수 있는 두 번째 무대, 'Parisien'이다. 의 두 번째 무대인 'Parisien'은 제4회 어텀실내악페스티벌에 참여하는 10명의 아티스트 중에서 비올리스트 이한나와 첼리스트 브래넌 조를 제외한 여덟 명을 만날 수 있는 무대다. 다시 말해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 김재영, 김영욱 비올리스트 김세준, 첼리스트 강승민, 박유신 그리고 피아니스트 김태형, 문지영을 만나는 무대가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 ⓒJino Park.jpg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 ⓒJino Park


 

PROGRAM


Offenbach / Duo for Violoncello in C Major No.3, Op.52

오펜바흐 / 2대의 첼로를 위한 듀오 C장조 3번, 작품번호 52

Vc.강승민 Vc.박유신


Ravel / Ma Mere l’oye for Piano 4 hands

라벨 / 네 손을 위한 어미거위

Pf.김태형 Pf.문지영


Faure / Piano Trio in d minor, Op.120

포레 / 피아노삼중주 d단조, 작품번호 120

Vn.김재영 Vc.강승민 Pf.김태형


Intermission


Prokofiev / Sonata for Two Violins, Op.56

프로코피예프 /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작품번호 56

Vn.김재영 Vn.김영욱


Saint-Saens / Piano Quartet in B-flat Major, Op. 41

생상스 / 피아노사중주 B-flat장조, 작품번호 41

Vn.박지윤 Va.김세준 Vc.박유신 Pf.문지영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Jino Park.jpg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Jino Park


 

이번 어텀실내악페스티벌의 두 번째 무대 Parisien의 시작은 오펜바흐의 작품으로 막을 열 예정이다. 심지어 오펜바흐의 작품 중에서도 2대의 첼로를 위한 작품이라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다. 오펜바흐하면 떠올릴 법한 오페라나 오페레타가 아니라 첼로 작품이 연주된다니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다. 아마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오펜바흐가 비록 오페라 작곡가로 유명했던 것은 맞지만, 그의 음악 커리어는 원래 비르투오소 첼리스트로 시작했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두 대의 첼로를 위한 작품을 남긴 것도 충분히 납득이 되는 작품인 셈이다.


행진곡의 빠르기를 주문하는 Tempo di marcia의 소리는 묵직하면서도 두 첼로의 선율이 활발하게 얽혀들면서 활력감이 든다. 주제가 제시된 후 변주되는 짤막한 이 대목은 아주 매력적이다. 그 후 전환된 Adagio에서는 두 대의 첼로가 보이는 사색적인 세계에 빠져들고 만다. 그 뒤에 맞이하는 왈츠 악장은 우아하게 되살아난다. 마지막 대목에서도 역시 왈츠와 행진곡 그리고 왈츠로 변화하는 과정을 거치며, 첼리스트 강승민과 박유신은 첼로가 가진 다양한 얼굴들을 매력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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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Jino Park


 

두 번째 작품은 라벨의 네 손을 위한 어미거위로 예정되어 있다. 피아노로 연주될 작품이기에, 이 무대에는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문지영이 무대에 설 예정이다. 이 작품은 라벨이 자신의 친구 고데브스키의 두 아이를 위해 작곡한 연탄곡이다. 그래서 작품 자체의 연주가 고도의 기교를 요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상력을 자극하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고, 연주자가 그 분위기를 섬세하게 살려 전달해야 한다는 점에서 연주자의 표현력이 무게감을 갖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1곡 Pavane de la Belle au bois dormant의 동화적이면서도 평화로운 분위기는 내밀한 느낌이 있다. 그러다 2곡 Le petit poucet으로 넘어가면 상승하는 음형 속에서 어딘지 모를 쓸쓸한 발걸음이 그려진다. 3곡 Laideronnette, Imperatrice des Pagodes은 아주 이국적인 선율로 라벨의 재치가 확연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4곡 Les entretiens de la Belle et de la Bete은 왈츠를 모던하게 재해석하는 라벨의 강점이 두드러지다가 그 뒤에서 나타나는 야수의 으르렁거림은 4곡이 가진 이 묘한 분위기를 더욱 오묘하게 고조시킨다. 마지막 5곡 Le jardin feerique는 대미를 장식할 만큼 아름다운 동화 속 세계를 가득 담고 있다. 유려한 아르페지오와 글리산도로 화려하게 끝맺어질 이 작품이, 오랜만에 만날 김태형과 문지영의 연주로 어떻게 빛날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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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리스트 김세준



1부의 마지막 작품은 포레의 피아노 삼중주 d단조로 예정되어 있다. 1부를 꾸미는 음악가들 중에서, 포레는 확실히 대규모 편성보다 실내악에 특별한 재능을 보였던 음악가였다. 그 중에서도 이번 어텀실내악페스티벌에서 연주될 피아노 삼중주는 노년의 포레가 작곡한 작품으로 후기 낭만주의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작품이다. 특히 프랑스 낭만주의의 대가인 포레의 유일한 피아노 삼중주라는 점에서 이 작품이 음악사적으로 지니는 가치는 크다.


이 작품을 연주하기 위해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과 첼리스트 강승민 그리고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인데 이들의 조합이 참으로 기대가 된다. 1악장 알레그로가 주는 비장미가 이들의 손끝에서 어떻게 피어날지 벌써부터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도 그들이 보여줄 아름다운 호흡은 가장 분량이 긴 안단티노에서 더욱 도드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피아노의 반주 위로 바이올린과 첼로가 유니즌을 연주하는 패시지는 가을의 감성을 가장 고조시키는 대목이 될 것이다. 그 뒤에 강렬하게 대미를 장식할 알레그로 비보까지, 이 뛰어난 비르투오소들이 어떻게 포레의 음악을 표현해줄 지 기다려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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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 강승민



2부의 첫 곡은 프로코피에프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가 예정되어 있다. 이름부터 러시아 사람인 게 티가 나는 프로코피에프는 사실 'Parisien'이라는 이번 무대의 주제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특히 프로코피에프를 제외하면 이번 무대에 오르는 작곡가들이 모두 프랑스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프로코피에프는 파리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했기 때문에 어텀실내악페스티벌의 두 번째 무대에 무사히 포함되었다. 그의 작품 중에서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가 연주될 예정이므로, 2부의 시작은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과 김영욱의 조합을 만날 수 있다.


4악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1바이올린의 아름다운 독주로 시작한다. 프로코피에프는 이 작품에서는 그의 고유한 불협화음을 주로 쓰기 보다는 일견 바로크적인 악상을 연상시킨다. 1악장이 안단테 칸타빌레라는 점도 상당히 독특하다. 왜냐하면 2악장이 알레그로기 때문이다. 이렇게 느리고 빠른 악장이 순서대로 번갈아 나오는 4악장 구조가 바로크 시대의 실내악 형태였던 교회 소나타 방식인데, 이 작품은 안단테-알레그로-콰지 알레그레토-알레그로 라는 점에서 확실히 프로코피에프가 과거의 유산을 자신의 방식으로 풀어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2악장은 거친 스트로크가 두드러져 1악장의 분위기와 확연히 다르지만, 3악장에서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주제가 제시되며 러시아풍의 아름다운 분위기를 되살린다. 마지막 4악장 알레그로 지오코소는 프로코피에프가 연주자에게 재치와 기교를 모두 요하고 있어 듣는 이들에게는 즐거움이 가득한 피날레가 될 것이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과 김영욱의 연주로 이 작품을 만날 생각을 하니 더더욱 기다려진다.



감독, 첼리스트 박유신 ⓒJino Park.jpg

예술감독 및 첼리스트 박유신 ⓒJino Park



제4회 어텀실내악페스티벌 두 번째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할 작품은 생상스의 피아노사중주다. 이 작품은 프랑스 낭만의 아름다운 시기를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작이다. 생상스만의 아름다운 악상과 더불어 그가 실내악에서도 각 악기의 성부를 충분히 구성할 수 있을 만한 저력이 있다는 것이 확연히 돋보이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국내 무대에서 생각보다 자주 연주되지 않는 작품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실연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기대가 된다. 이번 작품에서는, 해외 무대에서 종횡무진하고 있어 국내 무대에서 자주 만나기 어려워진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과 비올리스트 김세준이 무대에 오른다. 첼로로는 예술감독인 박유신이 함께하고 피아노에 문지영이 어우러져, 쉽게 만나기 어려운 비르투오소 아티스트의 조합으로 무대를 볼 예정이기에 대미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1악장 알레그레토에서는 즉흥곡 같은 극적인 첫 주제와 보다 서정적인 두 번째 주제가 제시되면서 구성적인 치밀함에 더해 풍부한 감성이 드러난다. 이어지는 안단테 마에스토소 마 콘 모토는 2악장의 일반적인 전형에서 벗어나 장엄미가 넘친다. 피아노의 격정적인 독주로 시작해 현악부의 열정이 어우러지면서 타오른다. 여기서 전환하는 3악장 포코 알레그로는 스케르초다. 생상스의 재치와 익살스러움이 론도 형식으로 담겨있어 듣기 즐거운 악장이다. 마지막 알레그로는 마치 환상곡 같은 악장이다. 하지만 2악장의 재현부 주제와 1악장 코다를 바탕으로 해서 대위법적인 요소까지 선보인다는 점에서 구성적으로 화려한 피날레다. 단연코 이번 무대에서 가장 비중이 큰 작품인 만큼, 박지윤과 김세준, 박유신 그리고 문지영이 어떤 호흡으로 이 우아하고도 장엄한 작품을 선보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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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태형 ⓒJinho Park



작년에 처음으로 발걸음했던 제3회 어텀실내악페스티벌에서 예술감독 박유신의 뛰어난 감각을 체감했다. 음악제의 주제에 맞는 프로그램 구성, 이를 표현할 수 있는 뛰어난 연주자들의 배치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채워진 무대를 보면서 첼리스트인 동시에 예술감독으로서 박유신이 어텀실내악페스티벌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작은 규모의 음악제임에도 어지간한 대형 공연 못지 않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음악제였기에, 올해의 어텀실내악페스티벌은 또 어떤 느낌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지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비록 일정 상의 이유로 프랑스 음악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프로코피에프까지 곁들이는 어텀실내악페스티벌의 두 번째 무대에 집중하게 되었지만, 만일 가을 감성을 만끽하고 싶은 관객이 있다면 어텀실내악페스티벌의 첫 번째 무대도 가보길 추천한다. 음악이 러브레터가 되는 아름다운 순간을 목도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실내악을 조금 더 알아가고 싶은 관객이라면, 쇼스타코비치와 시벨리우스, 드뷔시, 브릿지, 비올라, 포퍼 그리고 크라이슬러의 실내악 작품을 두루 다루는 어텀실내악페스티벌의 마지막 무대까지 챙겨보면 실내악의 매력에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을 듯하다.


예술감독 박유신을 필두로 뛰어난 연주자들이 함께 무대를 꾸며나갈 제4회 어텀실내악페스티벌. 광휘와 같았던 작년 가을의 무대에 이어 찬란하게 올 가을을 장식할 이 음악제의 뜨거운 순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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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문지영 ⓒGRZEDZINSKI



제4회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 2022: Dear; 친애하는


Part 1. Love Poem 2022년 10월 20일 (목)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Part 2. Parisien 2022년 10월 21일 (금)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Part 3. Autumn Salon Concert 2022년 10월 23일 (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R석 60,000원 / S석 40,000원

약 110분 내외 (인터미션 15분)


입장연령 : 8세 이상

(미취학 아동 입장 불가)


주    최 : 목프로덕션,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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