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창작의 별들이 모여 이루는 은하수, 미리내(Mirinae) - 서울인디애니페스트2022

글 입력 2022.10.04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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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일의 독립애니메이션 영화제 ‘인디애니페스트’가 올해 ‘서울인디애니페스트’라는 새 이름을 가지고 세계 유일의 아시아 독립애니메이션 영화제로서의 첫 발걸음을 뗐다. 이러한 명칭 변경은 서울이라는 공간적 정체성을 가지고 세계 각국의 독립애니메이션 감독들과 연결되는 영화제가 되고자 하는 기대를 담은 것이다.


각 프로그램의 이름도 독특하고 개성 있다. 학생 작품의 공모를 받는 ‘새벽비행’ 부문은 젊은 세대의 새벽 첫 비행에 발판과 같은 존재가 되겠다는 의미를, ‘독립보행’ 부문은 작가로서 홀로 나아가고 있는 이들의 발걸음을 응원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올해 신설된 부문인 ‘미리내로(Mirinae Road)’는 앞선 새벽비행과 독립보행을 지나 별들의 강 미리내로 향하는 여정을 뜻하며, 장편으로의 확장성에 주목하여 국내 및 아시아 지역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웹 애니메이션 부문인 ‘랜선비행’, 아시아 경쟁 부문인 ‘아시아로’가 있다. 이처럼 ‘길’ 혹은 ‘비행’이라는 키워드를 담은 프로그램명은 서울인디애니페스트가 독립 애니메이터들이 더 멀리, 더 높이 함께 날아오르기 위해 소통하고 교류하는 장임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듯하다.


나는 26일에 독립보행 1, 미리내로 1 프로그램을 관람했으며, 이번 리뷰에서는 이 두 프로그램에 대한 감상 소감을 간략히 기록해보려고 한다.




독립보행 1 (Independent Walk 1)



독립보행 1에서는 90분 동안 7개의 단편 애니메이션들이 연달아 상영되었다.

 

그동안 영화관에서는 일반적인 영화 관람이나 시사회 참여를 한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관객상 투표용지를 받아 입장하고 작품 사이사이마다 박수를 치는 경험부터가 새롭고 즐거웠다. 애니메이션과 공연 중간쯤의 특별한 장르처럼 느껴졌다.


작품들의 주제는 무척 다양했으며 스톱 모션, 수채화, 몰핑 기법 등 각기 다른 여러 표현 방식이 작품들에 개성을 더했다.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시각적 효과가 강렬하기도 했고, 모든 작품이 다채로운 인상을 주었기 때문에 아직도 작품들의 내용과 이미지가 생생하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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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전진규 감독의 <상실의 집>이었다.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로, 요양원에서 군인의 신분으로 일하게 된 주인공이 노인들을 관찰하며 상실에 관한 독백을 한다.


작품 속 노인들이 한국전쟁의 아픔을 겪은 이들이라는 사실이 강조되었기 때문에 더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우리나라 안에서의 ‘시대의 단절’ 문제를 보다 심도 있게 다루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인물과 장면의 묘사에 있어서 영화보다 자유로운 효과를 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의 장점을 뛰어나게 활용한 작품이었다.

 

 


미리내로 1 (밝은 곳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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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듯이 ‘미리내로’는 올해 신설된 장편 부문이다. <밝은 곳을 향해> 역시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장편 작품이지만, 옴니버스 형식이었기 때문에 서로 다른 7개의 짤막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사랑과 감정’에 초점을 두어 7권의 중국 원작 그림책을 각색한 애니메이션으로, 내용이 쉽고 단순하면서도 삶의 중요한 가치들을 담고 있다.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사랑과 형제 간의 우애, 좋은 이웃과의 관계 등 따스함으로 가득한 주제들을 다룬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사랑과 평화가 있는 세상에서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또한, 그림책이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듯, 이 작품 역시 이미 어른이 된 이들에게도 잔잔한 감동과 세상에 대한 애정을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이번에 서울인디애니페스트를 처음으로 관람함으로써 독립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접하고 관심을 가지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올해의 슬로건 ‘미리내’가 의미하는 바와 같이 별처럼 빛나는 이야기들이 모여 서로를 비추며 은하수를 이룰 수 있도록, 앞으로도 서울인디애니페스트가 많은 창작자를 불러모으는 광장의 역할을 함으로써 발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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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희 컬쳐리스트.jpg

 

 

[송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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