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부자도 전문가도 아닌 미술 애호가에게 - 처음 만나는 아트 컬렉팅

미술을 느끼고 아는 것에서 이제는 소화하기
글 입력 2022.09.3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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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작품을 감상하거나 관련 글을 쓰면서, 늘 느끼는 점이 바로 ‘이것은 작가의 세상이며, 그것을 통해 나는 세상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다’였다. 작년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 소개된 이소영 아트 컬렉터도 방송에서 비슷한 말을 했다. “캔버스는 세상을 이해하는 창문이며, 수많은 작가가 거기다 그림을 그리고, 그것은 다 다른 창문이다. 그렇게 우리가 작품을 볼 때마다 세상을 이해하는 창문이 하나씩 늘어가는 것이다.”

 

이소영 작가는 그동안 여러 권의 미술 관련 도서를 쓰면서 대중들에게 미술을 친근하게 소개하는 아트 메신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정작 저자가 정말로 사랑하고 오랫동안 지속해온 일인 ‘아트 컬렉팅’에 관련한 책은 한 권도 집필한 적이 없었다. (예민하고 복잡한 부분이라 생각했기에)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많은 사람이 미술 시장에 문을 두드리자, 지금이야말로 건강한 아트 컬렉팅에 대해 말해야 할 때라는 것을 느꼈고, 지난 1일 책 <처음 만나는 아트 컬렉팅>을 냈다.

 

이 책은 초보 아트 컬렉터에게 유용한 정보를 많이 담고 있으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말을 쓰자'는 작가의 목표 아래, 그녀는 자신은 뭘 소장했고, 어떻게 그것이 이루어졌는지와 같은 리얼한 에피소드들을 담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책을 썼다.

 

솔직히 나는 아트 컬렉팅에 도전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아트 컬렉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다. (나와는 거리가 먼 것, '그사세') 이 책을 든 이유도 아트 컬렉팅에 대한 나의 인식의 변화보다는, 단지 미술이라는 관심사의 확장이 목적이었다.

 

책을 덮은 뒤, 나는 그동안 굉장히 좁은 시선으로 아트컬렉팅뿐만 아니라 미술을 바라보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트 컬렉팅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알고 난 지금, 난 '아트 컬렉팅'이 하고 싶다! 이것은 분명 진심으로 예술을 사랑하는 이로부터 아트 컬렉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기에 가능했다.

 

 

처음 만나는 아트 컬렉팅_표지이미지.jpg

 

 

미술을 좋아한다고 말하기엔 나는 미술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 그래서 전시회를 자주 가는 내게 “예술 좋아하나 봐요?”라는 질문이 오면, 늘 “그런데 (예술) 잘 몰라요...”라고 답했다. 미술 전공도 아니고, ‘미술’, ‘예술’은 전문성이 강한 영역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그런지 당당하게 “좋아해요!”라고 말하지 못했다. 그런데 책 속의 체크리스트를 통해 나는 내가 ‘미술 애호가’임을 증명받았다. 그리고 작가는 이미 미술을 좋아하는 것 자체만으로 미술 애호가라는 말해주었다.

 

작가의 그런 말 한마디로, 나 스스로 세운 첫 번째 미술에 대한 장벽이 무너졌고, 이것을 시작으로 미술품을 산다는 행위에 대한 인식의 장벽도 책을 읽는 동안 천천히 무너져갔다. 


나는 아트 컬렉팅은 흔히 부자들의 취미라 생각했고, 책에서 말하는 '아트 컬렉팅하는 이유 3가지' 중 ‘투자형'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트 컬렉팅’의 의미가 정말로 그것뿐이라면, 저자뿐만 아니라 책 속에 소개되는 이들이 왜 차를 팔고, 쓰리 잡을 하면서까지 미술품을 사는지 이해할 수 없다. 분명 그곳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고, 있었다.


그렇게 내가 몰랐던 다른 이유로(미술 애호가형), 작가와 주변 컬렉터들은 모두 장기적이고, 열정적으로 아트 컬렉팅을 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런 이유를 전혀 몰랐던 것이 아니다. 나도 미술로부터 내적 성장을 경험했고, 그래서 자주 미술관을 찾았으니까. (그들은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 그것을 가까이 둘 뿐이다)

 

이소영 작가는 작품이 좋아서 구매했는데, 가격이 올랐다고 팔고 싶지 않을뿐더러 오래 보고 향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히려, 그만큼 작가가 유명해지고 자신의 안목이 높았음에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워드 파버 또한 “투자자로만 구매하는 경우 경마장에 가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본인이 선택한 미술 작품이 미술사적으로도 중요하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을 때의 자존감과 심리적 만족도는 값을 환산할 수 없을 만큼 높다. 행동경제학의 입장에서 설명하면 누구든 미술품을 사면 ‘심리적 이자율’을 얻을 수 있다. 나는 이 단어를 쉬운 말로 ‘심리적 재테크’라고 부른다. 즉, 자신이 그 그림을 소유함으로써 얻는 효용과 만족감도 재테크에 속한다는 의미다. 이런 심리적 이자율이자 심리적 재테크는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것이므로 타인에게 있는 것과 나에게 있는 작품의 가치가 다를 수 있다. 더불어 경기가 좋고 나쁨에 구애받지 않는 ‘비경기변동적’이다.

 

p.49

 

 

 

삶에 들인 미술품



한 번도 무언갈 수집해보지 않아서 그런지, 수집이라는 것에 대한 의미를 내가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어느 집에 가도 수집품은 늘 있었다. 술, 스포츠 기념품, 화폐, 우표 등등... 그렇다. 그렇게 보면 미술품 수집이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다. 또 무언갈 수집한다는 것은 진짜로 좋아하지 않으면 하지 못하는 것이고, 그만큼 열정 있기에 공부하고, 찾고, 소비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아트 컬렉팅’이 수집은 수집이지만, 컬렉터들이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서 전시장을 돌고, 다른 곳에 돈을 쓰지 않는 대신 이곳에만 집중하는 모습들을 통해서, 어쩌면 우리가 일상 속 '그만큼의 돈과 노력을 해서 그걸 산다고? 한다고?' 생각이 드는 정도의 차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내 주변 사람 중 (즐기는 사람이 없어 그나마) 가장 미술에 관심이 있는 한 사람에게 이렇게 물었다. “미술품 사고 싶으세요?”. 그리고 나는 답변을 통해, 이 질문 자체부터 이미 미술품을 산다는 것이 되게 특별한 것이라는 내 생각이 들어가 있음을 알았다.

 

“몇 개 가지고 있는데?”. 좋아하는 것에서 소비하는 단계까지 넘어가는 건 어렵다. 하지만 그 차이는 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는 거다.

 

지방 사람인 내가 왜 서울로 가서 바쁘게 그림들을 보러 다니는지 생각해보면, 그것이 나에게 놀거리고, 힐링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림을 보고 있으면 사고하게 되고 여러 자극을 받는다. 그때그때 나의 상황에 맞는 찰떡같은 질문을, 그림은 내게 던져줄 수 있다. 그리고 나 스스로 그 답을 찾도록 도와준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기 애매하거나 힘든 상황에서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것이 바로 그림이다.

 

작가도, 아트 컬렉팅을 하는 사람 대부분도, 전부 나와 같이 미술품을 통해 무언가를 깨닫고 내적으로 성장함을 느낀다. 그리고 그들은 나보다 거기서 조금, 그것을 그냥 더 가까이 두는 것뿐이다.

 

*

 

<동그라미에게 Dear O [작품 소개 #8]>

 


20220929001745_ynyhkyiu.jpg

최하늘 HANEYL CHOI <돌리는 맛> 2020 propeller on stone 35(w) x 20(d) x 165(h)cm, <묶는 맛> 2020

rope on pink stone 60(w) x 35(d) x 55(h)cm, <씌우는 맛> 2020 cap on disabled stone 23(w) x 20(d) x 78(h)cm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 @dear.o

 

 

“앞으로 더 긴 수명을 가지게 될 인간을 위한 반려 조각을 고민해본다. 반려하고 하는 개념은 생명을 가지고 있는 것에만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최근 반려 악기, 반려 장난감 등, 사물에도 해당 개념이 들러붙는 것을 보면서, 서로 짝이 될 수 있는 동무는 꼭 살아서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러한 점에서 형태가 변하지 않고 나이를 먹지 않는 조각은 그것에 매우 부합한 매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주인의 쓰다듬을 기다리는 반려 조각은 주인에게 애정을 쏟아야만 하는 부담을 주지 않는다. 반대로 그들도 누군가를 오매불망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이 반려 조각은 그냥 존재하는 것이고 아주 가끔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를 줄 뿐이다.

 

이 시대의 반려 조각은 누군가의 기억을 보관하지 않고 그저 작은 인터랙션을 통해 간간이 심신의 위로를 줄 뿐이다. 또한 그것은 언제나 파괴될지도 모른다는 산뜻한 맥락에 있을 뿐이며 박제와 같은 긴 시간을 담보하지 않으며 자신의 존재를 주인에게 묻지 않는다.

 

- 최하늘 작가

글 출처 = 인스타그램 @dear.o

 

 

 

 

작가만이 아니라



갤러리가 마치 연예인 기획사 같은 역할을 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그것에 대한 더 구체적인 내용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진 작가와 갤러리, 미술관을 팔로우해놓은 게 전부였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 그전에 몰랐던 작가들도 서치하고 팔로우했지만, 무엇보다 새로이 큐레이터나 비평가, 컬렉터들을 팔로우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전시에 가면 작품에만 집중하고, 작가에만 관심을 가졌었다. 더 크게 비엔날레나 전시의 구성까진 보지 않았다. 그런데 개인전도 개인전이지만, 특히 특정 주제로 다양한 작가들을 묶어 구성하는 것 또한 하나의 메시지며, 예술이라는 걸 책을 통해 깨달았다. 분명 내가 영화를 볼 때 감독도 보듯, 그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까지 눈여겨본다면 (전시 구성) 그의 독특한 시선과 안목에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고, 현대 미술 공부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이소영 작가가 아는 어떤 (예술) 작가는 자신의 작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방향을 정확히 모르던 시절, 비평가의 글을 보고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수많은 미술상 또한, 작가들에게 ‘더 작업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력을 불어다 줌으로써 미술계를 성장시킨다는 것을 (당연하지만 그동안 작가에게만 집중했기에)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컬렉터, 당연히 소비자 역할을 하는 컬렉터가 미술 시장에 영향이 있는 것은 당연하겠거니 했지만, 조금 달랐다. 아트 컬렉터는 단순히 익명의 소비자가 아니었다. (누가 무엇을 가졌는지 컬렉터끼리 알고 있다고 한다) 마치 우리가 패션 이스타로 불리는 유명인이 어떤 옷을 입었다 해서 그 옷이 전부 동나거나, 그 옷의 리셀가가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듯, 유명 컬렉터나 기관이 소장했던 미술품은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즉, 갤러리들의 노력, 큐레이터와 비평가들의 시선, 컬렉터들의 열정과 안목, 이 모든 것이 제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기에 미술계가 흘러가고 발전해나가는 것이다.

 

 

<작품을 미술관이 소장하는 것에 대하여>

 

왜 갤러리들은 이렇게 미술관 소장을 좋아할까?

 

인기가 많고 수요에 대한 욕구가 높을수록, 더욱 작가의 초기 작품들이 세계 여러 미술관에 소장되어 장기적으로 연구, 전시된다. 혹여 마켓이 주춤하거나 작업이 정체기에 빠졌을 때 기관에서의 전시와 학예 연구를 목적으로 작가를 보호할 수 있다. (생략)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았을 때 젊은 작가의 작품들은 미술관과 유수의 기관들에게 먼저 자리 잡게 해서 작가로서의 이력을 탄탄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이후 컬렉트들에게도 긍정적 효과일 것이라 생각한다. (생략) 마켓의 열기 혹은 한기에 크게 휩쓸리지 않고 작품이 가장 빛을 발하는, 컬렉션이나 기관에 주는 것이야말로 갤러리가 가장 중요하게 지켜야 할 자존심이다.

 

- 황규진 타데우스로팍 서울 총괄 디렉터, p.325

 

 

 

 

예술, 컬렉팅, 세계관



장기적으로 아트 컬렉팅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테마’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 같은 경우에도 옷이나 화장품에 대한 취향이 확고한데, 한두 개 사다 보면 기존의 것들과 잘 매치할 수 있는 것을 데려오고 공부하듯, 미술에서도 자신만의 취향이 있고, 점점 테마가 잡혀가면서 해당 컬렉션에 대한 전문성이 높아지나 보다. 유명 아트 컬렉터 중 자신만의 테마를 가진 이들이 많고, 그들의 소장품이 가치 있게 알려지거나 거래되는 일이 많다고 한다.


나는 나의 옷 취향이나 영화 취향은 알지만, 미술 취향은 아직 잘 모른다. 그래서 나의 미술적 취향이 뭔지 궁금하고, 찾고 싶어졌다. 그런데 이것은 단순히 취향 찾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내 삶에서 중요시하는 가치관, 세계관, 감정, 주제까지도 알 수 있는 길일지도 모른다.

 

앞서 캔버스, 예술이 한 사람의 시선, 세상을 보여준다고 했는데, 그러한 여러 시선과 세상을 한데 모아 연결한 것이(컬렉션, 테마) 바로 컬렉터가 보는 세상이며, 그것 또한 대단한 예술이라 생각한다. 이소영 작가는 책에서 “서로 다른 나라, 다른 집, 다양한 직업,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지닌 컬렉터들의 아트 컬렉션을 보고 있으면 하나의 마을, 나아가서는 도시, 그다음은 나라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이 책의 3장에서는 작가가 생각하는 미학들도 나와 있는데, 그중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인용한다.


 

<추함의 미학>

 

추도 미에 포함된다. 영화나 드라마를 생각해보라, 추함을 받아주는 것은 예술이 유일하다. 세상이 그 어떤 것도 추함을 수용하지 않지만, 오직 예술은 추함을 수용한다. 인테리어나 디자인은 예쁘거나 기능성이 있어야 하지만 미술 자체는 추를 허용한다는 뜻이다. (생략) 예를 들어 뭉크의 <절규>, 당시 사람들은 이 그림이 무섭고 추하다고 생각했지만, 1차 세계대전이 지나고 개개인의 고독과 고민이 늘어나고 살기 힘들다는 생각이 퍼지자 사람들은 도로 한가운데서 절규하는 뭉크의 그림에 공감했다. 추에도 공감을 한 것이다.

 

p.215

 

 

<현대미술의 미학>

 

흔히 현대 미술은 어렵고, 이해가 잘 안된다고 한다. 미술은 시대를 담고 반영하는 예술인데, 사회와 인간 개개인이 참 다양하고 난해하고 이상해서라고 말하면 이해가 될까? (생략) 미술관에 가서 모든 그림이 똑같다고 느껴지면 오히려 위험하다. (생략) 미술관에 갔는데 미술이 참 다양하다 느끼면 ‘미술의 자율성이 존중되고 있구나!’하고 생각하면 된다.

 

p.223

 

 

<새로운 미학>

 

작품이 예쁘다, 귀엽다, 이렇게 정의할 수 있는 감정이면 과거의 미학인 경우가 많다. 반면 도대체 무슨 느낌인지 아리송하고, 정형화되어있지 않을 작품일수록 새로운 미학일 때가 많다. 토마스파크갤러리 대표이자 번역가 박상미는 “작품을 너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 재미가 없더라고요. 무슨 의미인지 눈에 빤히 보이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보다는 조용히 속삭일 때 귀를 기울이게 돼요.”라고 말을 한 바가 있다.

 

p.273

 

 

나는 작품을 보고 내가 무엇을 느끼고,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설명하고자 할 때, 표현력이 딸려 시원하지 못했던 적이 많다. 그래서 나는 <평소에도 안목을 기르는 법>에서 작가가 언어의 한계와 힘을 느꼈던 경험이 너무나 공감갔다. (작가가 유튜브에서 작품을 보고 “예쁘다” 한 말에 반발감이 들었다는 사람과 그렇게 표현한 작가 모두 이해가 갔다) 그래서 책에서 알려준 형용사, 미술 감상용 단어만을 통해서라도 그동안 뭉뜽그려 표현했던 점을 고치고자 마음 먹었다. 그래야 책 <감정 어휘>에서 유선경 작가가 말한 대로 ‘나를 내 삶의 중심에 세울 수 있다'.

 

 

IMG_2309.jpg

책 옆면

 

 

나는 절대 영입 당할 것 같지 않았던 아트 컬렉팅에 영입 당했다. 이런 표현은 마치 이 책이 아트 컬렉팅하라고 꼬셨다는 것 같지만, 그건 아니다.

 

나와 마찬가지로 돈을 쓰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고 부자들의 취미라고 생각한 이소영 컬렉터 (작가)는, 우연히 미술품을 사고 난 후 자신이 계속해서 컬렉팅하는 이유, 그리고 그것이 주는 가치들을, 자기 경험을 통해서 '진심으로' 권하고 있다. (마치 내가 정말 맛있다고 하는 음식을 친구가 맛보지 않아 들던 아쉬운 감정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앞으로도 나는, 보이지 않는 벽으로 작품과 거리두기를 했을거다. 이제 이 책을 통해 내가 미술 애호가라는 사실도 알았으니, 책에서 알려준 대로 미술을 감상하고, 공부하고 (그리고 꼭! 다녀온 전시의 팸플릿이나 전시 도록을 잘 보관할 것) 무엇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아트 컬렉팅에도 도전해보고자 한다!


"아트 컬렉터를 비판하는 사람들 중 정작 미술품에 100만원도 쓰지 않는 사람이 많다. 미술이 아무리 돈이 된다고 생각해도 미술을 믿지 않는 사람은 미술에 돈을 쓰지 않는다. 미술품은 정말 미술의 힘과 가치를 믿는 사람만이 기꺼이 살 수 있다." p.44

 


[김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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