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어떻게 생각해 [음악]

글 입력 2022.09.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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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노을빛과 선선한 바람은 가을이 안겨주는 선물 같은 하루의 마무리이다. 이런 하늘을 바라볼 때면 생각나는 노래가 한 곡 있다. 바로 <치즈 – 어떻게 생각해>이다.


 



 

처음 이 곡을 알게 된 건 바로 이 뮤직비디오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감독님과 배우님의 조합을 보기 위해 영상을 재생시켰다.

 

치즈 (이 노래가 나올 당시엔 달총과 구름, 2인 체제의 인디 그룹이었지만 2017년도를 기점으로 달총 1인 체제로 바뀌었다)라는 가수의 이름은 들어봤지만 노래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노래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어떤 뮤직비디오일지에 대한 기대감에 초점을 두었다.

 

뮤직비디오에 대한 기대감은 100% 만족을 달성하였고 여러 번 반복 재생하며 감독님에 대한 찬사와 배우님에 대한 감탄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다음 날, 학교를 갈 준비를 하며 이 노래의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나를 발견했다.

 

영상을 집중해서 본 터라 전체적인 가사는 모르지만 이쯤에 이런 장면이었지를 떠올리며 오로지 멜로디와 어떻게 생각하냐는 반복 가사만 중얼거렸다. 통통 튀는 멜로디가 마음에 들어 플레이리스트에 노래를 담아두고 가끔 랜덤 재생으로 흘러나오면 또다시 어떻게 생각해 부분만 따라 부르는 정도의 노래로 간직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대학교 4학년 2학기 어느 날이었다. 곧 졸업을 앞둔 예체능 전공의 싱숭생숭한 마음은 예민함을 뛰어넘어 무념무상의 상태에 다다랐다. 오랜만에 만난 소꿉친구와 시간을 때울 겸 들어간 동전 노래방에서 무슨 노래를 부를지 고민하며 플레이리스트를 훑고 있던 그때, 바로 이 노래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랜덤으로 어쩌다 한 번씩 듣던 노래를 갑자기 왜 부르고 싶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무념무상의 예비 졸업생은 이 노래를 선택했다.

 

처음으로 이 노래의 가사를 한글로 보게 된 날이었다. 뮤직비디오 하단에 가사가 나오지만 영어로 번역된 채 나왔기 때문에 (그리고 사실 영상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항상 멜로디만 귓가에 맴돌았었다. 노래를 대하는 태도에는 크게 세 가지 부류의 사람으로 나눠진다. 멜로디에 반하는 사람, 가사에 반하는 사람, 퍼포먼스에 반하는 사람.

 

이 당시의 나는 첫 번째에 해당하는 사람이었다. 딱히 가사나 퍼포먼스에 감동하며 노래를 듣던 사람은 아니었다. 지금의 나는 멜로디보다 가사에 집중하며 듣는 사람으로 바뀌었는데, 그렇게 바뀌게 된 계기가 바로 이 노래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이른 노을지던 그 하늘 아래 가로수 길을 따라 걷던 우리들

많은 사람들과 발끝을 부딪치며 걷고있어

아무 생각 없이 앞만 봤었고 뒤에선 누군가가 쫓아온 듯 해

이 많은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해 넌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해 넌

난 늘 생각해 난 늘 생각해야 해

이제 그만 지겨워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해 넌

어떻게 생각해 이렇게 생각해 난

이제 그만 지겨워

 

그 날 넌 기억하니 예전에 우리 꿈을 나누던 그 밤의 놀이터를

마냥 하늘만 보며 결국 잘될 거라고 얘기했지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해 넌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해 넌

난 늘 생각해 난 늘 생각해야 해

이제 그만 지겨워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해 넌

어떻게 생각해 이렇게 생각해 난

이제 그만 지겨워

 

바보 같던 웃음의 순수했던 날 우리가

오늘도 내일도 매일이 그리워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해 넌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해 넌

난 늘 생각해 난 늘 생각해야 해

이제 그만 지겨워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해 넌

어떻게 생각해 이렇게 생각해 난

이제 그만 지겨워

 

 

누군가는 이 노래를 연인의 노래, 이별을 앞둔 노래, 방황하는 우리들의 노래 등으로 해석한다. 졸업을 앞둔 무념무상 상태의 예체능 전공생이었던 나는 청춘의 노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노래를 부르는 내내 눈물이 찔끔 났다.

 

3분 24초 동안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가사를 낭독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가사를 한 줄 한 줄 머금으며 나와 같은 꿈을 꾸며 달려왔던 친구들이 생각났고, 옆에 앉아 있는 소꿉친구와 놀이터에서 혹은 공원에서 미래를 이야기하며 웃음 짓던 날들이 생각났고, 사실 생각이 너무 많아 무념무상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는 스스로가 생각났다.

 

이렇게 마음을 울리는 가사 일 줄 꿈에도 몰랐던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생각해만 흥얼거렸던 과거의 시간들이 한탄스러웠다. 이후 미래가 걱정될 때, 너무 많은 생각에 잠식되어 어찌할 바를 모를 때, 과거의 내가 그리울 때, 친구들이 보고 싶을 때 이 노래를 찾아 듣곤 한다. 특히 요즘같이 노을빛이 아름답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날, 서서히 검게 물드는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으로 가득한 목소리를 들으며 위로를 받을 때도 있다.

 

언제쯤 이런저런 생각에 고민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지겨워하지만 한편으론 복잡한 생각을 할 수 있는 현재에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어느새 어두워진 저녁 하늘을 마주한다. 누군가에겐 별거 아닐 수도 있는 사소한 무언가가 또 다른 누군가에겐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툭툭 털고 일어나 어딘가로 향하는 많은 사람들 틈에 섞여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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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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