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영화 모임에 다녀온 후
글 입력 2022.09.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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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는 다양한 종류의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대중문화의 흐름 속에서 그 변화하는 양상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것 저것 다 경험해보고 싶어진다.

 

특히나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 같은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더 다채로운 작품이 나오고 있다. 이런 경향 속에서 문화예술을 즐기는 것은 현대인의 어쩌면 당연한 취미이자 소양이 되어가고 있다.

 

영화를 사랑한다. 영화가 주는 다감각적인 자극을 사랑한다. 영화를 보고 주제에 공감하고 인물에 이입하는 것을 사랑한다. 영화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추천하는 것을 사랑한다.

 

그래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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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동아리에 하나 가입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영화와 관련한 다양한 기획과 활동을 진행하는 동아리다.

 

서로를 영화 속 인물 혹은 캐릭터의 이름으로 부르는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 나의 별명을 고르는 것을 굉장히 고민했다. 원래는 나를 영화에 관심을 갖게 해 준 영화 <졸업>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 로빈슨 부인으로 정하였는데, 두 글자로 쉽게 불리면 더 좋겠다는 생각에 <인생은 아름다워>의 주인공 귀도의 아내인 도라로 정하였다.

 

물론, 아무도 <인생은 아름다워>를 먼저 떠올리진 않았고 교육용 애니메이션 <도라도라>를 떠올렸지만.

 

동아리에서 사람들과 첫 모임을 가졌다. 영화를 적게 본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모르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그리고 그 영화의 인물들 이름을 자신의 별명으로 설정한 사람들도 많았다. 덕분에 자기소개를 할 때 약간 쭈뼛거리며 별명을 기억하려고 애썼다.

 

여러 가지 기획 중에서 원하는 기획을 담당하기 위해서 선착순으로 손을 들었다. 분명 사람들이 고전 영화에 대해서는 잘 관심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것 또한 나의 오만함이었다. 나는 내가 하고 싶었던 고전 영화 기획에서 빠르게 떨어졌다. 아쉬웠지만 다른 기획을 맡을 수 있고, 그 기획을 통해서 더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낙관적으로 바라보기로 했다.

 

사람들과 좋아하는 영화, 싫어하는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싫어하는 공포 영화를 좋아하고 공포 영화의 캐릭터를 자신의 별명으로 설정한 사람들도 있었다. 반대로, <졸업>의 '막장스러운' 사랑을 좋아한다고 말하자 멜로를 좋아하는 사람은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다양한 영화 취향을 공유하는 것 자체로도 느껴지는 풍부한 기쁨. 이 대화에 더욱 깊게 빠져들었다.

 

사람들이 나를 "도라"라고 부르면 나는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몇 초동안 가만히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곤 대답을 하곤 했다. 내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할 때도 별명이 기억나지 않아서, 또는 별명을 부르는 게 어색해서 머뭇거리며 부르고, 처음 이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도 약간은 부끄러워하는 것 같았다. 동시에, 기존 부원이자 서로를 별명으로 잘 외우고 부르는 사람들이 신기했고 약간은 부러웠다. 나도 얼른 이 모임이 익숙해지고 싶었다.

 

첫 모임밖에 나가지 않아서 어떠한 활동을 하게 될 지 모르겠다. 그러나 첫 모임에서 느낀 것은, 많은 사람들과 내가 사랑하는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내게 희열을 준다는 것이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면, 눈이 정말 아름답게 빛난다. 단순한 안광이 아니라, 열정과 애정이 듬뿍 담긴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보여지는 사랑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대되는 영화 모임, 기대되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많은 사람들과 영화를 향유할 두 번째 만남을 기다린다.

 

 

[윤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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