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9km를 쉬지 않고 뛰며 느꼈던 것들 [운동]

마라톤에 출전합니다
글 입력 2022.08.2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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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에 참가하기로 했다.


요즘 런닝은 내 삶과 조금 동떨어져 있었다. 공부하고 취업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은 조금씩 등한시되었다. 런닝과 조화롭던 삶의 패턴을 찾고 싶었다. 인간은 중요한 것을 자주자주 놓친다.

 

내 삶의 성취이자,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꿔주는 것,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해주고 긍정적인 마음을 충전해 주는 것이 런닝이었다. 런닝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마라톤이라는 선택을 했다.

 

작년 2월부터 런닝을 시작했으니, 약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혼자서, 크루와, 천천히, 빠르게, 도심에서, 공원에서, 런닝 트랙에서 다양하게 뛰어보며 나만의 페이스가 생기고, 나의 런닝은 점차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런닝 새내기라는 이름표를 떼고 한 단계 올라갈 필요가 있었다.

 

 

 

생애 첫 9km


 

그저께는 생애 첫 9km를 지속하여 뛰었다.

 

마라톤이 점점 다가오니 위기감을 느껴 잠시 나갔던 저녁 런닝이었다. 컨디션이 안 좋아 평소보다 느린 속도로 천천히 사부작 사부작 뛰었다. 주기적으로 뛰던 5km가 넘고 6km, 7km, ... 그리고 9km가 되었다. 약 1시간 동안 멈추지 않고 달린 개인 최고 기록이었다.

 

지난 런닝과 다른 점이 있다면 굉장히 천천히 뛰었다는 것, 내 몸 컨디션에 집중해서 뛰었다는 것, 그리고 폰을 한 번도 보지 않았다. 폰에는 내가 몇 킬로를 뛰었고 얼마나 남았는지, 얼마나 빠른 속도인지를 측정해 주는 앱이 있었는데, 그것을 신경 쓰기보다 나의 상태와 런닝 그 자체에 집중했다. 이전까지의 런닝은 목표 지향적으로 목표를 잡고 몇 분 안에 뛰자는 마음이 고통을 주었었다.

 

그러나 기록보단 내 호흡과 내 자세에, 런닝의 본질에 집중을 하니 훨씬 멀리, 더 좋은 기록을 얻었다. 이것이 거리를 늘리고 장기런을 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었다.


그러나 6K 즈음부터 불편한 부분들이 하나씩 생기기 시작했다. 팔을 세차게 흔들고 숨을 가쁘게 쉬니 어깨 통증이 생겼고 발에 무언가 계속 스쳐서 물집이 생길 것만 같았다.


그러나 멈출 만큼의 고통은 아니었고 자잘한 불편한 것들이 너무 신경 쓰였다. 런닝에 집중하기가 힘들어졌다. 다시 런닝에 집중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불편한 것들에 신경을 거두고 런닝에 집중하여 계속 뛰는 것이었다.

 

놀랍게도 계속 뛰다 보면 고통은 점차 사라지고, 담담히 잘 뛰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나 자신과의 싸움은 생각보다 사소한 부분에서 시작됐다.


결국 9km와 물집을 맞바꾸었다. 신발의 발볼이 타이트했던 것이 문제였다. 5km까지만 뛸 때는 몰랐던 문제점들이 장거리를 달리니 보이기 시작했다. 문제점들을 하나씩 해결하다 보면 마라톤의 총거리인 21km(하프마라톤)를 완주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렇게 앞으로 런닝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졌다.


마라톤이라는 목표를 잡으니 런닝을 다시 나의 삶 속으로 들여올 수 있었다. 또한 런닝의 의미를 생생히 깨닫는 것 같다. 새로운 도전으로 인한 성장과 성취는 덤이다. 앞으로도 런닝과 친하게 지내볼 생각이다.

 

 

 

[아트인사이트] 이소희 컬쳐리스트.jpg

 

 

[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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