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건강한 마음을 위한 처방전 - 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

나는 정말로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
글 입력 2022.08.0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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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


책 제목이 꼭 내 소개 같았다. 마음의 안정을 부르는 노랑, 초록, 그리고 회색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표지도 어쩐지 이끌렸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방대한 경험을 토대로 쓴 인간관계와 상처에 대한 이야기. 숨을 쉬는 한 피할 수 없고, 극복해야만 하는 '관계'에 대한 수업이 펼쳐졌다.


나는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것이 어렵다. 살아오면서 겪은 배신의 상처, 믿음의 배반, 이별의 슬픔 등으로 사람에게 기대하는 것을 포기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본능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정신을 번쩍 차리고 먼저 그 감정의 맥을 스스로 끊어 놓는다. 다가올 미래의 더 큰 상처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성인이 되기 전 초, 중, 고 시절 만난 친구들 중 연락이 닿는 이가 없다. 계속 연결되고자 노력하지 않았고, 성장과 동시에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그때그때 관계를 만들었다. 마치 3분이면 완성되는 인스턴트 음식처럼 가볍고 즐거운 관계에 머무는 걸 좋아했다. 내가 건네는 마음의 크기만큼 끝과 동시에 돌아오는 상처는 클 테니까, 그 슬픔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한 내 방식이었다.


사람과의 관계를 의식적으로 단절하고 외로움과 친구가 된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기 때문'이다. 혼자가 더 편하다고 다독이면서도 한 구석에 남은 고독이 고개를 쳐들 때면, 캄캄한 공간에 나 혼자 갇힌 듯 지독한 그리움에 사무친다. 그곳에서 벗어나려면 누군가의 손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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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힘든 어른을 위한 관계 수업 '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는 술술 잘 읽히는 책이다. 마치 저자 김민경 씨가 귓가에서 조잘조잘 이야기를 해주는 듯한 느낌이랄까.


먼저 나는 이 책을 통해 정신분석가 구스타프 칼 융이 분류한 사람의 성향 중 '혼자 있을 때 에너지를 충전하는 내향적 인간'이라는 것을 파악했다. 최근 유행 중인 MBTI 검사 결과에서도 압도적인 I(내향형)으로 나왔기 때문에 썩 놀라지 않았다.


이후 내 감정을 정확하게 들여다보고, 상대의 소망과 욕구를 인정하되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을 거절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았다. 더불어 상대의 '감정 단어'를 따라 하며 공감대를 형성해 상대를 안정시키는 방법도 배웠다.


특히 나는 상대의 '말(言)'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이다. 촉이 좋아 분위기를 잘 읽고 행동하지만 그만큼 받는 불안과 스트레스도 엄청나다. 감정의 전염도 빨라 부정적인 에너지에 휘둘리기도 하는데, 저자는 '왜 나만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결국 상황적 요인을 외부로 돌려 남 탓을 하게 되고, 그 회피가 내 잘못인 것처럼 화살표가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그런 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필요한 건, 혼자 있는 시간. 감정을 보호할 방어막이 단단해질 때까지 온전한 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대를 당장 만나지 않거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더라도 그 거절 한 번에 관계가 영영 끊겨 만나지 못할 일은 없다는 것. 타인과의 거리를 둘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면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상처받는 건강하지 못한 상태가 될 위험이 있다.

 

 

관계로 받은 상처는 좋은 관계를 통해 해결됩니다.

 

- p.200

 

 

이 책의 의미는 사람과의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함이다. 좁게는 가족부터 시작해 친구, 직장동료, 사업 대상 등 관계를 구축해 살아가는 것은 인간의 숙명이다. 저자는 그 관계 형성을 위한 '혼자 있는 시간'과 '마음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불나방처럼 인간관계에 매달리기보다 적당한 거리두기의 필요성을 알려준다.


무엇보다 저자는 '무너진 마음을 다잡는 방법'으로 '글쓰기'를 추천했다. 훨훨 타오르는 부정적인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내 상황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힘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현재 상황을 묘사하고 순간의 감정에 집중하면 현실, 과거, 미래를 보는 힘이 생길 것이라고 조언하며 마음 처방전을 건넸다.


또 격한 감정이 가라앉은 후 '사실기억'이라는 형태로 뇌의 윗부분 마루엽에 저장된 이야기는 견딜만한 수준의 기억으로 남는다고. 인간관계는 운동과 같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가늠하는 것도 중요하다. 더불어 가벼운 운동, 취미 생활 등 '좋은 습관을 반복'하며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정신과 마음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사람의 마음은 미지(未知)와도 같다. 드넓은 우주처럼 깊이와 규모를 알 수가 없다. 가끔은 내 마음도 정확하게 알 수 없는데, 타인과의 교류가 쉬울 리 없다. 그래서 실수하고 아파하면서도 때때로 웃으며 그렇게 내 자리를 찾아가나 보다.


여전히 나는 마음의 상처를 두려워하며 가는 사람 막지 않고, 오는 사람에 조심스러운 이기적 관계를 맺고 있지만, '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 책을 통해 내 마음과 상대를 번갈아 바라보며 한발 다가서는 가족, 친구, 동료의 일원으로 조금 더 성장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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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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