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단단한 보호막을 만드는 법 - 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

글 입력 2022.08.0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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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도서의 쓸모


 

한동안 심리학 서적을 멀리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개성을 지닌 존재이고, 그들이 겪는 상황과 문제는 전부 다를 텐데 책이 모든 이에게 답을 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심리학 서적을 펼쳐든 건 현명한 조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는 대학 생활에서의 경험치만으로 꽤 벅찬 문제이다. 대학생 땐, 불편한 사람을 피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었지만 직장은 다르다. 아무리 불편한 사이더라도 일로 얽혀 있어 매일 얼굴 부딪히는 일을 피할 수 없다. 그렇기에 불편한 사람과도 적당히 함께할 수 있는 공존법을 모색해야 한다.

 

오랜만에 읽은 심리학 서적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되었다. 힘든 일을 겪을 땐,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판단력이 흐려지고 논리적 오류에 빠져들기 쉽다. 그럴 때 책은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생각을 잠시 끊어내고, 제3자의 시선에서 관찰하는 느낌으로 상황과 감정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한다.

 

친구나 가족의 위로만으론 충분하지 않을 때, 문제를 타개하고자 상황을 분석하고 어떻게 나아갈 수 있는지 알고 싶을 때 심리학 서적의 쓸모가 발휘된다.


 

 

단단한 보호막 만들기


 

15년간 정신의학자로 일한 저자는 "관계"로 인해 힘들어하고 고민하는 수많은 내담자들을 만나왔다.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받고, 때로는 힘을 얻기도 한다.

 

저자는 왜 사람들은 이토록 사람에게 상처받는지, 왜 관계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는지 끊임없이 고민했고 그 결과를 책으로 담았다. 책에서는 유독 관계가 힘든 사람들의 특징과 상처받지 않는 방법, 그리고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법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알려준다.

 

 

사람과의 관계는 수학문제를 풀거나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과는 매우 다릅니다. 나와 타인을 오가며 경계를 잘 유지하는 것을 끊임없이 연습해야 하는데요, 이 연습을 하지 않으면 사회생활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저자는 관계에서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단단한 보호막'을 만들기를 권한다. 누군가 나쁜 의도를 갖고 나를 공격한다고 해도 단단한 보호막이 있다면 치명타를 남길 수 없다. 반대로, 누군가가 별 뜻 없이 던진 말에 추측을 덧입혀 스스로를 상처 낼 일도 없다.

 

영어 표현 중에 comfort zone 등의 표현이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물리적 거리보단 심리적 거리에 대한 표현으로 누군가가 침범할 경우 불편감을 느낄 수 있는 개인 영역을 의미한다. 내가 어떤 부분에서, 어느 정도부터 불편함을 느끼는지 내 컴포트 존을 명쾌히 정의할 수 있다면 참 좋으련만 이것부터가 참 쉽지 않다.

 

이 경계는 다른 사람과의 다양한 관계를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을 스스로 돌아보고 정리해 볼 때 정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 컴포트 존이 어디까지인지 알지 못한 채 사회생활을 하고 있고, 그렇다 보니 관계에서 상처를 받아도 그 원인과 해결 방법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에 저자는 우선 나의 패턴을 파악하는 일부터 시작하길 권한다. 내가 언제 스트레스를 받는지, 그리고 어떤 지점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 파악한다면 나만의 대처법을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며 관계로 인해 힘들었던 순간을 돌아보니, 나름의 공통점들이 보였다.

 

나는 다른 사람의 반응에 예민한 편이다. 누군가의 말이 날 서 있다고 느껴질 때(언제) 내가 그들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반응한다 생각했고(지점) 이는 상처와 관계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지곤 했다. 책의 초반에 나와 비슷한 내담자의 사례들이 등장하는데 이에 대한 저자의 조언이 책을 덮을 때까지 마음에 남았다.


 

갈등 상황에서 나를 지키는 법

...내 일과 인격을 분리해야 합니다. 일이 곧 나의 인격은 아닙니다. 누군가의 비난과 공격은 나의 일과 자리에 쏟아지는 총알이지 내 심장으로 파고드는 것은 아닙니다. 일을 마무리하면 직장이는 내 겉옷을 벗고 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그것을 일로서 바라봐야만 객관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오래전 개그우먼 박나래 씨가 한 방송에서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기억에 의존해 옮기자면 개그우먼은 남들에게 평가 당할 일이 많은 직업인데 자존감에 영향을 받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박나래 씨는 '나에겐 개그우먼 박나래도 있지만 술 먹는 박나래, 디제잉하는 박나래도 있기 때문에 괜찮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우리는 '직장에서의 나'와 '일상에서의 나'를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 나에게 공격적인 언행을 퍼붓더라도 그건 내 전체애 대한 평가가 아님을 인지하고 회사에서 나와 '일상에서의 나'로 돌아올 땐 그 문제를 분리해 집까지 끌고 오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문제를 바라볼 때 비로소 우리는 단단한 마음으로 해결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변화할 수 있는 힘



저자는 이 외에도 단단한 마음을 만들기 위한 다양하고도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특히 마지막 장에선 최근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고 있는 '리추얼'이나 '식물 키우기'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결론적으론 사람이 '새로운 관계, 새로운 경험을 했을 때' 변화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즉, 지금 당장 '나는 예민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해도, 한편으로는 '이미 큰 상처로 인해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마음이 붕괴되고 무너졌다' 해도 우리에겐 항상 변할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단단한 마음은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한다. 누군가의 날선 말과 공격적인 행동에도 우리는 단단한 마음으로 무장하고 상처받지 않길 택할 수 있다. 지금 당장은 노른자처럼 물렁한 마음 때문에 상처받는 일이 많다 하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충격과 외부 변화로부터 스스로를 지켜줄 단단한 껍질이 생길 것이다.

 

 

[이영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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