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그 많던 음악과 공연은 다 어디로 갔을까? - 굿바이 에반스라운지

고마웠어, 에반스라운지!
글 입력 2022.07.30 13:3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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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음악과 공연은 다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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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플립>에서 소녀 줄리는 어려서부터 추억을 함께해 온 플라타너스 나무가 베어질 위기에 처하자 나무를 지키기 위해 가지 위에 올라가 내려오지 않는다. 홍대 음악, 공연씬은 많은 사람들과 한국 대중음악에 있어 플립의 나무처럼 많은 추억을 주고 뿌리 역할을 하는 존재이다. 홍대 공연씬이라는 나무가 베어질 위기에 처하자 줄리와 같이 이 씬을 사랑하고 지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복합문화공간 공상온도 대표)

 


9년간 수많은 뮤지션의 무대로 활약했던 에반스라운지.

 

그 마지막을 지키기 위해 공연을 사랑하는 덕후들이 모였다. 바로 ‘굿바이 에반스라운지’. 이들은 동명의 인터뷰집인 ‘굿바이 에반스라운지’는 12명의 관계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홍대 앞 음악과 공연 그리고 문화를 조명했다.

 

 


홍대씬의 고질적인 문제점? 향유층의 축소와 젠트리피케이션



‘굿바이 에반스라운지’는 에반스라운지의 폐업을 여러 방향에서 검토했다. 그 원인을 홍대씬의 고질적인 문제점과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찾았다.


팬데믹 이전에도 홍대의 인디씬은 ‘향유층의 축소’라는 큰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문화가 풍부해지면서, 놀거리가 많아졌다. 이제는 안방 침대에 누워서 손가락질 몇 번으로도 양질의 음원과 전 세계의 축제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더불어, 인디뮤지션들의 ‘중간층’이 사라졌다. 원래는 유통사와 레이블이 없는 인디뮤지션에서 시작해서 더 큰 무대에 서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고 거쳐야 하는 단계와 관문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여러 이유로 그 과정이 짧아졌고, 인디뮤지션과 라이브 클럽이 상생할 수 없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도 있었다. 공연장을 운영할 때 가장 큰 지출은 임대료이다. 티켓 가격이 오르는 속도보다 몇 배는 빠르게 임대료가 올랐고, 에반스라운지도 그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이 두 문제에 코로나 바이러스는 기름을 부었다. 특히 라이브 클럽 같은 경우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오해를 받았지만, 목소리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창구가 없어 사실관계를 빠르게 밝히지 못했다.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는 이에 대해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대중음악 같은 경우에는 업계에서 어떤 공통 현안이 생겼을 때 나서서 대응하는 대표적인 기구가 없었다. 그래서 이런 목소리를 모으고 전달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가수협회, 음원제작자협회 이런 단체들이 있지만 공연장 문제에 목소리를 내온 편은 아니었다. 홍대 라이브클럽은 몇 개 단체가 있다고 들었지만, 모두의 목소리를 포괄하지 못해서 대응이 늦었던 부분이 있다.


클럽 라이브 공연이 코로나19를 옮길 수 있다는 우려와 불안을 업계에서 빠르게 반박하고, 아니라고 사실관계를 잘 밝혀서 오해를 불식시켜야 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걸 못했다. 코로나19가 크게 창궐했을 때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한 것 같다. 실제로 공연장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사례는 없다. 심하게 이야기하자면 공연 업계는 앉아서 당했다. 만만해서 당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과하게 억제를 받은 게 아닌가 한다.”

 

 

 

 

 

온라인 공연,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그 후 ‘굿바이 에반스라운지’는 그것의 대안으로서 온라인 공연이 유효한지 고민했다.


몇몇 공연장들은 사태의 돌파구를 ‘온라인’으로부터 찾았다. 대표적인 예가 음악 카페, ‘카페 언플러그드’. 오프라인 공연을 열 수 없던 상황에서 온라인 공연을 통해 뮤지션들의 영상을 기록하고 송출하고 보존하고자 했다. 사비를 털어 카메라를 추가하고 음향도 세밀하게 조정했다.


카페 언플러그드의 대표 강진형 씨가 말한 온라인 공연의 장점은 시·공간적 제약이 사라졌다는 것. 영상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공연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고, 생각이 나면 다시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많은 뮤지션이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그러나, 모든 라이브클럽이 ‘카페 언플러그드’처럼 온라인 공연을 진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온라인 공연을 통해 발생하는 책임은 라이브 클럽에 고스란히 전가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장비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공간을 운영하고 공연을 진행해온 기획자들은 현장에서 끊임없이 관객들과 호흡하며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었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따라서 무대 기획자들은 영상 기획자들에게 자리를 빼앗겼고 영상을 위해서는 많은 부분을 감수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현장에서 느낄 수 있던 많은 요소가 제거되었고 생동감 있는 표현이 어려워진다.


또한 제작비는 오프라인일 때보다 온라인일 때 더 많이 들어가지만, 공연을 통한 수익을 낼 수 없다. 의미 있는 무료 공연이라고 하더라도 공연을 함께하는 스태프들을 희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대씬이 지속되기 위해선



에반스라운지의 폐업은 단순히 ‘코로나 바이러스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던 라이브 클럽이 결국 운영을 중단한’ 것이 아니다.

 

에반스라운지는 음악가들에게 특별한 공간이었다. 단순히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고, 유명한 밴드들을 배출해서는 아니었다. 에반스라운지는 홍대에서 채택하지 않았던 방식인 ‘월요일 공연’을 시도했다. 그 무대를 통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뮤지션들에게 주목하고, 신인을 발굴했다.


공간이 사라지면 그 공간이 가지고 있던 의미와 가치도 함께 사라진다. 무명의 뮤지션들은 오픈 마이크를 통해 알려질 기회를 잃었고, 공연 덕후들은 추억의 공간 하나를 잃었다.


에반스라운지와 같은 개별 공연장이 하나둘 사라진다면 ‘홍대’라는 숲은 무너지고 말 것이다. 홍대의 인디 생태계는 인디의 순수성에 젊은이들의 발랄한 정신세계 그리고 특유의 지역 문화까지 반영되어 자연적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정부 주도하에 큰돈을 들여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굿바이 에반스라운지>를 그리움으로 읽을 것이고, 누군가는 2020년 무렵의 기록으로 읽을 것이다. 잊지 말자.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변하고 흔적마저 사라지는 홍익대학교 앞에 에반스라운지가 있었음을. 그곳에서 노래하고 교감하며 환호했던 우리의 시간을. 음악의 현장, 씬의 뿌리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것을."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글이 작성된 2022년 7월 30일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다시 8만 명이 넘었다. 공연계의 불안감이 피부로 느껴진다. 현재로서는 누구도 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없다. 이번 정부의 대응과 그에 따른 사람들의 반응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건 여전히 홍대와 홍대의 공연을 사랑하는 덕후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의 앞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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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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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 ㅇㅇ
    • 유튜브로 늘 좋아하는 밴드들이 에반스 라운지에서 공연하는 영상을 보곤 했는데 폐업이라니 아쉽네요. 아직 가보지도 못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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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 인디뮤지션들의 ‘중간층’이 사라졌다. 원래는 유통사와 레이블이 없는 인디뮤지션에서 시작해서 더 큰 무대에 서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고 거쳐야 하는 단계와 관문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여러 이유로 그 과정이 짧아졌고, 인디뮤지션과 라이브 클럽이 상생할 수 없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이와 같은 현상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중간층에 위치한 뮤지션들이 공연을 할 수 없게 되니 예술을 하게 될 동기를 잃어버리고 그것이 결국 포기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포기하지 않는다면 더 다채로운 음악을 향유할 수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작게나마 공연 무대를 제공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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