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원히 영원히 [음악]

글 입력 2022.07.13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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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저마다 소중히 간직하고 때마다 들여다보는 추억 한 장면 있을 것 같다.

 

안타깝게도 추억은 시간이 깃들수록 왜곡되고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혹여 그 추억이 지금의 나 때문에 퇴색될까, 나는 어린아이가 아껴먹기 위해 숨긴 사탕처럼 추억을 꼭꼭 숨겨두고 절실할 때 꺼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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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의 '영원히 영원히'는 추억에 대한 이러한 나의 진심을 그대로 받아 적은 듯한 노래로 추억에 대해 유일하게 같이 울어줄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로 느껴진다.

 

연인과의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잔잔하게 시작한 이야기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곳임을 깨닫는 순간부터 체념하고 절규하고 받아들이며 끝이 난다.

 

 

 

부디, 영원히 영원히


 

 
"왔다 가 버리는 모든 걸 잡아둘 수는 없으니까"
 

 

이 가사는 전체 노래 중 가장 서글픔을 일러주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점점 희미해지는 기억들에 대해 처연한 마음을 더욱더 상기시키는 듯한 가사로 너무나 이성적인 말로 '그래도, 혹시나 다 잡아 놓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어린아이같이 순수한 희망을 무참히 짓밟는 부분이다.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그날이란 걸 아는 이에게 그만 그 기억을 놓아줘 한다고 타일러 체념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지마 흐려지지마 영원히 영원히"
 


그 뒤에 붙인 말(사라지지마 흐려지지마 영원히 영원히)로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틈으로 처절함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더 잔인하게 느껴진다.


이때의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비이성적인 감정이 이성을 이기는 순간으로 잊히는 추억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결국 잊히기 때문에 더 소중해지는 추억의 찬란함 그로부터 파생되는 집착과 처절함을 더 극적으로 만들어준다.

 

 


비이성적인 감정



추억에 대한 비이성적인 감정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몸집을 부풀려, 내가 휩쓸릴 수밖에 없도록 한다.

 

쌓여가는 추억과 그 추억에 계속해서 얹어지는 '미화'로 점점 커지는 분량. 까닭 없게 시작된 이 미화는 어쩌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할 정도의 허상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끊임없이 추억들은 차곡차곡 쌓아, 힘들 때 추억하며 나아가야 할 앞날을 버틸 수 있는 버팀목으로 만들고자 한다.

 

마치 더 많은 마시멜로를 먹기 위해 현재를 참고 기다리고 있는 아이처럼, 추억이 될 현재를 앞날의 버팀목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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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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