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700여 명의 아티스트를 한 자리에서: 서울 일러스트레이션페어V.13

글 입력 2022.07.1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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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꾸미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취미로 그림 좀 그리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행사가 있다. 일명 '서일페'로 불리는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다.

 

어느덧 13회째를 맞은 서일페가 7월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코엑스 D홀에서 관람객을 만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이후 첫 페어라 평일 오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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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건 디지털 작품을 내세운 SIFTing 주제관이었다. 주제관은 세 개의 섹션으로 나눠져 있었다.

 

첫 번째 섹션 [1D1D(One Day One Drop)]에서는 아티스트 11명(김라온, 김영준, 김웃, 메아리, 명민호, 소우주, 최지수, AROMJU, Dani Choi, SOHI, Young.E)의 개성 있는 작품들을 대형 미디어 월로 감상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섹션 [AIRDROP(에어드롭)]에서는 동시대 미술계 이슈인 NFT에 주목해 4명의 아티스트(남기인, 보트, 선우현승, 함조이)의 작품을 NFT 에디션으로 발행해 배포 중이었다. 선착순으로, 각 작품당 9,999개가 발행되었다.

 

마지막 세 번째 섹션 [Collect Your Favorite NFT ART]에서는 서일페 참여 작가 140여 명이 준비한 200여 개의 디지털 작품을 한정판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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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 홀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 아티스트들을 위해 동료 또는 멘토와 1:1로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었다.

 

[Artist’s Tiny Desk]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으로, 고정순 작가, 이진희 작가, 노마루, 박경돈 감독이 참여해 신인작가들이 예술적 정체성과 독자적인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을 도왔다. 더불어, 이미 활동을 하고 있던 작가들이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누구나 쉽게 현장에서 물어볼 수 있는 '서바이벌 가이드'도 진행되었다.


무엇보다도 서일페의 꽃은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이다. 올해는 일러스트레이션, 그래픽디자인, 웹툰, 캐릭터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700명이 넘는 아티스트가 참여해 D홀을 가득 채웠다.

 

그중 몇몇 부스에서 참여 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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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주 작가의 부스

 


"준비하면서 너무 힘들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하고 뿌듯해요."

 

파란색 엽서들로 가득한 부스에서 밍주 작가가 서일페 참여 소감과 함께 작품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작업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일을 중요시하며, 바다를 좋아해서 작업하며 바다를 자주 떠올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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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주 작가의 엽서

 

 

"주로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하시나요? 그리고 파란색을 많이 쓰시는 이유가 있나요?"

 

"아크릴 푸어링과 유화 작업이 대부분이에요. 파란색을 좋아해요. 작업 초반에는 다양한 색을 사용했지만 결국에는 파란색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이제는 그 파란색이 제 정체성이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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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약 작가의 부스

 

 

수많은 부스를 지나던 중 독특한 조명이 눈에 띄었다. 구름 모양의 네온사인 아래에서, 그만큼이나 개성 있는 렌티큘러 엽서와 리무버블 스티커를 판매하던 누약 작가와도 잠깐 얘기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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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약 작가의 렌티큘러 엽서와 리무버블 스티커, 마스킹테이프

 


'누약'은 본명인 이가윤을 뒤집어 변형한 단어라고 한다. 언뜻 보면 외계인 같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림을 보며 구상해둔 세계관이 따로 있냐는 질문을 던지자 그런 건 따로 없고 샤워 하며 그때그때 떠오르는 것들을 그린다는 웃음기 섞인 대답이 돌아왔다.

 

"앞에 있는 렌티큘러 엽서 세 개는 두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순서대로 담아본 거예요. 가장 왼쪽은 처음 만나 반한 거고, 중간은 사랑에 빠진 상태, 마지막은 헤어져서 데면데면한 모습입니다. 작업은 주로 아이패드로 해요. 서일페는 이번이 처음인데, 제가 내향적이라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게 신기하고 설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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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박 작가의 부스

 

 

참여한 작가 중에는 서일페가 처음이 아닌 경우도 많았다. 강렬한 색감과 역동적인 그림으로 눈길을 끄는 키박 작가는 이번 페어가 두 번째였다.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붐비지 않았는데, 올해는 여러모로 활기차서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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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박 작가의 엽서와 포스터

 

 

"키박은 '럭키박'에서 따온 거예요."

"혹시 박씨인가요?"

"네. (웃음)"

"작업 이야기를 좀 들려주세요."

"동물을 좋아하고 동물이 나오는 짤도 좋아해서 거기서 영감을 많이 얻어요. 작업할 때는 구도와 동세, 속도감을 중요시합니다. 시원해 보이도록 면 전체를 넓게 사용하고, 색감도 밝게 그리는 편이에요."

 

대화를 나누는 도안에도 여러 사람이 부스를 방문해 키박 작가의 엽서를 사 갔다. 작가를 알아보고 안부 인사를 건네는 관람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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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가든 부스

 

 

멀리서 봐도 튀는 부스들이 있는가 하면, 조금 가까이 가서 자세히 들여다봐야 더 눈에 들어오는 곳들도 있다. 그중 하나인 나이브가든은 자연에서 얻은 모티프로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구류와 패브릭제품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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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가든의 작품들

 

 

식물과 소동물이 그려진 작품들을 보며, 실제로도 식물을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재미있는 대답이 돌아왔다.

 

"좋아하긴 하지만 실제 키우는 건 디펜바키아 딱 하나 뿐이에요. (웃음) 키우기가 쉽거든요. 서일페는 다른 브랜드로 여러 차례 참여한 적이 있는데, 코로나 이후 이렇게 활기찬 분위기가 오랜만이라 반가워요."

 

나이브가든 역시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에 이끌린 사람들로 매우 붐볐다. 일러스트레이션페어에서는 흔하지 않은 솜인형과 카드지갑 등의 굿즈가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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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나누었던 아티스트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수많은 부스에서 각각의 개성을 가진 아티스트들이 관람객을 맞았다.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서일페에 여러 번 참여한 작가들도 실감할 만큼 현장의 분위기는 열정적이었다.

 

이번 페어는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견하고, SNS로만 봐왔던 작품을 눈으로 직접 보고, 좋아하던 작가와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요즘 인기를 끄는 일러스트 경향을 확인할 수도 있는 시간이었다.

 

일 년에 두 번 열리는 서울 일러스트페어는 12월에 다시 찾아올 예정이다. 겨울에 열릴 페어 소식은 앞으로 차차 공개될 예정이며,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소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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