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글을 쓴다는 것, 나를 담는 것 [사람]

글 입력 2022.06.3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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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담은 글을 쓰고 싶다.’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를 지원할 때의 나의 포부였다.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는 것을 즐기는 나에게 더없이 알맞은 활동이라고 생각하였고, 지원서를 꽉 채울 정도로 열심히 써내려간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당시에 나는 내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언어를 막론하고 글을 쓰는 것과 관련해서 만큼은 나쁜 평가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한 것들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아트인사이트 활동을 하면서 ‘글쓰기’에 대한 식견이 더욱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글을 쓰는 것 자체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첫 번째로, 일주일에 한 번씩 꾸준히 글을 쓰다 보면 어휘력의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특히 특정 어휘들이 자주 사용된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한 오피니언을 쓰면서도 비슷한 문장이 반복된다는 느낌이 들면 ‘조금 다르게 써볼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단조로움을 최대한 깨보고자 노력한 것 같다.


그리고 가끔은 내가 쓰고 싶은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어떤 의미를 가진 단어를 쓰고 싶은데 그게 머릿속에서 깔끔하게 튀어나오지 않을 때 가장 답답했었다. 독서를 게을리하고 핸드폰에 빠져 산 결과가 여실히 드러나자 부끄러움을 느낄 정도였다.


독서가 왜 중요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독서를 통해 단순히 시야를 넓힐 뿐만 아니라 어휘력의 범위도 넓힐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앞으로는 한 달에 두 권 이상은 꼭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글쓰기를 잘하는 줄 알았던 나에게 새로운 반성과 피드백이 되었다.


두 번째로, 에디터 활동은 나의 관심사와 나 자신을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트인사이트에 쓴 글은 단순히 다양한 문화에 대한 내 생각을 담은 글이 아니었다. 스무 개가 넘는 글의 목록은 곧 나의 정체성이 되기도 하였다.


나는 공연을 보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하지만 이미 공연과 관련한 블로그를 개설했기 때문에 더 다양한 장르의 카테고리를 이용할 수 있는 아트인사이트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보고 싶었고, 그래서 최대한 골고루 그 카테고리들에 글을 채워나갔다.


내가 생각보다 웹툰 보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저 습관처럼 매일 보고 넘기는 웹툰을 관심사로 인식하는 것은 또 다른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말라깽이 소리를 듣는 몸이지만 먹는 것, 그리고 그 안의 추억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나는 사람에 관해 많이 고민하는 사람이었다. 사람들의 행동을 보며 왜 저렇게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는지, 그리고 저마다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원만하고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이렇듯 당연하게 여겨지던 나의 모습을 글로 다시 들여다보는 것이 낯설면서도 신선했다. 타인은 자세히 이해하려고 했지만 정작 나 자신은 이해해보려고 하지 않았는데, 글을 통해 나 자신을 밖으로 꺼내 타자화함으로써 다시금 나 자신을 알아갈 수 있었다.


세 번째로, 글을 쓰는 데에는 애정이 들어간다. 싫어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을 더 표현하려고 하는 나의 성격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싫어하는 것에 몰두하기보다 내가 사랑하는 것에 몰두하며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나의 좌우명이기도 하다.


컬쳐리스트에 지원하기 위해 내가 쓴 글들을 다시 천천히 읽어보았다. 그 과정에서 내가 그 글을 썼던 과정과 노력이 생각났고, 문장 하나하나에 새겨진 추억과 애정이 느껴졌다. 그 애정을 한꺼번에 돌려받아보니 애틋함이 느껴졌고 마음이 벅차올랐다.


이 많은 글이 작성되지 못하고 그저 머릿속에만 남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기억력이 좋지 못해 애초에 이런 감정과 기억이 머릿속에 계속 남을 수 있었을지도 의문이다. 언젠가는 무의식 속으로 사라졌을 수도 있는 것들이 글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귀중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간절하고도 애틋한 마음이 감사하게도 아트인사이트에 닿았는지, 컬쳐리스트 활동을 통해 계속 아트인사이트에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이 깨달음 또한 글로 표현됨으로써 나에게 초심으로 남아 계속 글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진부할 수도 있지만 이 활동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THE END, THE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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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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