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로맨티시즘부터 리얼리즘까지, 임지영 X 레미 제니에 듀오 리사이틀

글 입력 2022.06.09 19:3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임지영x레미제니에_포스터.png



음악회를 다니다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든 생각이 있다. 아무래도 공연 기획사들이 대형 공연들을 가급적 여름을 피해서 기획하는 것 같다는 점이다. 여름보다는 차라리 추운 겨울을 끼고 기획 공연들을 잡으면 잡았지, 더운 여름에 꼭 잡는 경우는 잘 없는 듯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8월에는 광복절이 있으니 이를 기념하는 공연의 경우 결이 다르겠지만, 대부분 더운 여름보다는 선선한 봄, 가을이나 아니면 아예 겨울을 선호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하게 됐다. 7~8월은 음악당을 찾아가는 관객의 입장에서도 덥지만 연주회를 준비하는 연주자의 입장에서도 더울 것이기에, 아무래도 큰 무대가 7~8월, 그 중에서도 특히 7월에 자리 잡는 경우는 많지는 않았던 듯하다. 요컨대, 7월에는 살짝 음악회도 비수기인 것 같다는 개인적인 소회다.


그렇지만 올 7월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아주 크고 인상적인 무대가 예정되어 있다. 바로 슈퍼노바 시리즈의 첫 무대인 임지영 X 레미 제니에 듀오 리사이틀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피아니스트 레미 제니에가 꾸미는 이번 무대는 뛰어난 두 연주자의 조합으로 무대가 꾸며진다는 점에서 기대할 만하다. 그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을 살펴보아도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지 않을 수가 없다. 라벨,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프로코피에프 그리고 비에니아프스키의 조합으로 무대를 구성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비에니아프스키의 작품은 개인적으로 이번 무대를 통해 실제 연주를 처음 들어보게 되어서, 이 작품이 임지영과 레미 제니에의 손끝에서 어떻게 피어날지 기다려진다.


 



PROGRAM


Maurice Ravel (1875-1937) - Valses nobles et sentimentales *Piano Solo

모리스 라벨 (1875-1937) – 우아하고 감상적인 왈츠 *피아노 솔로

I. Modéré – très franc

II. Assez lent – avec une __EXPRESSION__ intense

III. Modéré

IV. Assez animé

V. Presque lent – dans un sentiment intime

VI. Vif

VII. Moins vif

VIII. Épilogue: lent


Richard Strauss (1864-1949) - Sonata for Violin and Piano in E-flat Major, Op.18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1864-1949) –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E-flat장조, Op.18

I. Allegro, ma non troppo

II. Improvisation. Andante cantabile

III. Finale. Andante – Allegro


- Intermission -


Sergei Prokofiev (1891-1953) - Violin Sonata No.1 in f minor, Op.80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1891-1953) –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f단조, Op.80

I. Andante assai

II. Allegro brusco

III. Andante

IV. Allegrissimo - Andante assai, come prima 


Henryk Wieniawski (1835-1880) - Fantaisie brillante sur Faust de Gounod, Op.20

헨리크 비에니아프스키 (1835-1880) – 구노의 ‘파우스트' 주제에 의한 화려한 환상곡, Op.20

 




이번 임지영 X 레미 제니에 듀오 리사이틀의 첫 곡은 모리스 라벨의 '우아하고 감상적인 왈츠'다. 동일한 작품명으로 슈베르트가 작곡한 작품이 있는데, 라벨은 슈베르트의 동명 작품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이 작품을 작곡했다고 한다. 슈베르트식의 왈츠식 모음곡을 작곡하기 위해 노력한 라벨은 이 작품에서 "기교적인 면보다는 화성을 강조하고 대비를 선명하게 하여 명료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라벨은 '우아하고 감상적인 왈츠'를 통해 슈베르트를 오마주하면서 완벽하게 19세기의 왈츠를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라벨은 라벨답게, 결코 평범한 왈츠를 만들지 않는다. 명확한 선율을 제시하면서 이를 전개, 발전시키지 않고 동형진행과 반복을 주로 이용하면서도, 그 속에 고대 선법과 반음음계를 사용하면서 인상주의적인 색채를 충분히 드러낸다. 또한 전통적인 3박자의 왈츠 리듬을 구사하면서 헤미올라를 사용했고, 전통적인 화음을 쓰면서도 복잡한 화음까지 함께 곁들였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라벨의 '우아하고 감상적인 왈츠'는 전통적인 형식과 인상주의적인 화성, 왈츠의 리듬감이 살아 있는 독창적인 무곡 소품집이 된 것이다. 고전주의적인 형식을 따르면서도 자신만의 인상주의적인 화성과 색채를 충분히 반영시킨 데에서 라벨의 비범함이 엿보인다.


여덟 곡의 무곡은 때로는 괴팍한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감상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거부할 수 없는 프랑스 피아니즘의 매력이 이 작품에 녹아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프랑스의 감성을, 프랑스인 피아니스트 레미 제니에가 연주해 줄 것이다. 그가 표현할 라벨의 왈츠가 어떨지, 공연 전까지 작품을 들어보며 미리 상상해보는 것도 이번 공연의 좋은 감상 방법이 될 것이다.


*


이어지는 두 번째 작품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작품번호 18이 예정되어 있다. 아주 아름다운 작품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20대에 작곡한 초기 작품이어서, 이 작품은 그를 떠올리면 쉽게 연상할 만한 현대적인 화성이나 스케일이 느껴지는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그가 막스 브루흐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지대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바이올린의 대가였던 브루흐를 사사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에서 낭만적인 서정성과 아름다운 색채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작품이 가진 서정성과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그가 고전 소나타의 형식을 준수해 작곡한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는 세 악장 모두 면밀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1악장은 전형적인 소나타 형식의 악장이다. 아름다운 멜로디로 시작하여, 점차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진지한 대화가 묻어난다. 서정적이면서도 사색적인 시작에서 점차 두 악기 간의 음악적인 대화를 통해, 1악장은 기쁨으로 끝맺는다. 이를 이어받는 2악장은 즉흥적이다. 특히 바이올린의 선율이 조용하게 읊조리는 듯하다가도 매우 즉흥적인 움직임을 선보인다. 굉장히 독특한 느낌의 매력이 있는 악장이다.


마지막 3악장은 피아노의 서주로 시작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격정적으로 전환하여 두 연주자의 비르투오시티가 점차적으로 드러나게 되는 악장이기도 하다. 한 호흡으로 절정까지 이어지다가, 마지막 피날레까지 완벽하게 화려하게 끝나야 하는 작품이다. 그렇기에 1부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로 마무리하면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피아니스트 레미 제니에의 기교와 호흡을 확실히 볼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2 (ⓒHo Chang).jpg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Ho Chang

 

 

세 번째 작품으로 예정되어 있는 곡은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번이다. 이 작품은 1938년에 작곡되기 시작하여 1946년이 되어서야 완성된 작품이다. 2차 대전이 1945년에 종전되었으므로 프로코피에프는 이 작품을 작곡하던 시기에 전란을 온 몸으로 겪어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심각하고 어두운 정서가 작품 전반에 걸쳐 깔려있다. 반전 메시지를 품은 프로코피에프의 작품들은 다양하지만 2차 대전이 가장 극렬했던 시기에 걸쳐 작곡되었다는 배경 때문인지, 이 작품은 프로코피에프의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의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총 4악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의 1악장은 엄숙하다. 2악장은 스산한 듯하다. 유일하게 3악장 안단테만이 우아하고 온화하다. 인상파적인 면모도 느껴지면서 노래악장다운 면모가 엿보인다. 하지만 4악장은 다시금 반전되어 복잡한 리듬과 템포로 가득하다. 시종일관 진지한 작품이어서 듣는 데에도 에너지가 상당히 소모되는 작품이다. 프로코피에프는 특히 1악장과 4악장을 두고, 마치 무덤가에 스산하게 불어오는 바람처럼, 바이올린이 그 음산하고도 미묘한 분위기를 살려서 연주하기를 주문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의 비릍루오소적인 면모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 되지 않을까 하고 기대해봄직 하다.


*


임지영과 레미 제니에는 이번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작품으로 헨리크 비에니아프스키의 구노의 '파우스트' 주제에 의한 화려한 환상곡을 선곡했다. 일명 파우스트 판타지로 불리는 이 작품은 19세기 낭만주의 음악을 여실히 보여주는 구노의 오페라 작품이라는 점, 괴테의 원작이 이미 사람들에게 충분히 유명하다는 점 그리고 작곡한 헨리크 비에니아프스키가 자신이 뛰어난 비르투오소로 이미 유명하다는 점이 결부되어 작곡되자마자 대성을 이루었다.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판 것처럼 뛰어나고 화려하며 놀라운 선율들을 '파우스트' 주제에 의한 화려한 환상곡 속에 창조해낸 비에니아프스키는,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표현한 바와 같이 바이올린의 무한한 매력을 보여주는 작곡가다.


비에니아프스키는 이 작품을 작곡하기 위해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 중에서 5개의 아리아를 따서 작곡했다. 첫 번째는 모든 학문을 섭렵하고 백발노인이 된 주인공이 삶의 허무함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려고 하던 순간의 아리아 '공허하구나, 내 질문들은 허사였고'다. 두 번째는 발렌틴과 시에벨이 청년들의 우정을 노래하는 동시에 마르그리트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아리아다. 이어지는 아리아는 악마 메피스토펠레가 자신의 악마적인 능력을 과시하는 '황금 송아지'이고, 네 번째로 차용한 아리아는 메피스토펠레와 대조되는 순수한 여인 마르그리트의 '당신을 사랑하고 싶어요'다. 마지막으로 사용된 것은 '부드러운 미풍처럼'이며, 바이올린의 화려한 기교로 끝을 아름답게 장식한다.



RemiGeniet_(c)Jean Baptiste Millot)_2.jpeg

피아니스트 레미 제니에 Jean Baptiste Millot

 

 

2015년,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20세의 어린 나이에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차지한 임지영은 한국예술영재교육원, 예원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하여 김남윤을 사사하며 예술사 과정을 졸업하였고, 최고연주자 과정 중 도독하여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서 석사 및 프로페셔널 연주자 과정을 졸업하였다. 현재 쾰른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에 재학중이다. 그는 프랑크푸르트 라디오심포니 오케스트라, 뮌헨 캄머 오케스트라, 인디애나폴리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브뤼셀 필하모닉, 룩셈부르크 필하모닉,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등 유수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개성있는 솔리스트로 자리매김하였다. 임지영은 현재, 비에니아프스키가 사용했던 바이올린인 1717년 제작 스트라디바리 '사세르노(Sasserno)'로 연주하고 있다.


수많은 콩쿠르의 수상자로 20세의 나이에 2013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2위를 수상하고, 본 베토벤 국제 콩쿠르를 최연소 입상하며 잘 알려진 레미 제니에는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서 브리지트 앙게레를, 알프레드 코르토 파리 음악원에서 레나 셰레솁스카야를, 함부르크 국립음대에서 예프게니 코롤리오프를 사사했다. 그는 또한 게오르게 페리바니안 문하에서 지휘를 공부하고 있다. 2015의 황금 디아파종상에 빛나는 바흐 모음집 데뷔 CD와, 그의 두 번째 음반으로 미라레 레이블에서 발표한 네 개의 베토벤 소나타 앨범은 평단의 만장일치로 호평을 받았다. 레미 제니에는 세계 무대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카펠라 심포니, 노바야 로시야 국립 심포니, 우랄 필하모닉, 로열 플레미시 필하모닉 등 유수의 오케스트라 그리고 지휘자 마린 올솝, 에마뉘엘 크리빈, 에도 데 바르트, 알란 부리바예프, 엔리케 마촐라, 파벨 거스타인 등과 함께 연주하고 있다.


이 뛰어난 두 신예가 만나 연주해 줄 놀라운 프로그램 구성까지, 이번 슈퍼노바 시리즈의 첫 번째 무대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2022년 7월 14일 (목)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Supernova Series I] 임지영 X 레미 제니에 – 로맨티시즘부터 리얼리즘까지


R석 100,000원 / S석 70,000원/ A석 50,000원/ B석 30,000원

약 100분 (인터미션 15분)


입장연령 : 8세 이상

(미취학 아동 입장 불가)


주    최 : 뮤직앤아트컴퍼니

 


 

 

[석미화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51196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E-Mail: artinsight@naver.com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Copyright ⓒ 2013-2022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