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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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항상 말하고야 마는 걸까? 사랑한다. 좋아한다. 여러분은 누군가에게 마음을 말한 적이 있는가. 이상한 일이지만, 결과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터져나오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말로 내뱉을 때가 있다. 내뱉을 수 밖에 없는 그 순간. 오늘은 그 순간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진심으로 말하는 표현 - 종종 연인들은 '사랑해.'라는 말을 흔하게 사용하곤 한다. 그게 안좋다고는 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감정이 차오르는 상태에서 말하는 '사랑'과는 다를 것이다.
다른 나라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영어권 나라 혹은 일본에서는 '사랑해.'라는 표현이 잦지는 않다. 미디어에서 흔히 연출되는 것처럼 극히 그들의 감정이 쌓였을 때 비로소 그 순간에 사랑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사랑해.'라는 말을 어렵고 진지한 사랑의 감정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고백의 주인은 나일까 너일까 - 사랑한다고 진심으로 말했을 때 그 고백의 주인은 우리일까 혹은 상대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상대에게 전하면서 감정이 실체화되는 순간 그 감정으로서 채워지는 것은 상대가 아니다. 우리는 상대에게 진심을 말할 때 그 결과와는 상관없이 내뱉는다. 결국은 내 마음이고 감정이기 때문에 '사랑'을 느끼는 것은 자신이 되는 것이다.
전하고 싶은 이유 - 우리는 사랑을 하면서부터 마음의 비어있는 한 구석을 채우게 된다. 부족했던 1%를 사랑이라는 감정의 실체화로 채우면서 우리는 100%의 완연한 인간이 된다. 그리고 그 순간에 상대에게 마음을 전하면서 상대를 채워주고 싶은 갈망을 갖게 된다. 내가 완연하듯, 나의 사랑으로 당신을 완연하게 해주고 싶은 것이다.
'사랑한다.'는 너무 가벼워 보여서 다른 표현을 쓰려고 -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제 '사랑한다.'라는 말은 어쩐지 말의 무게가 가벼워졌다. 최근 화제작인 <나의 해방일지>의 박해영 작가도 아마도 이 점을 염두한 건지 "추앙해요."라는 대사를 사용했다. 혹은 박해영 작가가 생각하는 사랑의 기본적 모습이 '추앙'이어서 사용했을지도 몰랐지만 '추앙'이라는 단어로 작품 속 사랑에 무게가 실린 것은 틀림없어보인다.
해당 드라마에 나오는 문학적 표현들에 낯설어 거부감을 표현하는 시청자도 있는 반면 많은 시청자가 '추앙'이라는 사랑의 표현을 받아들였다. 드라마 속 '추앙'과 '사랑'의 닮은 점은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둘 다 채워질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양하영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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