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의 취향을 만들어준 잡지, '컨셉진' [도서/문학]

글 입력 2022.05.1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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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왜 문화예술을 향유하니? 이 질문을 최근에 받은 적이 있었다. 평소에 다양한 종류의 문화 예술을 즐기면서 향유하고 있었는데, 막상 이 질문을 받으니까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저 “기분전환”이라는 말로 얼버무렸다.

 

그러다가 최근에 책장을 정리하게 되었는데, ‘컨셉진’ 매거진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문득 떠올랐다.

 

“문화예술은 나의 취향을 형성할 수 있게 해주고, 메마른 나의 감성에 물을 준다.” 

 

이런 대답을 떠올릴 수 있게 해준 ‘컨셉진’에 대한 이야기를 이 글에서 나눠보려고 한다. 컨셉진(Conceptzine)이라는 잡지는 인스타 광고로 우연하게 접했다. 당시에 나의 히치하이커 정기 구독이 끝나 가고 있었고, 새로운 잡지를 알아보고 있었다. (이럴 때 가끔씩 알고리즘이 너무 무섭다)

 

합리적인 가격이었기에, 나는 선뜻 6개월 치를 구매했다. 그렇게 나는 컨셉진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컨셉진 구독자라면 알겠지만, 컨셉진은 손바닥만한 크기의 잡지이다. 편집장에 의하면, 30대 여성들이 핸드백에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로 제작했다고 한다. 평소에 이동할 때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제격인 크기와 무게였다.

 

이 잡지는 지역에 따라 29일~2일에 작은 종이 상자 안에 배달된다. 이 상자 안에는 컨셉진 잡지, 미션북, 미션 달력+스티커, 엽서, 작은 명함이 들어 있다. 나는 이 잡지가 매달 나에게 주는 선물 같았고, 이 잡지를 읽는 시간이 나의 힐링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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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진은 2012년에 발행되기 시작했고, 매달 새로운 사람으로 한 달을 살아볼 수 있도록 돕는 매거진이다.

 

매달 새로운 질문으로 만날수 있는데, 내가 처음 읽어보게 된 건 92호 “당신의 삶엔 질문이 있나요?”였다. 그 이후로 “당신은 산책을 하고 있나요?”, “당신은 추억하는 사람인가요?”, “당신은 상상하는 사람인가요?”, “당신은 마음을 표현하고 있나요?”와 같은 질문들이 있다.

 

내가 이 잡지에 사랑에 빠진 이유는 단순했다. 콘텐츠 때문이다. 컨셉진에서 매달 선정하는 질문은 내가 평소에 갖고 있었던 질문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저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못했던 질문들이었다.

 

컨셉진은 이 질문에 맞는 한 달 챌린지를 할 수 있는 미션북을 제공해 준다. 그리고 원한다면 네이버 밴드에 합류해서 사람들과 이 한 달 챌린지를 공유할 수 있다. 이런 미션북과 챌린지는 정지되었던 나의 일상생활을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컨셉진을 구매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손바닥만한 크기의 잡지여도 종이의 질감이 좋고 인쇄된 사진들의 색깔도 선명하다. 그리고 미션북도 그저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고 신경 써서 만든 것이 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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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권부터 구독한 나는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형태의 미션북을 접했다.

 

처음에는 미션북과 캘린더가 들어 있는 종이 박스, 그 이후로는 비닐봉지에 넣어진 미션북과 캘린더를 받게 되었다. 이는 컨셉진이 쓰레기를 우려한 독자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이다. 독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다니 컨셉진의 정체성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이 한 권 안에 들어 있는 알찬 내용도 좋다. 이 작은 잡지에는 총 약 17파트가 있다: ITEM, PLACE, CULTURE, TO LIFE, GALLERY, PEOPLE, BRAND, TRAVEL, ESSAY, RECIPE, CLOSEUP, HOME, TAST, VIEWPOINT, SCPECIAL, TO DO LIST, WRITING.

 

이 한 권을 읽고 나면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고, 더 다양한 장소들을 알 수 있게 되고, 독자들의 생각을 읽어볼 수 있고, 다른사람의 집 인테리어를 엿볼 수 있고,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알아갈 수 있다. 이 한 권 덕분에 나는 주변에 대한 시선을 넓힐 수 있었고 나의 새로운 취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매권 맨 앞에 있는 김경희 편집장님의 EDITOR’S LETTER도 이 잡지의 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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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컨셉진에서 나는 공감되는 구절을 읽고 감동받고 울컥하기도 했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고 느끼게 할 수 있었던 이 컨셉진에게 너무 고마웠다. 물론 현재는 잠시 재정비를 위해서 1년간의 휴식을 하고 있지만, 나는 컨셉진이 다시 돌아올 날을 기다리고 있다.

 

 

[안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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