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고소한 이야기 - 회사 버리고 어쩌다 빵집 알바생

글 입력 2022.04.18 17:3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개띠랑_표1.jpg

 

 

빵집 아르바이트생의 이야기. 누군가는 궁금할 수도, 궁금하지 않을 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나는 전자에 속했다. 어쩌다가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는지, 그리고 현재의 생활에는 만족하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살 것인지. 왜냐하면 나도 지금 이러한 고민에 빠져 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나는 저자와 같은 아르바이트생이다. 나에겐 첫 아르바이트이고, 붙었을 때 정말 기뻤다. 사장님 내외와 잘 맞기도 하고, 일 자체가 그렇게 어렵진 않아서 빨리 배우기도 했다. 하지만 거의 1년 가까이 이런 생활을 이어가다 보니, 약간의 위기감과 불안함이 머릿속에 야금야금 생겨나기 시작했다.

 

언제 이 일을 그만둘 건지,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면 나는 뭘 해야 할지 등등 여러 고민들이 말이다.

 

 

 

공감되는 썰들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특히 내가 일하는 곳은 분식집이라 남녀노소 구분 없이 폭넓은 연령층의 사람들을 마주한다. 그러다보니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어린아이가 와서 주문을 하는데 떡볶이를 달라는 건지 매운 가래떡을 달라는 건지 헷갈리기도 하고, 또 하루는 어르신께서 오셨는데 어떤 어묵을 담아달라는 건지 몰라서 사장님께 sos를 친 적도 있다. 그리고 코로나19 때문에 서로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1인분인지 2인분인지 몰라 손님께 다시 여쭤본 적도 많다. 이렇듯 분식집에서도 여러 사람을 만나는데, 저자의 말로는 세상의 축소판을 보는 것 같다고 한다.

 

나의 경우에는 진상 손님이 많이 없어서 참 다행이구나 싶은데, 놀랐던 것은 빵집에도 진상 손님이 꼭 있다는 이야기였다. 시식 빵이 없다면서 쏘아붙이며 타박하는 손님, 앞으로 자주 올테니 방금 나온 빵 하나만 서비스로 달라는 손님 등 상상치도 못한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읽다 보니 같은 아르바이트생 입장으로서 화가 많이 났다. 아르바이트생의 권한으로 할 수 없는 일인데 자꾸 억지를 부리니까 말이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험한 말들도 많이 들어서, 딱 이런 상황이 오면 자리를 뜨고 싶다며 하소연했다.

 

물론 기분 좋은 순간들도 있다. 손님들이 말하면서 주문을 하시기 때문에, 어떤 메뉴를 요청하시는지 다 기억을 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어떤 날에는 꼬마 손님 두 명이 와서 주문을 하는데, 언니로 보이는 아이가 핸드폰에 적힌 대로 메뉴를 줄줄 읊었다. 주문 확인도 할 겸 내가 다시 읊어서 이야기했는데, 옆에 있던 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와, 대단하다. 그걸 다 외웠어!’하고 말하는 것이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리고 우리 매장은 독특하게 내가 출근하면 내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한다. 음악이 있어야 분위기가 조금 더 활기차고 밝아 보인다며, 사장님께서 나보고 꼭 음악을 틀라고 하신다. 내가 플레이하는 음악들은 대부분 케이팝이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 NCT, 10CM, 아이유 등의 수록곡 또한 포함하곤 한다. 그러다가 그 노래를 아시는 손님들께서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괜스레 뿌듯하다.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아


 

내가 이 책을 처음부터 읽고 싶어 했던 이유는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아’라는 말 때문이었다. 이 사회는 생각보다 빠르고 많은 것을 요구한다. 아무도 나에게 ‘천천히 가도 된다’라고 말해주지 않았다.

 

나도 사회의 흐름에 맞춰 빠르게 자리를 잡고 살아가길 원했던 시절이 있었다. 반복된 실패에 자존감이 떨어지고, 무언가를 해보려 해도 뚜렷한 목표가 없어 의욕이 도무지 생기지 않았다. 그러던 내가 이제는 조금씩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비록 속도는 남들보다 느릴지 몰라도, 나는 내 삶의 방향이 옳다고 믿어보려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와 비슷한 사람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저자를 응원하듯이, 내 앞날도 힘차게 응원해 보려 한다. 잘 살아보자, 늘 그랬듯이.

 

 

 

김민지_컬쳐리스트.jpg

 

 

[김민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