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특별한 향(香)과 함께 하는 인터뷰

조심스레 에디터로 발을 내딛은, 스스로에 대한 소개
글 입력 2022.03.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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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로 발을 내딛은 그녀를 알아보다


 

흔히 ‘사람 냄새 난다’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사람 간 정과 따뜻함이 느껴질 때 많이 사용하는 말이 아닐까 싶은데요.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만남이 지속되는 시간이 늘어나고,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고, 누군가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을까 주변인을 조심하고 의심하게 되는 시간이 늘어나며 사람 냄새가 난다는 말은 이전만큼 많이 듣기 어려워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여기, 그러한 냄새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의 상황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오히려 이제는 그 상황에 적응하기 힘들지 않을까 걱정을 하기도 한 그녀는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는 말에 눈이 반짝였습니다. 사람 한 명 한 명에 관심이 많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자 노력하는 그녀와의 인터뷰를 지금 공개합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정하림입니다. 학교에서 영미문화와 문화콘텐츠를 전공하고 있고, 요즘은 2가지 플랫폼에서 에디터 일을 하게 되면서 수업을 듣는 시간 외에는 보통 글을 쓰거나 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코로나 시기로 인해 하고 싶은 일을 잘 하지 못하고 실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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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떤 계기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매번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 혹은 주변 환경 등에 대해서 글을 썼어요. 물론 재밌는 작업이긴 했지만 생각보다 본연의 ‘나’에 대해서 이야기한 시간은 거의 없더라고요. 사실 나를 소개하는 작업이 쉬운 일이 아니기도 하잖아요. 이번 인터뷰를 토대로 편하게, 저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면서 스스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고도 싶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향, 성향을 알아가다


 

Q. 오늘은 하림님을 알아갈 수 있도록 특별히 3가지 향을 준비했습니다. 첫번째 향은 ‘성향’인데요. 우선 하림님이 스스로 인식하시는 긍정적인 성격이 궁금합니다.

 

스스로 정의하는 성격이라니, 쉽지 않네요.(웃음) 크게 꼼꼼하다,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감수성이 풍부하다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첫번째부터 이야기를 해보면, 전체적인 계획을 꼼꼼히 세우고, 마지막까지 세부 사항을 놓치지 않으려 많이 노력해요. 그래서 글을 쓸 때도 먼저 간단하게라도 개요를 작성하고, 다 쓴 후 퇴고도 여러 번 거치는 편인 것 같아요. 포기하지 않는 성격 또한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해결할 때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걸 말했는데, 사실 이건 모든 일에서 장점이 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일단 인간관계의 측면에서, 그리고 글을 쓸 때는 도움이 되더라고요. 제가 감수성이 풍부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감화가 잘 되고, 글을 쓸 때도 감정과 관련한 부분을 조금 더 잘 표현하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비교적 최근에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됐어요.

 

 

Q. ‘감수성이 풍부하다’라니, 특별한 것 같아요. 보통 성격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때 잘 나오지 않는 말인 것 같아서 말이죠.

 

감수성이 풍부하다고 이야기를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너무 감정적인 사람으로 비춰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아직 유효한 것 같아요. 근데 스스로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은연중에 사람들이 이성은 좋고, 감성은 나쁘다 이런 식으로 조금은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성과 감성이 잘 조화되어야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Q. 멋진 말이네요. 그럼 반면에 조금은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자신의 성격도 있으신가요?

 

가장 큰 것 중에 하나가 위험을 회피하려고 한다는 거예요. 스스로 안주하기보다는 계속 발전하고 싶어하는데, 역설적으로 실패하는 건 두려워하는 거죠. 그래서 그럴 때마다 항상 스스로 자기 암시를 걸어요.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는 건 없지만, 일단 시도해보면 잃는 것만큼 얻는 것도 생긴다고 말이죠. 아직 쉽지는 않지만 서서히 좋은 쪽으로 변화해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두 번째 향, 취향을 알아가다


 

Q. 이미 그러한 부분을 인지하고, 좋은 쪽으로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일을 해내고 계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엔 두번째 향, ‘취향’이 궁금한데요. 하림님께서 좋아하는 것들과, 왜 그것을 좋아하시는 지 이유가 궁금합니다.

 

음악, 춤, 영상, 공연 등 많은 콘텐츠를 좋아해요. 또한 글도 정말 좋아합니다. 이들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모두 ‘사람이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기 때문이에요. 모두 사람들이 만들어내고, 창작자와 향유자가 연결될 수 있거든요. 사람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들이 오롯하게 반영되어있기도 하고요.

 

사실 이러한 취향은 음악을 좋아하게 되면서부터 범위가 넓어진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 듣는 것을 좋아했는데, 조용히 몰입하게 만들어 주면서도 내가 하지 못하는 말들을 노래가 대신해주는 것 같은 게 정말 좋았어요. 그러다 보니 음악과 관련된 영상, 춤, 그리고 그 음악을 생생히 들을 수 있는 공연을 좋아하게 되었고, 이때 느낀 점을 글로 풀어내다보니 글이 좋아지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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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에서 찍은 사진.

 

 

Q. 사연이 많은 취향이었네요. 답변을 듣다 보니 좀 더 궁금한 점이 생겼는데, 그렇다면 하림님이 좋아하시는 음악의 특징이 있을까요?

 

사실 음악은 진짜 다양한 장르를 들으려 노력해요. 제 감정에 맞게 그때그때 다른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고, 좋아하다보니 더 많이 알고 싶거든요.(웃음) 그래도 취향에 대해 굳이 말해보자면 가사의 측면에서 아티스트 본인의 이야기가 담긴 노래를 좋아합니다. 보통 노래를 듣다 보면 많은 노래들이 생각보다 사랑과 이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느껴요. 물론 사랑과 이별의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 다양하기는 하지만, 저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그리고 성장하면서 더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자연스런 과정을 곡에 풀어내는 아티스트들이 꽤 많은데, 훨씬 와닿고 현실적이어서 특별히 더 좋아합니다.

 

 

Q. 말씀하시는 걸 듣다 보니 사람에 대해 정말 관심이 많으시다고 느껴요. 그럼 이전부터 쭉 가져온 취향과 달리, 최근에 새롭게 발견한 취향도 있으신가요?

 

네, 있어요. 요즘 인센스 스틱에 꽂혔거든요. 어쩌다 보니 향과 관련됐다는 측면에서 이번 인터뷰의 결과도 맞는 부분이 생겼네요.(웃음) 이전에도 디퓨저나 향수, 캔들과 같은 제품을 많이 쓰기는 했는데 향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아볼 생각은 잘 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작년 생일선물로 인센스 스틱을 선물 받은 일이 있었는데, 차분히 몰입되게 만들어주는 향이 뭔지를 알겠더라고요. 저는 생각이 많은 편이라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많은 공을 들이는데, 이때 인센스 스틱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잘 몰랐는데 향에 꽤 많은 영향을 받는 사람이더라고요.

 

 

 

세 번째 향, 지향을 알아가다


 

Q. 확실히 향은 매력적인 부분이 많죠. 저도 한번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어느덧 마지막 향인데, 바로 ‘지향’입니다. 우선 현재 학생이라 하셨는데, 희망하고 계시는 진로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요.

 

이 질문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웃음) 사실 아직 완전히 정하지 못했거든요. 누구나 비슷하긴 하겠지만, 20대 초반까지의 삶을 ‘좋은 대학’을 위해 보냈어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다 등의 생각은 완전히 뒤로 미뤄둔 채 공부만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20대 중반인 지금도 아직도 진로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아주 바쁘게 사는 것인지 스스로는 잘 모르겠기도 한데, 그래도 여러 일을 해보며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 사람에 관심이 많고, 어떤 일을 기획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걸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통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직업이나 제가 좋아하는 음악, 공연 등과 관련된 산업군에서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 요즘 글을 쓰면서 느끼는 것이기도 한데 에디터 또한 저와 생각보다 잘 맞는다는 생각도 들고요.

 

 

Q. 어떤 점에서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일단 어렸을 때부터 글을 많이 썼어요. 일기부터 시작해서 학교 대회까지 참 많이도 썼던 것 같아요.(웃음) 또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해요. 아까 제가 글을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책이 아니라 ‘글’이라고 말한 데 나름의 이유가 있어요. 책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기사, 인터뷰, 칼럼 등 글이라면 정말 다 좋아하기 때문이거든요. 글에는 쓰는 사람의 생각과 시선이 오롯이 반영되니까요. 그래서 어떤 글이든 글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읽으면서 사람들을 알아가고, 또한 파악해보는 재미가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부분과 나름 잘 맞는 것 같아요.

 

 

Q. 과정 자체를 정말 즐기고 계시다는 게 느껴집니다. 그럼 진로에서 나아가서, 하림님께서 궁극적으로 지향하시는 삶의 방향이 있는지 궁금해요.

 

머무르지 않고 계속 발전하는 삶과, 외부에 덜 흔들리고 주체적으로 저에게 맞는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 삶이에요. 날이 갈수록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여기에 맞춰서 저 또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여기에 더해 저 자신을 제가 잘 알고, 스스로를 위한 선택을 하며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20대 초반까지는 정해진 길을 위한 삶을 살았거든요. 이제는 저를 위한 선택을 많이 해보고, 책임도 져보고, 그렇게 슬기롭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한 해를 시작하며 우리는 매번 새로이 다짐을 하곤 한다.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매일매일 체크를 해보기도 하고, 나를 둘러싼 환경을 바꿔보기도 하는 식이다. 그만큼 사람들은 새해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시간적으로 봤을 땐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그냥 여느 날과 같이 1분 1초가 흘러가는 과정인데 말이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는 내게도 어느정도 해당되는 듯하다. 스스로에 대해 잘 알고 싶어 많은 책을 읽기도 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더 공부하기도 하며, 그런 과정을 글로 남기는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 글을 쓰는 행위는 개인적인 범위를 벗어나 조금은 사회적인 일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요즘은 눈치보지 않고 내 생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공간이 주어졌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끼며, 어떤 글을 써야 할 지 고민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 글은 내 생각, 혹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글에 담는 과정과는 다르게, ‘나’ 그 자체를 담고 있는 흔치 않은 글이 될 것이다. 모든 모습을 담을 수는 없겠지만, 사람을 나타내는 향(香)으로 대표되는 성향(性向), 취향(趣向), 그리고 지향(志向)을 담았다. 조금은 서툴겠지만 글을 통해 나 자신을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되길, 또한 독자들에게도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 오롯이 전달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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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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