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예술의 정원 – 자연, 그 이상의 의미

글 입력 2022.03.2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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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날 수록 자연에 대한 애착이 커졌다. 전에는 시시하고 심심한 곳으로 치부했던 곳이 오히려 현재는 시각적 재미와 안정감의 중간 지점에 있는 안식처가 되었다. 꽃봉우리를 피우지 못한 하얗고 작은 꽃, 붉은색 푸른색 옷을 입고 있는 나무, 사람들의 발길에 평평해진 바닥 그리고 바람에 출렁이는 호수의 물결.


그 애착은 도시의 공원과 숲에 도달했고, 과거 해외여행에서 잠시 들린 거대한 정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도서 <예술의 정원> 속의 정원의 의미, 역사, 발전과 함께 정원은 필자가 생각하는 자연 그 이상이 되었다.

 

 


나폴레옹 3세에게 축배를



2019년 12월, 훌쩍 떠난 프랑스에서 가장 오랜 시간 머물렀던 곳 중 하나가 바로 튈르리공원이다.


눈을 찡그리지 않아도 되는, 적당한 햇살에 몸이 녹아버려 분수 근처에 놓인 의자에 몸을 뉘였다. 물 위를 유영하는 새, 자유로이 날개를 펴는 새, 바람에 흩날리는 분수의 물줄기 그리고 혼자 사색을 또는 여럿이 대화를 즐기는 사람들.


극강의 평온함에 12월의 추위를 이기고 오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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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파리의 튈르리정원 

 

 
나폴레옹은 프랑스를 보다 근대적으로 만들고, 파리를 발전의 상징이 될 모범 도시로 바꿀 계획을 추친하기 위해 세느현의 지사인 조르주 외젠 오스만을 기용했다. (중략) 나폴레옹 3세는 파리 시민들의 즐거움을 위해 ‘녹색 허파’를 만드는 일의 정치적 함의를 간파하고 있었다. 이러한 공원들은 환상을 채워주면서, 사회적 화합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 본문 p. 156~157 중
 


파리는 다양한 공공녹지 유형들의 등장한 최초의 도시라고 한다. 도시의 동서남북 각각에 공원(동쪽에는 뱅센느 숲, 서쪽에는 불로뉴 숲, 남쪽에는 몽수리 공원, 북쪽에는 뷔트쇼몽 공원)을 설치하고 네 개의 공원 배치에 따라 총 스물네개의 광장과 정원들을 도시 조직 내에 만들었다.


나폴레옹 3세의 도시 정비사업의 일환인 대규모 녹지 조성 프로젝트는 시민들이 정치적인 문제에 과심을 갖게 하지 않기 위한 속임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19세기에 이르러 클로드 모네, 카미유 피사로 등 인상파 화가들의 여가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휴식은 창조욕구에 불을 지펴 튈르리 정원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예술 작품을 낳게 했다.


또한 공공정원이라는 목적에 걸맞게 21세기에는 도시 속 순수함으로 존재해 현대인들의 쉼터가 되어준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한때 튈르리 정원에는 왕의 특별 수비대가 일반인, 군인, 옷차림이 부적절한 사람들의 출입을 막았다고 한다.

 

 

 

복합문화공간의 전신,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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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파리의 정원

 

 

정원은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었다. 왕족들의 욕망과 과시욕을 담은 공간임과 동시에 귀족들의 오락 장소로 설계되었다. 하지만 18세기 후반, 대중을 위한 장소가 되면서 게임, 스포츠 등의 여가 생활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되었다.


실제 나폴레옹 3세 시기, 튈르리 정원에서는 일주일에 2번 정도 공연이 열렸고 공연 덕분에 유행에 민감함 파리 시민들에게 핫플레이스로 거듭났다고 한다. 또한 볼로뉴 숲의 중심에는 프레카틀랑이라는 광활한 오픈 스페이스가 있었고, 오락과 전시를 위한 다양한 파빌리온이 설치되었다고 한다.


당대의 정원이 현대로 넘어와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바로 도시정원이다. 건물 옥상부터 시작해 건물 내부에 색색의 식물을 조성하여 휴식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실제 필자의 회사 옥상에서 건너건너 건물들을 살펴보면 옥상에 작은 텃밭이나 조그만 식목원이 꾸려져 있는 걸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현재 가장 이슈인 도시정원은 여의도 더현대서울의 실내정원이지않을까. 현재 ‘인증샷 성지’로 부상한 여의도 더현대서울 5층의 ‘사운즈 포레스트’. 5층에 들어서자마자 꽃향기가 반기는 그 공간은, 초록빛을 머금은 식물들이 생생하게 자리하고 있다. 실제 필자는 두 번을 방문했는데 매번 메인 식물과 컨셉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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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정원

 

 

놀라운 것은 정원에서 펼쳐지는 공연이다. 첫번째 방문에는 피아니스트가 꽃과 나무 사이에서 ‘플라이 투 더 문’ 같은 황홀한 무대를, 두번째 방문에는 트리오가 폭발적인 성량을 뽐내며 퀸의 노래를 불렀다. 잠시나마 귀족이 된 것 같은 짜릿함을 느꼈다. 초록의 자연에서 즐기는 문화생활.

 

모든 것이 정원의 탄생과 함께 가능하게 된 것은 아닐까.

 

 

 

정원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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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예술의 정원>은 예술작품 그리고 우리의 일상에서 ‘배경’으로, ‘공간’으로 치부되었던 정원의 의미를 새긴다. 정원은 당대 권력자들의 욕망을 담기도 했고, 예술가에겐 영감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결국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삶에 스며들었다.


과거의 현재를 이어주는 정원의 역사. 도서 <예술의 정원>에서 느낄 수 있다.

 

 

[신재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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