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NE] 기억의 흔적
BLUE
글 입력 2022.03.1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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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경계선>
사방은 온통 하얀 벽으로 되어 있어요.
그리고 제 주변엔 커다란 원이 그려져 있고요.
이 공간은 저만의 것.
아무도 들어올 수 없어요.
이곳에서 저는 그저 존재할 뿐이에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정막과 고요의 흐름 속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요.
<여기, 사람 있어요.>
우울의 원인을 찾아서 기쁨을 뒤적거렸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을 뺀 나머지 것들이 뭐가 있을까.
나는 얕은 우울에 발을 담그고 있었지만
마치 물이 목까지 차 있는 것 마냥 숨을 헐떡 거리곤 했다.
아, 알았다.
나는 잠겨있다.
감정의 소용돌이가 치는 깊은 구렁텅이 속에서
누군가 풀어놓고 간 자물쇠에 미처 빠져나오지도 못하고,
빠져나올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천천히 가라앉고 있다.
[강현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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