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다가오는 봄, 식물과 함께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공간]

가볍게 나들이하는 마음으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 식물관ph.
글 입력 2022.03.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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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인데…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겠다면?


 

공간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대두되고 있다. 어쩌면 영토가 작은 우리나라에서 한정적인 공간을 효율적이고 멋지게 쓰는 일은 필연적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인스타그램에서 유행하는 카페나 음식점을 검색해보면, 맛을 논하기 이전에 사진을 '건질 수' 있는 공간인 경우가 많다. 달리 말하면, 우리가 지불하는 값에는 공간을 즐기는 비용도 포함이 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이상 ‘맛만 좋은 곳’을 즐겨 찾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다.

 

다가올 봄을 미리 느끼기에 좋은, 맛 좋고 멋 좋은 공간이 수서 근처에 있다. 통유리창과 지붕, 여러 가지 식물들이 있는 온실에서 우리는 전시와 티타임 그리고 멋진 사진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바로 식물관p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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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추천 이유


 

사실 나는 건축과 공간에 크게 관심이 있는 타입이 아니었다.

 

최근에서야 건축학과에 재학 중인 친구 덕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책 몇 권을 읽은 것과 건축물을 몇 개 본 것이 다이기 때문에 공간의 디테일들을 모두 알지 못하며, 이렇다 저렇다 말할 사람이 못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내가 갔다 오고서 느끼는 감정들에 관해서는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은가? 사람마다 공간이 좋았다고 느끼는 기준은 매우 다르며, 이는 취향과 관련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곳의 기획은 브랜딩, 식물의 배치, 인테리어 세 파트로 나누어서 진행되었다고 한다. 각 분야의 멋진 전문가들이 참여한 프로젝트다 보니, 공간에 대해 검색해보던 중 아주 멋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 내가 좋게 느꼈던 포인트들과 함께 이곳을 기획한 이들의 말을 빌려 소개해보고자 한다.

 

우선 식물관ph는 식물과 인간이 함께 쉴 수 있는 식물의 집이라는 컨셉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심 속에서 사람들이 휴식하고 모이며 다양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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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식물관ph는 온실 형태로 제작되었다.

 

그래서 채광이 아주 좋다. 햇살이 잘 드는 날에 방문한다면 따뜻함과 함께 싱그러움을 만끽할 수 있다. 빌딩 숲에 아주 익숙해져 버린 현대인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줌과 동시에 일상에서 벗어나는 느낌마저 든다. 마치 휴가를 나온 듯한 느낌 말이다.

 

실제로 이 공간을 디자인한 ‘경계 없는 작업실’ 측은 과정에서 ‘쉼’을 가장 중심에 두었다고 한다. 그들의 기획 의도를 이용자에게 자연스럽고 또 명확하게 느끼게끔 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자연스레 이들의 기획과정에 관심이 생긴 나는, 식물 배치를 담당한 <식물의 취향>에 대해 찾아보다가 우연히 박기철 원예가님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그는 단순히 식물 소재의 재배와 유통에서 벗어나서 공간과 이미지를 생산하는 ‘창작자’로서의 역할을 꿈꾼다고 하면서, 식물이 가진 심미적 요소만을 소비하는 것이 아닌 식물 자체의 본질에 집중하고 또 아름다움을 재해석 한다고 말한 점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실제로 공간에서 머무르면서 여러 가지 야생 초목들의 선과 그것들이 담겨있는 화분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연스러운 멋을 좋게 보았는데, 인터뷰를 보고 나니 그의 식물들로 연출된 식물관ph 구석구석에서 그의 철학이 아주 잘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방문했을 당시, 주말이었지만 일할 것들이 좀 남아 있어서 노트북을 가지고 갔었다. 확실히 가게 전반의 무드가 화이트와 실버로 통일감 있게 구성되어있어서 깔끔한 느낌이 들었고, 또 집중까지 잘됐던 기억이 있다.


공간은 코로나 시국에 걸맞은 공간을 가진 장소이기도 하다. 총 4층으로 구성된 공간 중에서도, 앉아서 쉴 수 있는 2층은 넓고 탁 트여서 머무르기 좋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2층에서 1층을 내려다 볼 수 있게끔 2층 중간에 직사각형 형태로 뚫려있는 공간을 통해 트인 시야를 확보하였고, 1층과 2층은 바닥을 두고 꽉 막혀있지 않기 때문에 자연광을 1층까지 온전히 전해주는 온실 그 자체를 잘 보여준다. 직사각형 형태로 뚫려있는 공간에는 작은 다리도 놓여 있다. 그래서 심심하지 않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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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느낌은 우리에게 답답하지 않은 느낌과 동시에 볕, 그리고 식물을 오감으로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또 이렇게 비어있는 공간은 여백의 미를 주는 것이외에도 사용자로 하여금 언제든 공간을 다방면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층에서 ㅁ자 형태의 구멍으로 내려다 보이는 공간은 입구, 카운터, 전시하는 공간, 그리고 식물들까지 1층을 총망라하는 시선을 담고있다는 점도 재밌었다.


식물과 커피를 함께 선보이는 공간들이 최근 들어 급속도로 많아졌다. 그렇지만 전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은 여전히 귀한 존재가 아닌가 싶다. 이곳이 여타 카페들과는 다르다고 느낀 점 중 하나는 입장권을 구입해야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진짜 전시장의 프로세스를 느낄 수 있달까. 아무튼 전시를 보고 음료까지 즐길 수 있다는 차별점이 새롭게 다가왔다.

 

또 여기서 우리는 늘 2~3종의 전시를 즐길 수 있다. 가게 인스타그램 계정에 있는 말을 빌리자면, 기획전시는 -보여주고 구현되는 방식-의 본질적인 접근을 통해 이미지와 경험의 확장성을 방문객들에게 선사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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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방문했을 때 4층은 “나는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는 주제의 참여형 전시, 3층에서는 “META-SENSE, 관념에 반대하는 추상적 감각”이라는 주제의 조각을, 그리고 1층에서는 “‘觀點’(관점) 사물을 바라보는 생각의 전환”이라는 주제로 유리공예 전시를 선보이고 있었다. 전시도 아주 좋았는데, 전시와 관련된 이야기를 늘어놓으면 그것은 간접적인 경험을 하게끔 하는 것이니 관련 내용은 직접 가서 보시기를 추천드린다!


아무튼 주변 지인들에게 문화예술에 관해 질문했을 때, 대체로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 중에서도 위와 같이 생각하시는 분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문화예술은 우리 삶 전반에 녹아 있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말을 나는 꼭 해주고 싶었다. 클래식을 듣고 고전미술을 감상하는 것만이 문화예술이라는 고정관념은 많이 깨졌지만, 그런데도 여전히 전시장에 가고 극을 보러 가는 것을 겁내거나 지루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만약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접근성이 좋은 것부터 하나하나 경험해보자. 여기, 식물관ph에서는 입장료 13,000원만 지불하면 의미가 가득 담긴 전시를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 실제로 공간을 만들 때 예술의 문턱을 낮춘 갤러리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마음을 먹고 전시를 보러 가는 것이 아닌, 공간의 본질인 ‘쉼’의 한 형태로 전시를 소비할 수 있다.

 

또 멋진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은 현대인들에게 아주 중요한 일상 문화인데, 이 또한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당장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만 검색해봐도 방문해서 멋지게 사진을 찍고 또 공유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는 맛있는 음료까지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 2층을 제외한 공간에서 오롯이 전시만을 진행한다는 점이 수익성 측면에서는 비효율적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받을 수 있는 인원이 한정적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공간이 추구하는 쉼과 사색의 방향성을 잘 담고 있다는 점이 보다 '의미 있는 공간'을 만드는 쿨한 운영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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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일상에 봄바람을 쐬어주러 가보자!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즐겼던 것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녔다는 사실을 우리는 근 2년 동안 아주 많이 체감하였다.

 

그렇지만 우리의 일상에서 놀고먹는 것 이외의 부분들은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이 돌아가고 있고, 또 돌아가야만 한다. 문화예술도 마찬가지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서도 충분히 즐길 방법이 있고, 또 향유해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예술에 입문하고픈 자, 어려운 전시가 아직은 겁나는 자, 햇살이 내리쬐는 공간에서 푸릇푸릇한 식물들과 함께 다가오는 봄을 만끽하고픈 자.

 

지금, 여기, 강남구 수서동의 식물관ph를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강윤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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